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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1 ㅣ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6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두권으로 이루어진 괴물을 소개하는 알라딘의 코너를 방문했던 것은 작년이었는지 혹은 2,3년도 더 전의 일이었는지 아스라하나, 이외수의 대표작으로 동영상을 통해 보았던 기억이 있다. "들개"를 읽은 외에는 그의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서 읽어내려는 욕구를 강하게 갖지 않았었다. 올 시월에는 소설에 손길이 많이 가면서 슬쩍 뽑아든 소설의 하나가 이 책이다. 아마도 동영상을 통해 작가와 작품의 소개를 받았던 기억때문이리라.
한마디로 괴물스런 책이었다. 만화가 시공을 자유롭게 넘나들듯이 전생과 후생을 가볍게 넘나들며, 곳곳에는 백과사전적 지식이 널려있고 또 사회고발 내지는 시대고발적인 부분도 날카롭지는 않으나 킬킬대면서 웃음을 끊이지 않을 만큼 꽤 많이 표현되어 있었다. 또한 심리학이나 과학적인 지식이 번뜩이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덮고 난 후의 느낌은 괴물스럽다는 것이었다. 현실적 기반을 만화적 상상력으로 몽타쥬하듯 얼기 설기 엮어놓은 이야기들 때문인가 보다.
우리들 모두는 밖으로 드러내진 않아도 괴물스런 심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가 악으로 가득차게 된다거나 아님 부조리 해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오히려 부조리한 어쩌면 괴물스런 심성으로 해서 사회 인식의 폭이 확장되고 삶이 진지해지는 것은 아닐까?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겠고, 내면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괴물스런 심성들을 제어하지 못하면, 사회악과 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것 - 이런 설명은 너무 단순하고 이분법적이라서 전혀 논리적인 설명이 못된다만....
지인들에게 추천할만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단지 소설과 만화의 영역의 중간쯤에 놓여있는 스토리들이란 생각이 들고 전혀 낯설은 소설을 읽음에도 불구하고 황진이를 만난다는 것이 내게는 인연인듯 싶었다. 시월은 황진이로인해 소설과 친해질 수 있었는데, 황진이의 환생이라 믿는 나연이란 인물을 읽어가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속성과 비슷한지를 꼽아보았다. '도살자와 성직자'는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인식과 표현의 넘나듦이 다양하다. 소설 중에 뚝 떼어놓고 이 부분만 읽어 보아도 괜찮은 느낌이 든다. 킬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