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 - 구겐하임 문학상 작가 앤 라모트의 행복론
앤 라모트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에 그려진 여인의 따뜻한 미소가 보기 좋았다. 그 즈음 나는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 하루하루가 모여 이룬 나의 몇 해를 잊고 싶었고 그 긴 시간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내가 몹시 미웠다. 그러던 중 몇 가지 사소한 계기를 통해서 나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좀 풀어주자고 다짐했다. 의지가 박약한 나는 그 다짐을 견고하게 해 줄 도구가 필요했고, 관련 책을 읽고 간단한 일기를 쓰는 것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자기계발서가 싫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가끔은 손에 쥐고 읽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에 표지 그림을 보고 느낀 차분함 때문이었는지 책을 보자마자 자계서 일거라고 생각했다. 마음 가는 대로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에세이 쪽에 속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점이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글쓴이 ‘앤 라모트’는 젊었을 때 종교를 부정하기도 하고 여러 종교에 마음을 두기도 했으며 지금은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다. 그녀는 알코올 중독자였고 마약을 했으며 폭식증을 앓기도 했다. 곱슬머리이며 미혼모이기도 하다. 이런 크고 작은 사건들을 특유의 글 솜씨로 담아내고 있는데 그것이 참 뭉클하기도 하고 따뜻하고, 웃기기도 한 내용들이었다. 책의 초반에는 주로 젊은 시절 그녀가 경험한 자유분방하지만 불안했던 삶이 담겨 있다. 이때에는 유대교에 마음을 주기도 하고 유대교 세례(?)를 받기도 한다. 이렇게 종교적, 사상적으로 자유분방했던 그녀에게 동감하며 읽다가 중반에 교회에 다니게 된 후 부터의 이야기는 무교인 내가 읽기에 조금 거북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기독교적인 생각이 깔려있되 전체적으로는 누구나 읽어도 좋을 글이라고 생각된다. 힘이 들 때마다 예수에게 기대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모습은 누구나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앤 라모트에게는 예수였고 나에게는 종교 이외의 것이라는 차이라고 생각하니 편하게 글을 읽을 수 있었다.

 


 때로는 이렇게 솔직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는 자신을 드러내 보인다. 마약, 알코올중독 등 나라면 결코 이야기하기 힘들었을 것들도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없이 약해지는 자신을 드러내어 때론 도움을 간절히 구하고, 감사히 도움을 받고, 소중한 사람들의 곁에서 도움을 주기도 하는 모습에서 나도 사는 순간순간 이렇게 애틋한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지 되묻게 되었다. 그녀가 지인들과 사랑과 정을 나누는 모습이 부럽고 예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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