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독설 - 합본개정판,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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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니의 독설>, 궁금합니다.

저는 언니도 없고 언니라는 호칭도 매우 낯설지만, '언니'에 대한 로망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언니가 독설을 한다네요. 어떤 독설인지 꽤나 궁금합니다.

 

'tvN 스타특강쇼 역대 최고 시청률을 올린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멘토, 독한 코칭'

화려합니다.

자기계발 분야를 유난히 읽지 않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김미경의 독설은 괜찮았습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부딪히며 코피 흘려가며 얻은 독설이라는 점, 현학적이고 애매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물론 그녀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이 책의 독자층은 흔들리는 30대 직장 여성입니다. 이 책 전에도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언니의 독설>이란 책이 나왔던데요, 지금 김미경의 나이를 감안하면 30대에게 할 말이 참 많은가 봅니다. 40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물어보고 싶은데, 30대를 잘 지내면 45~55세를 진.짜. 화려하게 산다고 말하는 그녀인지라 입이 열리진 않을 거 같아요.

 

대개 20대는 정신없습니다. 졸업 후 처음으로 자기 일을 하고 자기 힘으로 돈벌이 하니까요. 그러다 경력이 5여년쯤 되면 차차 매너리즘에 빠집니다. 일도 재미없고 모아놓은 돈도 별로 없고, 10년을 더 버텨서 팀장까지 되자니 기다리다 숨 막혀 죽을 것 같으니까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배우느라 정신없고 새로운 일이라 긴장감도 있고 재미도 있었지만 일이 숙달되니까 지겨워지는 것이지요.

그럴 때, 찾아가고 싶은 언니가 있다면 좋을거 같습니다.

자신의 삶 자체가 증거인 언니라면 더욱 좋을거 같구요.

그런 면에서 <언니의 독설>은 꽤나 유용합니다.

 

김미경의 독설에서 자주 나오는 내용은 '회사 일정과 집안 일정 간의 균형을 맞추라' 입니다. 남자들이 얼마나 하루하루를 처절하게 '우리'를 확인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지, '우리'를 확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를 희생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회식 때 애 봐야 한다고 매번 빠지지 말라고 하네요.

그러기 위해 잘난 남편 열 명보다 애 봐주는 시어머니 한 명이 더 낫다며, 결혼하자마자 시어머니를 빨리 맡으라 합니다. 다른 며느리가 채가지 않게요.

 

너무 직선적인 충고입니다. 민망해 고개 돌리고 싶지만, 어느 정도 현실인 부분도 있어요. 이러한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거 같습니다. 두리뭉실 좋은 게 좋은 거가 아닌 확 꼬집어서 훅훅 말하는 거요.

 

그렇다해도 전, 김미경 같은 언니를 찾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녀의 현실적인 조언은 머리 질끈 동여매고 앞만 보고 달리는 전사같아, 무서워요. 그리고 전 흔들리는 30대가 아니니까요.

30대 직장여성이라면 흔들리든, 그렇지 않든 <언니의 독설>을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거 같습니다.

치열한 삶 속에서 건져낸 충고를 마음을 담아 말해주는 언니의 따뜻한 품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끝으로 전사 같은 김미경의 말 중 공감되는 부분을 소개합니다.

 

"고객한테 세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안 받아요."

스트레스 받아 미치겠대. 그게 일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왜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와우~ 전화를 세 번이나 했는데 안 받지 뭐에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쟎아. 여기서 중요한 건 '말 습관이' 결국 '일하는 습관'을 결정한다는 거야. 지금껏 나는 스트레스와 긴장감 속에서 살아왔어. 그런데 그게 내 일의 과정인 거야. 스트레스는 내 일에서 빼놓아서는 안 되는 양념인 거지. 그래서 나는 '스트레스는 열정의 흔적' 이라고 불러.

 

 

 

읽은 날 2012. 12. 13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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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두껍습니다. 이 책 <소년을 위로해줘>, 520쪽이나 되는군요.

