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성적표 - 고등 학생, 우리들이 쓴 시 보리 청소년 6
고등 학생 81명 시, 구자행 엮음 / 보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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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한지 어느새 이십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교실 붕괴니 교육부재니 일각에서 외치는 대단히 위험한 경종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여전히 권위적이고 그이상을 떠받들 체제나 가치가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변화되고 변혁되길 원하는 와중에 서서 아이들과 생활하려니 쉽지만은 않은게 교사의 현실인듯하다.

  흔히들 학생들이 예전의 학생이 아니고 학부모도 예전의 학부모가 아니라고 개탄한다. 그 이면에는 예전의 스승을 닮은 교사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거나 혹은 교사노릇으로 방어적으로 만족하는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쉽게 판단할 일은 아니고... 아울러 아이들과의 부단한 접촉 - 그것은 교사쪽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만이 아니라 교사가 학생쪽으로 내려가보는데 서슴치 말아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 을 위해서는 아이들의 느낌과 정서가 솔직하게 살아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동화책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이 읽을 만한 책들을 십여권넘게 구입하였다. 그중에 제일 먼저 손길이 간 책이 이 버림받은 성적표이다.  오늘날 고등학교 특히 인문계 고등학교는 성적에 의해 대학선별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재촉질하듯이 그것으로 매진해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니란 반론과 다른 시도를 아무리 많이 한들 3학년 담임이나 담당을 해보라. 다른 소리가 어디서 나올 수 있는 여유가ㅣ 있는지.... 학생이나 교사나 수능대비 시험문제 풀이 기계가 된듯이 풀어제끼고 이 교과의 특성이 무엇인지 존재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혹은 이 교과를 통하여 우린 어떤 교훈을 받아야 하는지 따위의 본질적인 질문을 해볼 사이도 없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는 수능과 더불어 탉진한 몸을 추수리기도 힘든게 오늘의 대한민국 고3의 현실이다.

  이 책은 그런 3학년 과정을 앞두고 있거나 혹은 들어가 있는 고등학생들의 시이다. 시재가 모두 성적, 자율학숩, 보충수업 혹은 진학쪽에 많이 매여있고 저학년의 경우는 그래도 여유가 있어서 주변의 사물이나 아픈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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