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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남쪽으로 튀어"를 쓴 작가의 글을 하나 더 찾아 읽다. GIRL -검은색 표지에 분홍색깔의 날렵한 하이 힐이 하나 그려져 있고 그 밑으로 책 제목과 저자가 쓰여진 작은 책을 펼쳤다. 띠동갑 - 히로 - 걸 - 아파트 - 워킹맘의 차례를 살피면서 장편소설로서는 어떻게 구성된 것일까 잠시 의아해 하면서 읽어내려 갔는데 히로의 주인공이 바뀌길래 띠동갑의 친구 얘기로 넘어간 줄 알고 걸을 읽었더니만 단편의 모음들이었다. 직장생활 십여년을 한 커리어 우먼들의 이야기 였다. 노처녀도 있고 결혼 후 부부만의 삶을 구가하는 여성이 있는 가 하면 이혼 후 아들을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활기차게 하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었다. 공통점이라면 여성들이 멋스럽게 사는 것을 매우 즐긴다는 것 - 섹시한 모습에 명품을 입고 멋들어진 요리와 차를 즐기고 인생을 향락적일 만치 소비하면서 자신의 생산성에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사는 모습이 우리 세대의 가치와는 좀 다른데도 긍정적 느낌이 들었다.
나는?
명품족으로 멋을 내면서 사는 것에 재미를 느껴본 적이 없다. 앞으로 여유가 많이 생기더라도 그럴 의향은 현재로서는 없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유쾌하게 사는 모습이 좋아보이긴 했다. 옆에 그런 젊은 친구들이 있다면 그런 삶을 지속해보라고 꼬드기고 싶긴하다. 곁에 그런 사람이 많이 있으면 탄력적이고 유쾌할 것이다. 멋지고 세련된 젊음을 곁에서 풍요롭게 즐긴다는 것은 얼마나 상쾌한 일인가!
작품을 두개쯤 읽다 보니 이젠 작가의 이름을 외울 수도 있다. 오쿠다 다케오 - 한자이름이 나왔으면 훨씬 쉽게 외웠을 터인데.... 꽤 좋은 작가로 생각이 든다. 가벼운 소제를 깊이있게 다룰 줄 알고 깊은 소제를 가볍게 다루면서 생각을 풀어갈 줄도 아는... 방학동안 쉽게 읽혀지는 작품들만 줄줄 읽었더니만, 깊이있는 책들이 영 잡히지 않는다. 덕분에 유쾌하게 소설들을 열심히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