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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3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에 그니의 작품을 좀 읽었었는데, "새들은..."이라든지 하는 것을, 그런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 걸 보면 흡족한 글읽기에 실패했던 것 아닌가 모르겠다.
사실 세월을 1권 빌려놓고도 두주 이상이나 페이지를 열었다 닫았다 했다. 첫장이 끌어당기는 힘이 없었던 이유가 아닐까? 하지만 쪽수를 더해갈수록 삶을 바라보는 열기-재미라고하면 작가한테 미안한 맘이 들어서 - 가 더해졌다.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아버지의 직업도 비슷한, 그러고 보면 가난한 정도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단지 엄마의 모습은 아픈것을 비슷해도 다른 경제적 여유와 공간을 갖고 있지 못하므로 아버지한테 의존적이었던 것만 다르다 - 작가의 모습과 다분히 도덕적이며 이론으로조차 페미니즘을 배워도 감정적인, 혹은 관습의 남성우월적 삶에 휘어지고 마는 모습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작가로서의 자질과 성실성은 작품속에서도 많이 보여졌지만, 삶의 아픔들에 대해 가슴이 콕콕 찔리는 느낌을 받으면서 삼일동안 울며지냈다. 동시대를 산 여성들이 직접경험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공감할 모습들이다. 그리도 서른이 지나면서 극복했다는 편안한 삶의 모습이 행운같기도 하다.
민주화의 여정과 성실한 참여의식도 그리고 그길로 열심히 간 친구들-경이와 푸른 잠바-에 대한 채무감도 귀감이 될 만하다. 적극적인 민주인사의 범주에는 전혀 속하질 않을 듯 하나, 성실하게 역사를 바라볼 줄 아는 모습과 직장일을 하면서 6.10항쟁에 꼬박꼬박 참여했던 기억들은 빛나게 보였다. 쉬운 일은 아니다. 겨우 하루쯤 가는 것조차 어찌나 부대꼈던지....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작가에게, 그리고 같은 꿈을 꾸는 우리 사회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