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교사는 이렇게 가르친다
제임스 M. 배너 주니어.해럴드 C. 캐넌 지음, 이창신 옮김 / 풀빛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간단함이 매력을 주는 책이다. 사실 교육학에 관련된 책이 얼마나 많은가? 현실적인 필요성과 이해관계가 아니고는 별로 선택하고 싶지 않은 책이 이에 관련된 것인 것 같다. 그럼에도 한두 권 쯤은 읽어야 교양과 시대를 뒤로 하고 살지 않는 현대인 같은 생각에 꼭 끌리지 않아도 사게 되는 책이 또한 교육학 책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시니컬하기는 하다. 교육학으로 분류되는 숱한 책 중에는 정말 귀하고 아름다운 책들이 또한 많다는 걸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 생활을 적지 않게 한 나로서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방학을 이용해 교육학 관련 책을 두세권쯤 보는 편이다. 그동안 읽었던 책중에서는 성내운 교수의 책들과 썸머힐, 파울로 프레이리의 책들 그리고  P. 파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가 좋았다.

  이 책은 아주 좋은 평점을 주기는 어렵지만, 교사가 가져야 할 자질들을 한번씩 되돌아보고 현주소의 나를 치환시켜 본다는 점에서는 하나의 기회를 만들게 되었다. 조금씩 아껴 보고 싶은 책은 아니었으나 질서와 도덕 권위 그리고 상상과 연민 등의 요소는 색다른 느낌으로 보게 했다. 사실 학습 하나만 하려고 해도 너무 벅차서 힘들다는 아우성을 거의 날마다 소리 지르게 된다. 이를테면 난 고대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많은 편이다. 그런 이유로 박물관을 자주 다니고 주변의 작은 문화재들을 자주 탐방하는 편이다. 고대사에 대한 관심으로 논문과 개설서들을 보는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지만 해마다 달라지는 내용들을 소화해내기는 꽤 벅차다. 그런데 고려사나 조선사로 들어와 보면 교과서적인 설명에 한계를 느끼게 되고 이를 제대로 알려고 마음먹고 개설서만 찾아보아도 고려사(국편)가 열권이나 된다. 논문집으로 들어가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러니 이런 부분들을 어디까지 다루고 어디쯤에서 멈추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는 보충학습이니 그런 것으로부터 제도적으로 벗어나 방학기간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 겨우 두주 남짓한 방학  기간동안 책을 열 권 쯤 싸들고 와도 한 시대도 개괄하기가 힘이 든다. 더구나 전공서적만을 두주일간 읽는다면 얼마나 읽고 정리할 수 있겠는가? 정적인 부분들이야 평소에 조금씩 쌓아간다 할지라도 지적인 부분들은 오랜 시간의 투자가 정말로 필요한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는지, 결국 개학이 되어도 개운치 않게, 읽어야 할 더 많은 책의 목록을 가지고 현장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다.

  어떤 탓을 하든지 그 기본에는 교사인 내 문제로 출발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우선은 나의 관점에서 해결을 하고자 노력해야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내 상황을 인정하고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여기까지임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그러나 열심히 공부해서 축적을 하겠노라는 다짐을 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 책을 읽기 전이나 후나 여전히 생각은 여기에서 멈추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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