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시민강좌 제36집
일조각 편집부 지음 / 일조각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사 시민강좌는 내게 있어 역사의 동향을 알게하는 중요한 책의 하나이다. 이런 저런 잡지들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으로 매번 구입을 하면서 즐겨 보는 편이다.

  이번 호를 보면서 다른 호와 구별되는 것이 있다면, 국운을 좌우한 외교정책이란 표현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 상황이 아무것도 좌우할 수 없는, 상대에 대해 종속적인 상황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자신의 기호에 알맞는 편에서 선택적 표현을 많이 한다. 아니 어느 누구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런 선택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어떤 점에서 타당할까?

  청과의 외교 실상과 병자호란(오수창)을 읽으면서 조선의 입장이나 상황이 병자호란을 설명하는데 매우 제한적인 의미 밖에 지니지 못한다는 점과 전란 발발 후 항복에 이르는 과정을 주도하고 그 뒤처리에 공을 세운 최명길의 정책이 빛을 바래고, 김상헌이 대표하는 척화, 반청론을 이은 이념이 주도적 지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그가 지배층 대다수의 의견을 결집하여 정치에 반영하였던 때문이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국가 전체의 의견을 말함에도 늘 지배층의 의견만으로 그 전부를 차지하며 역사적 진실과는 먼 길을 우회하게 만드는 것, 그걸 보면서 역사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 가슴 아프다. 그러나 외면한다고 우리 역사가 달라지는 게 아닌만큼 역사적 진실을 잘 살펴보고 앞으로 이런 일이 안생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그걸 나도 모르겠다. 일단은 진실에 가까이 서보는 것, 내가 사는 세상을 열심히 관찰하고 비판해 보는 것 그리고 내 삶의 일관성을 세우고 삶의 향방이 바르게 가는 지 계속 살펴보는 것 - 이런 정도의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