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
이시다 이라 지음, 인단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이시다 이라, 소설 보다는 이름으로 먼저 알게 된 것이 유감이랄까. 책 욕심이 많다보니 어떤 신간이 나왔는가와 함께 어떤 작가의 글이 맛나다더라 하는 소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가끔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서 신간을 훑어보며 읽어볼만한 것은 따로 제목을 적어두고, 동호회에 올라오는 서평을 읽으면서 괜찮다 싶은 것도 적어둔다.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보니 자연히 '이시다 이라'라는 이름도 여러번 듣게 되었다. 그러던 중 [렌트]를 읽게 되었는데 공연보기를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기에 동명의 뮤지컬을 먼저 떠올리고는 소설도 그런 느낌이겠지 하고 짐작했다가 막상 읽어보고 전혀 다른 내용에 놀랐던적이 있다. '이시다 이라'라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책 제목에서 생긴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나에게는 꽤 당혹스러운 소설이었기에 작가에 대한 기대치도 뚝 떨어지고 말았었다. 관심을 두던 것에 약간의 실망을 하다가도 자꾸만 눈이 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래서일까, [엔젤]이 나왔을 때에도 '별로'라고 외면하면서도 한쪽 귀와 눈은 그 쪽으로 돌리고 있었나보다. 결국 읽어버렸으니까.

 

 올해는 '서평은 짧게'를 모토로 하였으나 그래봐야 23일 정도 지났을 뿐인데도 책을 읽는 것이나 서평을 쓰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무의식의 힘이 이런것인가보다. 무엇이든 일장일단이 있다는데 책읽기 보다 서평 쓰는데 정력을 쏟던 작년까지와 달리 요즘은 어렵게나마 책 읽는 동안 열심히일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 들기도 하다. 이 책을 이틀 동안 아주 열심히 읽었는데 서평을 쓰기 힘들다는 엄살을 떠는 중인가;

 

 가케이 준이치는 한 투자기업에 일한다. 그는 부잣집에서 태어났으나 집안에서 밀려나게 되고 그 후 투자기업을 세워 일하다가 어느날 밤 살해당하고 땅에 파묻힌다. 육신은 죽었으나 영혼이 살아서 속세를 휘돌아 다니는데 그에게는 2년간의 기억이 없기에 자신이 왜 죽임을 당해야 했는지 부터 그간의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다. 의문을 풀기 위해 가케이 준이치의 영혼이 사건을 파헤치는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세상에 믿을 사람없다는 말이 딱 맞는달까. 한 많은 영혼은 천국에 가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돌아다닌다는데 한을 풀면 천국으로 돌아간다는 한국의 전설과 달리 소설에서는 영혼도 현세에서 (무의미하더라도) 떠돌아다니면서 계속 지낼 수 있고, 원한다면 이 한 몸(영혼) 던져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고 작열히 전사(두번죽는)할 수 있다고 설정되어 있다. 한을 품은 그가 어떤식으로 복수를 하는지, 그가 믿었던 사람들에게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여태껏 보아온 드라마나 소설에 나오는 것과 그리 다른것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어쩌면 내가 너무 드라마를 많이 보고, 일본 소설을 읽어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지난번 [렌트]를 읽을 때 느꼈던 이질감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어찌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소설을 읽고나니 이 작가의 상상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다음은 그가 쓴 로맨스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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