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두껍습니다. 이 책 <소년을 위로해줘>, 520쪽이나 되는군요.

저는 이 소설의 3/4? 4/5? 5/6? 지점까지 주인공에게 위로가 왜 필요할까, 궁금했습니다. 비록 일반적이지 않은 가정이라해도(편모 슬하라고 하지요) 소년의 엄마는 영혼없이 정답만 쫓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평상시에는 자신(엄마)이 중요하지만, 비상시에는 아들이 훨씬 중요하다 말하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공부 잘하기 싫은 아이도 있을수 있단 사실을 쿨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거든요. 그 외에는 딱히 문제가 없어 보였어요.

그렇다해도, 소년에게 위로가 필요없을까요?

 

사실 저는 은희경의 말처럼 위로를 잘 믿지 않습니다. 어설픈 위안은 삶을 계속 오해하게 만들고 결국은 우리를 부조리한 오답에 적응하게 만든다는군요. 저 역시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삶에는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오기 마련이고, 믿지 않는 위로라해도 절실히 원하게 되지요.

과연, 그 위로란 무엇일까요?

 

이런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가끔 삶의 좌표를 잃어버립니다. 내 안의 이유든, 외부의 이유든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상실하지요. 좌표보는 법도 잃어버리구요.

위로란, 길을 잃고 헤맬 때 '이거 별거 아니군~' '다시 해보지 뭐~' 라 할수 있게 하는 힘 같아요. 그동안 짓눌렸던 게 알고보니 별거 아니었음을, 까짓거 다시 해볼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스며들게 하는 거 말이에요.

 

어른이 되야한다 생각한 주인공 연우는, 누군가 끌고 가는 희미한 그림자처럼 세상의 정해진 장소로만 그럭저럭 끌려다니다.... 깨닫습니다. 성장을 하지요.

그동안 이미지로 얽매여왔던 나, 다움에서 해방되어 매일 새로운 나다움을 자.신.이. 만들어갈 수 있음을 말이지요.

독자는 소년에게 어떤 위로를 줘야 하나 싶었는데, 정작 소년은 위로가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을 합니다. 그러한 성장을 보는 독자는 오히려 위로를 받습니다. 그건 아마도 소년이 툭툭 털고 아무렇지않게 일어나는 모습이 독자에게 전이되어 그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래 전 <새의 선물>을 무척 인상깊게 읽어서 이 책을 읽게 됐습니다. '위로'란 키워드와 상관없이 읽어서인지 생각지못한 선물을 받았어요. 툭툭 털고 정말 아무렇지않게 일어날 수 있는 힘, 위로를요.

 

 

 

 

 

 

  

2여년 전쯤, 제게도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고통스러웠어요.

그 당시, 피부로 스며든 고통이 제 심장에 머물다 관통해 가기를 묵묵히 지켜보며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고통에 숨을 못 쉴 것 같았는데, 그 때 지나고 나니 지금은 뭐, 옛말일 뿐이네요.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정제되고 함축된 '시'는 달랐습니다.

'시'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 후로 시를 잘 읽지 않았는데, 다시 힘든 순간이 와야 보게 될 거 같아요.

 

이 책 <위로>는 '일상 속에서 / 연애와 결혼 / 가족의 울타리 / 직장 생활 / 대인관계' 부분에서 삶의 위로가 되는 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편을 소개할께요.

 

 

 

 

감사의 기도

성 프란체스코

 

 

큰일을 이루기 위해 힘을 주십사 기도했더니

겸손을 배우라고 연약함을 주셨습니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건강을 구했는데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라고 병을 주셨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어 기도했는데

지혜로워지라고 가난을 주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자 성공을 구했더니

뽐내지 말라고 실패를 주셨습니다

 

삶을 누릴 수 있게 모든 것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더니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삶 자체를 주셨습니다

 

구한 것 하나도 주시지 않았지만

내 소원 모두 들어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못한 삶이었지만

내 마음 속에 진작 표현하지 못한 기도는

모두 들어 주셨습니다

 

나는 가장 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어느 날 위로가 필요할 때, 정제되고 다듬어진, 삶의 지혜와 진리가 응축된 '시'를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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