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열다섯 가지 기쁨
김재혁 옮김 / 민음사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요시모토 바나나 대표작 모음 도서를 알라딘에서 구입하면서 증정본으로 받은 책이다. 어쩌다보니 정작 요시모토 바나나 책은 아직 한권도 읽지 않았고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얼핏 이 책을 보았을 때는 중세 수도사가 결혼에 대해 다소 유익한 내용의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은 유쾌한 풍자가 담긴 책이라고 생각을 했다. 책 소개를 보면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읽히는 고전’이라는 멘트까지 있는 책이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를 못하다. 특히 여성들이 이 책을 본다면 다소 기분이 불쾌할 수도 있는 책이라는 점도 밝혀두고 싶다. 책 제목처럼 15가지 이야기가 들어있지만 거의 비슷비슷한 내용이라서 2~3가지 이야기를 읽고나면 그 뒤에 이야기들은 어떤 줄거리일지 거의 짐작을 할 수 있다..

이 책의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이렇다. 불쌍하고 가난하고 여자밖에 모르는 남자가 있고 그와 결혼한 여자가 있는데 여자는 사치가 심하고 남자를 능욕하고 겉으로는 약한 척, 미안한 척 하지만 그 속내는 남편으로 하여금 원하는 부와 제물을 얻으려고 하고 자기를 높이 여기고 남편을 낮추어서 보려고 하며 원하는 성과를 여자가 이룬다는 것이다. 물론 그 불쌍한 남자들은 그런 것도 모르고 순진해서 여자가 원하는 것을 결국은 들어주게 된다. 작자미상의 이 중세수도사는 결론에 가서는 그런 남자들이 처한 이러한 상왕을 어살(저자는 여자들에게 당하며 사는 남자들을 어살에 갇혀 있다고 비유를 써가며 강조를 한다.)에 갇혀있지만 그것을 기쁨으로 여긴다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한마디로 남자는 무능력하고 여자들에게 당하면서도 그것을 기쁨으로 여기며 살고 있는 불쌍한 존재로 나오며 여자들은 그 반대로 얄팍하고 불륜을 저지르고 겉치레에 관심을 가지며 남편을 속이는 나쁜 존재로 나온다. 14-15세기 중세의 결혼 생활 풍속도라고 하는데 솔직히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었던 것 같지만 내용 자체는 다소 신뢰하기가 어렵다. 또한 당시에는 재미있는 유머와 풍자로서 이 책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상당히 지루하고 불손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시대상황이 그러하다고 하니..

인용:
이렇게 해서 결혼의 열다섯 가지 기쁨이 끝난다. 내가 결혼을 기쁨이라고 부른 까닭은 결혼한 당사자들이 앞에서 언급한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는 채 그것을 커다란 행복으로 생각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르게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삶을 이 세상에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가장 불행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앞에서 언급한 불행한 삶의 환경들 속에 여자들 역시 남자들처럼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 그것이 묘사되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숙녀분들이 있다면, 내가 여자들을 고의적으로 나쁘게 보려 한 것은 아니니 어쨌든 용서해 주기 바란다. p214~215 -글을 맺으며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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