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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고 강물 흘러
이청준 지음 / 문이당 / 2004년 10월
평점 :
1970년대가 아닐까? 이청준의 여러 소설들을 미친듯이 읽어댔던 것은.... <당신들의 천국> <이어도> <황홀한 실종> <춤추는 사제> <잔인한 도시> 등등.... 최인훈의 소설과 이청준의 소설 그리고 그 후에는 박경리, 박완서의 소설과 젊은 시절을 보냈다.
늘 청년과 같이 준수한 모습을 보였던 작가의 사진은 어느새 흰머리 성성한 할아버지가 되었고, 글도 물이 흐르듯 잔잔하고 또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완숙함이 느리게, 느리게 지나간다. 일평생을 글장이가 되어 글과 함께 살아가면서 보여주는 삶의 표정들을 바라보는 맛은 즐겁고 담백하다. 내 삶의 부질없음 혹은 못마땅함을 나타내는 것조차 느린 속도로 조용히 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삶이란 늘상 치열하기만 한 것도 아닐 것이고 또 통통 튀는 것만도 아닐 것이다. 추함과 고운 모습을 다 보고 난 뒤에 걸러지듯 남는 것, 그게 인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