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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독설 - 합본개정판,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언니의 독설>, 궁금합니다.
저는 언니도 없고 언니라는 호칭도 매우 낯설지만, '언니'에 대한 로망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언니가 독설을 한다네요. 어떤 독설인지 꽤나 궁금합니다.
'tvN 스타특강쇼 역대 최고 시청률을 올린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멘토, 독한 코칭'
화려합니다.
자기계발 분야를 유난히 읽지 않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김미경의 독설은 괜찮았습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부딪히며 코피 흘려가며 얻은 독설이라는 점, 현학적이고 애매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물론 그녀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이 책의 독자층은 흔들리는 30대 직장 여성입니다. 이 책 전에도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언니의 독설>이란 책이 나왔던데요, 지금 김미경의 나이를 감안하면 30대에게 할 말이 참 많은가 봅니다. 40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물어보고 싶은데, 30대를 잘 지내면 45~55세를 진.짜. 화려하게 산다고 말하는 그녀인지라 입이 열리진 않을 거 같아요.
대개 20대는 정신없습니다. 졸업 후 처음으로 자기 일을 하고 자기 힘으로 돈벌이 하니까요. 그러다 경력이 5여년쯤 되면 차차 매너리즘에 빠집니다. 일도 재미없고 모아놓은 돈도 별로 없고, 10년을 더 버텨서 팀장까지 되자니 기다리다 숨 막혀 죽을 것 같으니까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배우느라 정신없고 새로운 일이라 긴장감도 있고 재미도 있었지만 일이 숙달되니까 지겨워지는 것이지요.
그럴 때, 찾아가고 싶은 언니가 있다면 좋을거 같습니다.
자신의 삶 자체가 증거인 언니라면 더욱 좋을거 같구요.
그런 면에서 <언니의 독설>은 꽤나 유용합니다.
김미경의 독설에서 자주 나오는 내용은 '회사 일정과 집안 일정 간의 균형을 맞추라' 입니다. 남자들이 얼마나 하루하루를 처절하게 '우리'를 확인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지, '우리'를 확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를 희생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회식 때 애 봐야 한다고 매번 빠지지 말라고 하네요.
그러기 위해 잘난 남편 열 명보다 애 봐주는 시어머니 한 명이 더 낫다며, 결혼하자마자 시어머니를 빨리 맡으라 합니다. 다른 며느리가 채가지 않게요.
너무 직선적인 충고입니다. 민망해 고개 돌리고 싶지만, 어느 정도 현실인 부분도 있어요. 이러한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거 같습니다. 두리뭉실 좋은 게 좋은 거가 아닌 확 꼬집어서 훅훅 말하는 거요.
그렇다해도 전, 김미경 같은 언니를 찾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녀의 현실적인 조언은 머리 질끈 동여매고 앞만 보고 달리는 전사같아, 무서워요. 그리고 전 흔들리는 30대가 아니니까요.
30대 직장여성이라면 흔들리든, 그렇지 않든 <언니의 독설>을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거 같습니다.
치열한 삶 속에서 건져낸 충고를 마음을 담아 말해주는 언니의 따뜻한 품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끝으로 전사 같은 김미경의 말 중 공감되는 부분을 소개합니다.
"고객한테 세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안 받아요."
스트레스 받아 미치겠대. 그게 일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왜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와우~ 전화를 세 번이나 했는데 안 받지 뭐에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쟎아. 여기서 중요한 건 '말 습관이' 결국 '일하는 습관'을 결정한다는 거야. 지금껏 나는 스트레스와 긴장감 속에서 살아왔어. 그런데 그게 내 일의 과정인 거야. 스트레스는 내 일에서 빼놓아서는 안 되는 양념인 거지. 그래서 나는 '스트레스는 열정의 흔적' 이라고 불러.

읽은 날 2012. 12. 13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