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수수께끼

문화의 수수께끼 - 마빈 해리스 문화 인류학 3부작
마빈 해리스 지음, 박종렬 옮김 / 한길사 / 2000년 4월

책을 찾다보니 문화와 수수께끼 란 단어의 합성이 참 많이 눈에 띈다. 마빈 해리스의 책을 여러 권 읽어 보았는데 대체로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어가면서 참 흥미로운 구성을 해준다. 그의 이론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지만, 옮긴이의 말대로 '한 인류학자가 자기나름대로 인류의 생활 양식의 근거와 의식의 흐름을 과학적 객관성, 특히 인류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해하려고 노력한 어떤 시도'이며 '현대과학문명이 과거 문화에 대한 과학적 객관성을 지닌 올바른 인식을 통해 발전해 왔다기보다는 과학문명 사회라고 하는 현대사회에서 조차 무지 공포 갈등이란 의식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도 있다는'지적에 공감을 하게 된다.

내용 중에서 돼지숭배자와 돼지 혐오자를 읽으면서 참 예리한 관찰과 통찰이 이루어진다고 생각을 하였다. 인간이 자연환경을 벗어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고 정복자적 입장에서 산업화를 일으킨 오늘날의 인간에게 자연재해로 주는 경종은 과연 우리의 선택과 방향이 올바른 것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너무 탐욕스럽게 집착하고 자기것으로 쌓아놓으려는 데서 서로 다 불행해지고 힘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전쟁이라든지 포트래취에 대한 내용등은 생각의 여지를 많이 신장시켰다. 수수께끼를 풀듯이 단순한 앎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질문을 가져보고 생각을 해보고 앞일을 판단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것, 그것이 수수께끼의 종착 쯤 되지 않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