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학고재에서 나온 소설 책을 오랫만에 본 것 같다. 처음인가? 학고재는 전문 서적들을 많이 출간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김훈의 소설 중 "칼의 노래"의 후광때문이었을까 "남한산성"이 뜨고 있다는 소릴 들었다. 그의 소설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며 대개의 작품을 다 읽었었는데 이번 작품은 입방아를 먼저 들을 탓인지 너무 문체가 무거워서 인물들을 살리는데 실패한 느낌이 났다.

  내 개인적 경험으로 남한산성은 머릿속에 익숙한 이미지로 다가선다. 한 오년쯤 서울에서 살았었는데, 남한산성은 가장 많이 올라본 산이다. 한주일에 한번정도는 가보지 않았을까? 성벽의 안쪽으로도 다 돌아보고 바깥쪽으로도 거진 다 돌아보았다. 서문을 통해 올라오는 가파른 길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마천동쪽에서 주로 올랐으니... 때로는 남문안으로 차를 타고 올라와 다시 남문을 나아가 바깥 성벽길을 돌기도 하고 계곡밑의 무슨 큰 절로도 내려가 보고 성안의 모든 곳도 거진 내 발자국을 안스친 곳이 없을정도로... 넒은 잔디밭에 작게 단아하게 마련된 사당-3학사를 기린-도 기웃거리고 행궁 공사가 한창인 곳도 휘젓고 다니곤 했었다. 물론 용골대가 넘겨다 보았다는 봉우리도 올라가서 남한산성을 기웃거려 보았었다.

  역사를 사랑하는 내가 행궁을 통해 인조의 머뭇거림과 도피를 상상해본 것은 별로 없다. 신기하지... 왕의 행궁으로 사랑하기 보다는 남한산성의 성곽에서 스러졌을 사람들을 상상해보며 날쇠와 같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것도 지식인의 눈길과 손길을 통해서가 아니라 민초의 마음으로 말이다.

  특별한 곳 - 남한산성의 역사무대는 분명 인조와 정묘호란이건만, 김훈의 남한산성을 통해서 나는 인조도 상헌도 명길도 실재하는 느낌없이 너무 무거운 문체로 인하여 어깨까지 버거웠다.

  작가가 밝힌 말 가운데 옛사람의 기록이 서로 다르다 했는데 어찌 옛기록뿐이랴! 사람들의 생각과 입장은 서로 다른 것이고 달라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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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05 02:15 
    남한산성 - 김훈 지음/학고재 2007년 10월 31일 읽은 책이다. 올해 내가 읽을 책목록으로 11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다. 재미가 있어서 빨리 읽게 되어 11월이 아닌 10월에 다 보게 되었다. 총평 김훈이라는 작가의 기존 저서에서 흐르는 공통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다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매우 냉정한 어조로 상황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설이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이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읽었음에도 주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