저는 이 소설의 3/4? 4/5? 5/6? 지점까지 주인공에게 위로가 왜 필요할까, 궁금했습니다. 비록 일반적이지 않은 가정이라해도(편모 슬하라고 하지요) 소년의 엄마는 영혼없이 정답만 쫓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평상시에는 자신(엄마)이 중요하지만, 비상시에는 아들이 훨씬 중요하다 말하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공부 잘하기 싫은 아이도 있을수 있단 사실을 쿨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거든요. 그 외에는 딱히 문제가 없어 보였어요.

그렇다해도, 소년에게 위로가 필요없을까요?

 

사실 저는 은희경의 말처럼 위로를 잘 믿지 않습니다. 어설픈 위안은 삶을 계속 오해하게 만들고 결국은 우리를 부조리한 오답에 적응하게 만든다는군요. 저 역시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삶에는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오기 마련이고, 믿지 않는 위로라해도 절실히 원하게 되지요.

과연, 그 위로란 무엇일까요?

 

이런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가끔 삶의 좌표를 잃어버립니다. 내 안의 이유든, 외부의 이유든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상실하지요. 좌표보는 법도 잃어버리구요.

위로란, 길을 잃고 헤맬 때 '이거 별거 아니군~' '다시 해보지 뭐~' 라 할수 있게 하는 힘 같아요. 그동안 짓눌렸던 게 알고보니 별거 아니었음을, 까짓거 다시 해볼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스며들게 하는 거 말이에요.

 

어른이 되야한다 생각한 주인공 연우는, 누군가 끌고 가는 희미한 그림자처럼 세상의 정해진 장소로만 그럭저럭 끌려다니다.... 깨닫습니다. 성장을 하지요.

그동안 이미지로 얽매여왔던 나, 다움에서 해방되어 매일 새로운 나다움을 자.신.이. 만들어갈 수 있음을 말이지요.

독자는 소년에게 어떤 위로를 줘야 하나 싶었는데, 정작 소년은 위로가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을 합니다. 그러한 성장을 보는 독자는 오히려 위로를 받습니다. 그건 아마도 소년이 툭툭 털고 아무렇지않게 일어나는 모습이 독자에게 전이되어 그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래 전 <새의 선물>을 무척 인상깊게 읽어서 이 책을 읽게 됐습니다. '위로'란 키워드와 상관없이 읽어서인지 생각지못한 선물을 받았어요. 툭툭 털고 정말 아무렇지않게 일어날 수 있는 힘, 위로를요.

 

 

 

 

 

 

  

2여년 전쯤, 제게도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고통스러웠어요.

그 당시, 피부로 스며든 고통이 제 심장에 머물다 관통해 가기를 묵묵히 지켜보며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고통에 숨을 못 쉴 것 같았는데, 그 때 지나고 나니 지금은 뭐, 옛말일 뿐이네요.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정제되고 함축된 '시'는 달랐습니다.

'시'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 후로 시를 잘 읽지 않았는데, 다시 힘든 순간이 와야 보게 될 거 같아요.

 

이 책 <위로>는 '일상 속에서 / 연애와 결혼 / 가족의 울타리 / 직장 생활 / 대인관계' 부분에서 삶의 위로가 되는 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편을 소개할께요.

 

 

 

 

감사의 기도

성 프란체스코

 

 

큰일을 이루기 위해 힘을 주십사 기도했더니

겸손을 배우라고 연약함을 주셨습니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건강을 구했는데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라고 병을 주셨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어 기도했는데

지혜로워지라고 가난을 주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자 성공을 구했더니

뽐내지 말라고 실패를 주셨습니다

 

삶을 누릴 수 있게 모든 것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더니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삶 자체를 주셨습니다

 

구한 것 하나도 주시지 않았지만

내 소원 모두 들어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못한 삶이었지만

내 마음 속에 진작 표현하지 못한 기도는

모두 들어 주셨습니다

 

나는 가장 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어느 날 위로가 필요할 때, 정제되고 다듬어진, 삶의 지혜와 진리가 응축된 '시'를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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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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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국민의사 이시형 박사의
이시형 지음 / 생각속의집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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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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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립니다.

누구의 전화일지, 어떤 내용일지 짐작갑니다.

그럼에도 선뜻 수화기를 들지 못하는 상대방이 혹시, 있나요?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우울한 사회풍경과 시간을 뚫고 드디어 수화기를 들어 대답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그.쪽.으.로.갈.까. 하는 물음에

내.가.그.쪽.으.로.갈.게. 라고 겨우 대답할 수 있게 된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외면하고 싶은 전화를 드디어 받고, 대답까지 합니다. 내가 가겠다고.

