http://blog.naver.com/donodonsu.do (박경철씨 블로그에서 발췌)

책장을 덮으면서., 

지난 몇 일동안 많은 이웃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게 해드려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저는 오늘부로 이문제에 대해 저로서는 마음의 정리를 마쳤습니다..

사실 저간의 사정은 짐작하신것 보다 훨씬 많이 복잡했습니다.

원래 이일은 꽤 오래전부터 많은 분들이 문제를 제기했었고, 특히 지난주 들어서는 상대방 출판사와, 언론사에 상당수의 항의와 제보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아마 그것이 작가분의 수상으로 인한 관심과 유명세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그 과정에서 제게도 같은 사실이 전달되고 언론의 취재요청이 잇다르면서 저도 좋던 싫던 문제의 중심에 다가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저는 언론의 취재요청에 대해 줄곳 "이 문제는 주관적 판단의 문제이고, 당사자인 제가 법적 판단을 구하지 않는 이상 표절시비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이므로, 이 문제는 그간의 관행에 따른 작은 소동정도로 생각하며, 문제가 확대되기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그렇게 입장을 정리해가면서도 약간의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예를들어 지난주부터 며칠간 작가님과 저 사이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쥬에 대한 미묘한 견해차이가( 회피와 인정, 혹은 인정과 사과의 차이 ) 존재했었습니다,

예를들어 작가께서는 일단 "표절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4판부터는 작품후기에 출처를 표시하겠다"는 말씀을 하셨고, 저는 "표절이라고 생각되므로 그것에 대해서는 작가로서의 양식에 입각해서, 적당히 처리하면서 회피하는것 보다는 차라리 그곳에 작은 사과를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있었습니다.

예를들어 권작가님께서 또 다른 단편에 대해서도 그렇게 처리하신것 처럼 ( 예를들어, 이 이야기는 우연히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재를 삼았었다, ,, ), 단순히 " 마지막 작품 봉인 역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쓴 작품이었다"라는 식의 문장을 후기에 덧붙이시는것으로 마무리를 하신다면 그것은 책임있는 태도는 아니라는 생각이었던 셈입니다,

때문에 저는 권작가님의 책에 먼저 일단 이일에 대한 정황를 간략하게 소개한 다음, "비록 그것이 우리문단의 관행이었다라고 해도 고도의 창작물인 문학작품에서 다른사람의 이야기를 쉽게 차용한 것은 스스로에게 관대한 잣대를 적용한 일이라고 생각되고, 아울러 이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반성을 하게된다.."는 식으로 최소한의 자기견책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서로의 이런 입장차이가 결국 제 블로그에 제가 유감을 표명하는것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제가 이곳에 유감을 표명하면 향후에 아무런 파장이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법적인 문제를 제기 할 이유도, 그럴 생각도 없는 저로서는 이렇게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문제를 " 후자의 입장에서 정리하셔야한다"는 제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표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었고, 때문에 그로인한 최소한의 파장은 감내하셔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또 이문제를 법적 문제로 끌고가는 것은 원칙적으로 당연히 그럴 이유도 없지만, 만약 실제 그런일이 발생될 경우에는 법정의 판단여부에 상관없이 그것은 정말 당사자간의 추악한 이해다툼으로 변질되거나, 아니면 어느분의 말씀대로 이사건이 "공식화"되면서 오히려 그 파장이 실제 예상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크게 흘러가 버릴수도 있는 일파만파의 성격을 띄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제 제가 이곳에 유감을 표명함으로서 제가 할 일은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일도 마치 아무일도 아닌양 그냥 귀를 닫고 입을 막고 넘어가는것이 아름다운 모습이고, 또 제 자신의 성향이나 입지를 생각 할 때 이것이 현명한 일이 아니란 것은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지만, 제가 성격이 모가나서 이문제를 "노블리스 오블리쥬"라는 관점에서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렇게 귀를막고 그냥 넘어갈 수만은 없었음을 아울러 고백합니다.

우리사회는 사회적 잣대가 상층부에 속하는 사람일수록 기준이 관대하고, 그렇지 못한 분들일 수록 숨을 쉴 수 없을만큼 옥죄어져 있습니다. 가난한자가 생존을 위해 빵을 한개 훔치면 수갑을 차야하지만, 돈과 권력( 여러가지 의미에서)을 가진 분들은 불특정 다수를 속이거나, 괴롭혀도 문제를 삼지 않습니다. 심지어 얼마전에는 어느분의 주식책의 내용 일부를 개인 블로그에 소개했다는 이유로 법적조치를 당한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관대합니다.

우리가 전자에는 관대하고 후자에는 손가락질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저는 공인으로서 불특정다수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들은 그것이 다소 억울하더라도, 엄격하고 높은 도덕적 기준이 요구되고, 그 기준이 훼손되었을때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그점에서는 제 자신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권작가님께서 고의로 , 혹은 그것이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시면서도 최소한 일부러 그러시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면서도 굳이 까다롭게 굴었던 이유가 되었기도 합니다  

이제 제 심경과 생각을 다 말씀드렸습니다..

이제는 모든공을 권작가님의 양식과 판단에 넘기고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책장을 덮고 일상으로 돌아 가려고 합니다. 아울러 이유야 어찌되었건 저의 협량함으로 인해 타인에게 관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권작가님께 사과를 전하면서, 앞으로 저 역시도 미래의 삶에서 스스로를 견책하는 자숙의 마음을 잃지 않겠음도 더불어 약속 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이 문제로 같이 고민하신 이웃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5/11/03 시골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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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시골의사분께서는 저자분이 표절이라는 점을 인정하기를 바라시고, 저자분은 절대 그런 입장을 표명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 문제인 듯 하다.
표절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저자분이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소설의 주제로 삼았다면  그 글의 저자에게 최소한의 양해를 구했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현재도 시골의사분은 독자들에게 표절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조심스럽게 요구할 뿐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하거나 강하게 법적대응등을 않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신속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끝까지 인터넷에 있는 글들을 그냥 참고했다.. 라고 말한다면 자의던 타이던 권지예 라는 작가는 표절작가라는 이미지를 꽤 오래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권지예 씨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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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5-11-07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도이치 2005-11-11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골의사..>를 먼저 읽고, 꽃게무덤을 읽었는데요, 모르고 있다가 뒤통수 맞은 느낌입니다. 책 반환할 수 있나요? 알라딘에서는 어떻게 처리하고 계시나요? 그 전 작품에서 별 신뢰성 없었지만 혹시나 해서 작품이 나아진 듯 해서 샀더니, 무척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네요. 아니나 다를까, 그 행동도 역시나... 그릇의 차이겠죠. 책 반환하고 싶습니다. 어디서 많이 읽은, 본 것 같은 글을 그대로 읽고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는데, 확연히 알게 된 이상, 돈이 아깝고, 문학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넘 실망스럽네요.

눈보라콘 2005-11-11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로 연락하시면 환불을 받으실수 있다고 합니다.
책속에 연락처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