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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유록, 조선 선비 일본을 만나다 - 기행문 ㅣ 겨레고전문학선집 16
신유한 지음, 김찬순 옮김 / 보리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겨레고전문학선집의 하나인 해유록을 만나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예출판사가 펴낸 <조선고전문학선집>을 보리출판사가 겨레고전문학선집이란 이름으로 다시 펴내면서, 겨레가 하나 되는 밑거름이 되고, 우리 후손들이 민족문화유산의 알멩이인 고전문학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을 제대로 맛보고 이어받는 징검다리가 되기 바란 보리 출판사의 책은 아동을 대상으로 했는지, 글씨가 큼직하고 문장이 쉬우며 간결하여 읽기에 매우 편하였다.
숙종때의 문관인 신유한이 제술관으로 뽑혀 일본을 다녀온 내용인데, 일본인들이 우리 나라 사행이 들어가면 그 문예를 흠모하여 모여드는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어 '학사대인'이라고 부르면서 시를 구한다, 글을 청한다 하여 거리가 꽉 차고 문이 메곤 하므로 그들의 청을 받아 주며 우리 나라의 높은 문화예술을 빛내는 것이 제술관에게 달렸으므로, 책임이 중대하여 사의를 표하다가 4월 11일 국서를 받들고 절월을 받은 뒤 숭례문을 나와 관왕묘에 이르러서 푸른 도로로 바꿔 입고 양재역에 가서 잤다로 시작되고 있다. 4월 12일 판교에서 용인에 이르러 자고 죽산(4.13) - 숭선(4.14) - 충주(4.15) - 안보(4.16) - 문경(4.17) - 상주(4.18) - 개령(4.19) - 성주(4.20) - 집에 도착해서 열흘 남짓 행장 준비(4.21) - 현풍(5.7 늙으신 어머니와 고별) - 영산(5.8) - 밀양(5.9) - 양산(5.12) - 부산(5.13) - 망궐례(5.15 객사에서) - 부산 앞 절영도에서배 시험(5.18) - 영가대에서 바다의 신에게 제사(6.6) - 배 출항(식파루에서 국서를 받들고 군대의 위용을 정돈하고 차례로 배에 오름 6.20) - 대마도에 닿음(6.27) - 대판과 왜경을 지나 강호에 (6.28-9.28)의 일정으로 옮겼다.
대판은 섭진주에 있는 도시로 풍신수길이 도읍했던 곳이다. 강 이름을 낭화라고도 하고 난파라고도 하므로 지명도 낭화 혹은 난파로 부른다고 한다.(143쪽) 강호를 東都라 하고 대판을 南都라 한다(146쪽) 왜국은 본래 대화(大和, 야마토)에 도읍하였던 까닭으로 국호를 '대화'라 하여 지금도 이 나라 사람들이 스스로 '화인'이라고 한다.(158쪽) 천황이 정권을 쥐고 있을 때에는 삼공육관을 두어 백ㄱ솬을 거느리고 대장군을 두어 군정을 다스리게 하였는데, 중세이후부터는 대장군이 스스로 관백이라 하고 국정을 틀어 쥐었다. 천황은 기내 백 리 지역을 탕목지로 받아서 선보름에는 단정하게 앉아서 분향이나 하며 후보름에는 향락을 일삼는다. 혹 거둥을 할 때에는 금은으로 아로새긴 수레가 있고 궁중에는 비단옷과 기름진 음식이 있어 영화를 다할 뿐이다. 맏아들을 뺀 나머지 왕자는 다 중이 되어 法親王이라고 하며, 딸은 비구니를 삼으니 부마란 칭호도 공주란 칭호도 없다. 귀족 근친인 신하들로서 문학, 역사 등을 맡아보는 자를 반드시 法印, 法眼이라고 하니, 군신 관계가 마치 불교에서 문수보살이나 나한이 부처 앞에 벌여 앉은 것과도 같은 것이라 할 만하다. (159-160쪽) 아주 오랜 옛날에 신인이 있어서 비녀 하나, 옥새 하나와 거울 하나를 가지고 일향주에 내려와서 천황이 되었다.(160쪽) 왜의 풍속이 그릇이 더러워도 먹지 않고 주인의 얼굴이 못생겨도 먹지 않는다. 그래서 늘어서 있는 주점에 미인이 많다.(1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