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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 ㅣ 범우 사르비아 총서 301
이미륵 지음, 전혜린 옮김 / 범우사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즈음 나의 책 읽기는 현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근현대사나 오늘날의 사회 정치사에 대한 책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일반화도 중요하지만, 그 시절 살았던 사람들 개개인의 삶에 관심이 쏟아지고 전기물이나 개인적인 기록들을 많이 살펴보게 된다. 그 때문일까? 개인의 추억이 따뜻하게 살아있거나 치열한 기록으로 남아있는 부분들에 유독 마음이 끌리게 되는 것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온유하게 생긴 검은 동근 안경테의 이미륵을 알게 된 것은 전혜린을 통해서일 것이다.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혜린의 책을 읽다가 이미륵을 알게되었고 이십년도 전에 구입한 구판을 가지고 있다. 마치 내영혼의 따뜻했던 날들처럼 동화적이고 시적이고 서정미가 넘치는 아름다운 이야기, 게다가 슈바빙 구역의 독일 정서도 물씬 물씬 풍겨나는.... (70년대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독일이나 미국 등에 짙은 향수를 가지고 있었던 점을 기억하라. 나는 독일에 대한 꿈을 꾸며 살았었다. 물론 전혜린의 영향이 컸지만 하인리히 뵐, 토마스 만, 헤르만 헷세 등을 가슴에 품고 다녔다.)
압록강은 내게는 너무도 먼 강이다. 한번도 눈길을 던지지 못하였고, 우리 정치 현실때문에 해방이후 출생한 우리 세대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먼 곳의 대명사와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작품을 통해서나마 영혼을 살찌우고 아름답게 고향이란 정감을 통해 살릴수 있는 작가의 개인적 추억이 일반화된다. 그리고 또 우리는 꿈을 꿀 수 있다. 휴전선을 넘어 육로로 금강산 뿐 아니라 묘향산을 개성을, 평양을 다니며 발로 꼭꼭 찍어 발자국을 남기며 걷고 앉아 쉬고 우리의 산하를 바라보며 또다른 고향일 그곳들을 가슴에 담고 눈에 담아올 수 있음을.... 나아가 압록강도 건너고 백두산에 장하게 오를수 있는 날이 머잖았음을 말이다.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라서 선택하였다. 바쁘고 분주하다는 이유로 인해 그리고 너무 쉽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 '되돌아보기'란 멈춤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정말 예쁘고 온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