그것도 성장이라면 성장일테지요. 그러나, 글쎄요.....

 

작가는 청소년기를 앙드레 지드나 헤르만 헤세와 함께 통과해 온 세대가 있었다면, 90년대 이후엔 일본작가들의 소설이 청년기의 사랑의 열병과 성장통을 대변하는 것을 보며 뭔가 아쉬움을 느꼈다 합니다. 우리말로 씌어진 아름답고 품격있는 청춘소설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썼다네요.

 

이 소설의 배경이 1990년대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제 20대 절독 絶讀시기가 떠오르더군요.

서로를 알아봤으나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때려야만 했던 시절(의경과 경찰로 만나), 쫓기고 고독하고 불안한 젊음, 그들이 옳지만 그래도 시위를 계속하면 우리도 시위 그만하라고 시위하고 싶었던 서민들, 말이 제 값어치를 잃어버리고 부당하고 폭력적인 말이 지배하던 그 시절.... 말입니다.

안 그래도 우울한 사회, 희망의 출구가 보이지 않던 시대에 읽는 책마저 그러니, 숨쉬기 답답했던 저는 독서를 끊었습니다. (지금처럼 정보가 넘치고 다양했다면 소설 외 다른 분야를 읽었을텐데, 시선을 넓힐 생각을 하지 못했었어요.)

 

그래서일까요.

20대에 읽은 우울한 사회가 반영된 소설, 그때보다 나아진 건 "내가 그쪽으로 갈게" 라는 말 한마디 뿐으로 느껴지는 것이요.

아니, 그것이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해야겠지요.

항상 "내가 그쪽으로 갈까" 말을 들었고 항상 그가 먼저 오곤 했는데, 어느 순간 멀어진 사이가 됐습니다. 멀어진 사이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아득한 평행선을 그리며 달리구요. 흔적마저 희미해진 어느 날, 전화가 걸려오고 나는 세월의 힘으로 전화를 받습니다.

그리고 많은 과거를 돌아, 물 위에 떨어진 꽃잎이 물살을 타고 내려가도 붙잡지 않고 보내줄 수 있는 마음으로 대답합니다.

"내가 그쪽으로 갈게"

단순하다면 단순하고 복잡하다면 복잡한 이 한마디는, 그래도 관계 개선을 위한 나의 첫 시작입니다. 첫 발걸음이로군요.

힘겹고 오랜 세월이 걸린 시작인만큼 의미가 있습니다.

 

데모와 최루탄의 시절을 겪은 저로서는 지금 시대의 청소년이 이 소설을 자신들의 이야기라 여길지 의문스러웠어요.

지금 청소년도 과거의 우리처럼 똑같이 힘들고 우울할테지요. 그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불안하고 흔들리는 청춘의 본질은 분명 똑같을거에요.

 

저는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의 성장보다 은희경의 <소년을 위로해줘>가 훨씬 더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왜 이렇게 베스트셀러인가 했더니, 작년 인기를 끌었던 <신사의 품격> 드라마에 자주 인용되었다더군요.

 

비록 제 20대가 떠올라 많은 공감을 하긴 어려웠지만, 불안하고 흔들리는 청춘에게 아름답고 품격있는 청춘소설로 많이 읽히길,

그들의 건투와 성장을 빕니다.

 

      

 

읽은 날  2012. 10. 13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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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만드는 초.중.고 통합공부법 - 보통엄마의 사교육비 줄이는 특별한 교육비법
김유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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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80권의 책을 읽었는데요, '좋은 부모' 분야는 달랑 한 권입니다. 좋은 부모책은 20대의 절독시기를 지나 지금의 독서에 이르게 한 분야이건만 갈수록 읽는 양이 줄어들고 있어요. 정답이 있는 육아시기를 지나, 상황마다 정답이 다른 교육시기에 진입했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상위 1% 만드는 초중고 통합공부법>의 저자 김유강은 11년 동안 중학교 선생님을 하면서 아이들마다 다른 공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 후, 각기 성향이 다른 자신의 남매를 키웠습니다. 사교육 일번지라는 강남 한복판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사교육으로 우등생을 만든 것이죠.

