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1시이다. 학교란다. 한 주동안 중간고사시험을 대비하여 자정까지 개방되었던 1학년 교실의 불빛도 오늘로써 쫑이다. 많이 지치고 힘든 탓일까? 떨어져 나간 녀석들이 많다.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교실에 몇 안남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고 많이 아프게 된다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해본다.
기실 공부 외에는 신통하게 잘 하는 것도 없고 또 공부 잘 하는 것 이외엔 별다른 바램을 보이지도 않는 오늘날의 우리 현실 속에서 너희들은 잘도 참으면서 공부 또 공부를 해내고 있다. 활발함도 젊음을 발산하는 재잘거림도 정숙 속에 묻혀 잠재우기를 날마다 강요하는 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기찬 모습을 보이는 너희들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모두 잘 보길 원하는 시험, 첫날부터 망쳤다고 눈자위가 붉어지는 아이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아프지 말고 모두 튼튼한 몸과 맘으로 닥친 시련을 잘 견디어 냈으면 한다. 그리고 나흘간의 중간고사 일정을 잘 마무리 짓고 푸른 하늘 맑은 퐁경들을 눈이 시리도록 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