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당 신라인사회 연구
권덕영 지음 / 일조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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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교과서의 한편에 실려있는 작은 부분은 통일신라말 신라인들의 당 진출이 활기를 띠었고 신라방, 신라소, 신라원 등이 설치되었으며, 법화원은 장보고에 의해 운영된 대표적인 사원이라고 되어있다. 아울러 해상왕 장보고에 대한 설명이 역시 간단히 이루어져 있다.

  현재 중국엔 약200만 명의 재외동포가 자치구 혹은 한인촌을 형성하면서 살고 있다. 천 수백년전 당나라에 모여살았던 신라의 재외동포들은 재당신라인이라 불리울수 있으며 이들은 신라 출신으로서 당에 건너가 영주 혹은 그에 준할 정도의 장기체류를 목적으로 정착해 생업에 종사하며 살던 사람들을 의미한다. 재당신라인사회는 이들이 다수를 차지하던 집거구역으로 신라인 중심으로 마을을 운영하고 신라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던 사회이다.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에 소개된 재당 신라인들이 역사 속에 조명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들은 장강 하류의 양주, 회수유역의 초주와 연수현, 태주 황암현, 산동반도의 등주와 내주 일대 그리고 밀주 등지에서 살았다.  주 또는 성곽 안에 인위적으로 구획된 신라인 집단거주지인 신라방과 전야와 연해안 포구에 흩어져 있던 자연촌락인 신라촌이 있는데, 신라방은 주나 현으로부터 직접 통치를 받았고, 신라촌은 구당신라소를 통해 일괄적으로 통제되었다. 당은 이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이용하였다.

  재당신라인 사회의 구성원들은 신라방이나 신라촌의 총관이나 촌장으로서 자신의 경제력과 당의 조정이 공인한 지위를 바탕으로 신라인을 결속시키고 사회를 이끌어갔는가 하면(구당신라소 압아 장영, 초주 신라방 총관 설전, 유신언 등), 승려와 유학생, 당의 관리로 활동한 신라인, 해상무역에 종사한 신라인 등 다양한 삶을 영위하였다.

  수많은 신라인 가운데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장보고이다. 십수년동안 당에 거주하며 무관으로 있다가 막강한 군사력과 뛰어난 선원집단 그리고 세련된 상인집단을 한데 아울러 청해진을 설치하고 거점을 확보하여 세력을 확고히 하였으며 신무왕 즉위거사(839)에 군사력을 제공하고 왕실의 후원에 힘입어 해상 상업제국을 건설하였다. 황해와 남해의 해적을 퇴치하고 대일무역을 장악한 장보고는 신분을 뛰어넘는 욕망으로 인하여(딸을 왕비로 들이려 하였고, 해상무역 이권을 둘러싼 군소 무역상들과의 대립, 그리고 일본과 독자적인 외교관계 수립) 염장에게 피살되고(841) 그의 죽음과 함께 청해진이 소멸(김양을 견제하려던 원성왕계에 의해 851년 혁파됨)됨으로써 황해의 해양질서는 무너지게 되었다.

  간결하고 알기쉽게 쓰여져서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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