비록 자녀를 OO으로 만든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고, 아이가 세상에 나갈 때 얼마나 공부가 중요할까란 의문이 들어도, 이런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는 엄연한 현실이 있어요.

 

이 책의 기본 바탕은 익히 봐오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이 특성과 눈높이에 맞는 저마다 다른 학습법을 적용하자.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워라.

 엄마가 흔들리지 않는 소신을 가져라" 입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아이와 자녀 사이의 굳건한 믿음과 사랑이 뒷받침되어야 할 테구요.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아이가 내신형인지 수능형인지 알아보라고 한 대목이었습니다. 내신형은 그야말로 엄마들의 로망이죠. 내신형 아이는 수업 태도가 좋고 필기도 꼼꼼히 잘하며 학교 시험에서 실수가 적습니다. 수행숙제도 놓치지 않고 열성을 보이죠.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는, 드문 경우에요.

반면 수능형은 요령을 피우며 대충 공부하고, 시험에 실수가 많으며 평소 수행평가조차 잘 챙기지 못한답니다. 대부분의 아이가 이러하겠지요.

 

이 책의 장점은 12년 교육 로드맵의 큰 그림을 볼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해야 할 깨알같이 많은 공부법을 보노라면, 어릴 때 많이 놀게 하고 공부 압박을 주지 말아야겠다는 신념이 더 강해지더라구요.

단, 수능형 아이인 경우 공부의 기본바탕은 만들어줘야 한답니다. 기본이 있어야 스스로 하고자 할 때 따라갈 수 있으니까요. 기본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대로, 독서, 영어, 수학입니다. 

아이에게 "넌 수능형이야~"란 말로 끊임없이 격려와 칭찬을 해주고 기본 수준의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찬찬히 말해줍니다. 아이 스스로 "난 잘 할 수 있다, 잘하고 싶다" 라는 내적동기가 생길 때까지요.

저자는 아들의 중1 성적을 보고 공부를 강요하면 안 되겠다 싶어, 학교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영수 중점에 기본기를 다질 정도로만 공부하게 하고 충분히 놀게 했다 합니다.

과연 충분히 논다는 기준이 저자와 저자 아들 사이에 일치했을지, 궁금하네요.

 

저같이 사교육시장 엄마와 정보 교류가 완전.전혀 없는 경우라면, 이 책에서 알찬 정보를 구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초등 6학년 즈음에는 좋아하거나 취약한 과목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합니다. 이때 영어와 수학 중 아이가 좋아하는 과목을 선행해 놓으면 고등학교에서 훨씬 쉽게 공부할 수 있다네요.

그리고 보통 중3 겨울방학이 되면 수학실력에 상관없이 '공통수학' 예습에 들어가는데, 이때부터 드러나는 실력 차이는 나중에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합니다. 저자는 자녀의 실력을 위해 중학교 1~3학년 문제집을 모두 구입해 각 학년에 나오는 공통단원 문제를 풀게 했답니다.

독서교육 초등수준 벗어나기,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교재 (독서평설, 글동산 국어시리즈...) 등등 전혀 몰랐던 내용이 제법 많았습니다.

 

요즘 시대에 공부를 잘 하는 아이는 부모로부터 많은 보살핌을 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보살핌이 공부보다 기본적인 인성에 중점을 둬야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거기에 기술적인 공부법을 조언해 준다면, 뿌듯함과 기쁨을 누리는 건 부모일 거에요.

부모의 기쁨을 위해 아이를 조종해서는 안됩니다.

어디까지나 아이 자신, 아이의 미래를 위해 조언해줘야 할테지요.

이거, 정말 매우 엄청 어려운 일이지만, 오늘도 기운내 봅니다.

