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의 한양진경 - 북악에 올라 청계천 오간수문 바라보니, 양장본
최완수 지음 / 동아일보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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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세기 조선의 미술을 말하라면, 나는 겸재의 진경산수화를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듯 진짜 경치를 그리는 새로운 학풍인 줄 알았었다. "금강전도"를 보면서도 그런 나의 생각이 오류라는 것을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하기야 금강산을 가본 적도 사진을 꼼꼼히 들여다본적도 없으니 당연한 지도 모른다만, 책을 통해서 조감법에 의해 바라보는 시각임을 알면서 나의 관찰력과 상상력에 무리가 많은 것을 얼마나 한탄하면서 자책을 하였던지..."

  겸재의 한양진경은 서울의 옛 모습을 바라보는 멋이 담겨있다. 서울시민으로 이름만 걸어놓고 주말에나 왔다갔다 하면서 사는 나의 삶을 생각한다면 서울의 어느 구석인들 제대로 알고 있을까마는 그래도 내 발로 걸어보면서 서울을 밟고 느끼고 생각하고 싶은 나의 욕구가 산들을 밟아보게 하고 한강변의 길들을 걷게하고 겸재가 보았던 하늘과 강과 언덕을 생각해보게 한다. 최소한 이름으로라도 낯설지 않음을 감사하면서 송파나루가 석촌호수인 것을 의아해 하고 삼전도비가 육지 한가운데 턱하니 서있는 것도 갸웃거리게 만들었던 것인데 흐름을 돌려놓고 매립이 되면서 신천동이 생기고 주류의 하나였던 송파나루는 호수의 흔적으로 남아있게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울 하면 한강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산들을 빼놓고도 서울을 생각할 수가 없다. 겸재의 그림에서는 그런 산들과 한강의 물결들이 속속들이 그려지고 생명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한다. 한장 한장 넘겨보녀서 더구나 최완수님의 글을 통해 사실적 접근을 하면서 얻어볼수 있는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북악에 올라 청계천 오간수문 바라보니..." 나는 청계천 공사가 완공이 되어야 겨우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지만, 현대화된 서울일 망정 그 흔적을 애써 찾아가면서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 내 눈엔 무엇이 들어올는지 나는 알지 못하나 서울 사랑의 흔적을 조금은 느낄 수 있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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