 

 

 

읽은 날  2012.  11. 20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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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그린 -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 Nous 5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이영민 외 옮김, 왕윤종 감수 / 21세기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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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대한 얘기, 세삼스럽죠?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데 속 시원한 대책이 없는 듯해 외면하고 싶은, 마치 한때 막역했으나 사이가 단단히 틀어진 친구같습니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린혁명이 필요한 현재 우리 세계의 원인을 세계화의 확산, 글로벌 중산층 인구증가로 꼽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중국.인도의 성장을 보며 탄성을 질렀지만, 이것은 인류의 질병 중 전염성이 가장 높은, '부자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부자병은 누구를 탓할 수도 멈출 수도 없는 매우 고약한 녀석이에요. 누가 타인의 개발과 성장에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저자는 미국의 석유중독증으로 다음과 같은 국제 시스템이 생겼다 합니다. 미국이 에너지 구매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편협하고, 반근대적이며, 반서구적이고, 반여권적이며, 반다윈주의적인 이슬람 세력을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곳과 테러전선에 자금을 대준다...라구요.

사실, 저자 의견에 동의하긴 어렵습니다. 미국의 석유중독증이라하기 전에 지난 100년 넘게 석유에 의존해온 산업체제에 문제가 있었고, 미국이 중동과 에너지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단순히 에너지구매 차원의 문제로 본질을 가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근거가 약한 반이슬람정서도 거슬리구요.

 

그러나, 존 홀드런의 말을 인용한 그의 표현은 정확합니다. 바로 지구온난화라는 용어가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인데요, 이 용어는 기온이 고르고 점진적이라는 암시를 내포하고 있으며, 고요하고 온화한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 보다는 기후 붕괴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네요.

 

이런 기후 붕괴 시대에, 저자가 말하는 대안은 이렇습니다. 우리의 생활양식을 송두리째 바꾸지 않고도 효과가 분명히 예견되는 일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알 수 없다라구요.

가령, 자동차인 경우 일정 중량이나 엔진 규격 이상의 자동차를 금지하거나, 최고 속도를 시속 90km로 제한하거나, 하이브리드가 아니면 택시 운행을 못하도록 하는 노력이 대안 중 하나랍니다.

 

그러나, 기후 붕괴를 막기 어려운 것은 최대 피해자가 우리가 아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 <코드 그린 :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에 인용된 12살, 세번 스즈키라는 소녀의 말처럼 기후붕괴의 최대 피해자는 앞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게 될 모든 후손, 전 세계에서 굶주리고 있지만 그 울음소리를 외면당하고 있는 어린이, 지구 곳곳에서 갈 곳 없이 죽어가고 있는 셀 수도 없이 많은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기후 붕괴 문제는 최대 피해자를 외면한 채 복잡성 문제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치인도 성장기계를 멈추자고 할 수 없는 현실, 태양광이 해답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지만 고압 송전선 문제는 외면하는 님비현상이 우리의 현실이죠. 게다가 자원의 효율적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인력을 투입한다해도 비용이 얼마나 들지, 가격은 어떻게 될지, 법규는?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지? 주주들의 반응은???  이런 복잡한 문제가 기후붕괴의 최대 적이라 여겨집니다.

 

저자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별화된 노아와 차별화된 방주'가 필요하다 말합니다. 정부의 결정권자와 얘기할 때는 경제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공동체와 대화할 때는 복지에 관해, 비즈니스적으로 풀어야 할 자리에서는 미래의 이익에 관해, 다른 비정부 조직과 얘기를 나눌 때에는 환경을 주제로 대화해야 하는, 저마다 각기 다른 노아와 차별화된 방주가 말입니다.

 

이런 고차원적이고 범인류적인 해결을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자신의 나라 미국에게 그 질문을 하고 있어요.

미국이 단 하루만 중국이 된다면.... 하는 바램을 갖고서요.

저자가 볼 때 중국은 미국보다 뒤떨어지지만 한 가지 예외가 있다네요. 그건 중국 지도층의 능력인데, 그들이 원한다면 모든 기존산업의 성향과 온갖 이권, 관료주의적인 장애, 유권자의 반발에 대한 모든 우려 및 단순한 톱다운식 명령을 극복하고, 중국의 장기 전략적 국익을 반영하는 가격.법규.기준.교육.인프라를 전면적으로 개혁할 수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어요.

 

글쎄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지만, 그의 말에 답이 보이는듯 하네요.

매우 어렵다는 답, 말입니다.

 

아직까지 세계 최대강국인 미국, 그런 국가의 일원으로 이런 질문을 하는 그에게 박수를 칩니다. 정말 정답이 찾아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담아서요.

 

 

 

읽은 날 2010. 1. 14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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