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e happy -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오혜경 옮김 / 지식노마드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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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동안 기분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애쓰고 애써 보았지만 기분은 끌어올린다고 순순히 따라 올라오는 순종파가 아니었다. 제길슨! 내 기분도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니. 그래도 기분, UP!을 위해 뭔가 행동을 취해야 했다. 하지만 행동을 취하려는 순간, 난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결코 행복한 사람은 아니라고.

'나는=행복하지 못하다'가 성립되려 하자 기분은 녹아내리는 엿가락처럼 정처없이 아래로 아래로 처져만 갔다. 행복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래서 <How to be happy>를 잡아들었다. 정말 이 책에서 뭔가를 찾고 싶었다. 그리고 해결책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난 아쉽게도 이 책에서 해결책을 찾아내질 못했다. 

처세서에 가까운 이론의 나열, 그리고 답안지가 없는 사례들이 와닿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시대에 뒤떨어진 사례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본문 내용보다 체크리스트에서 도움을 받았다.

'행복한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로 시작되는 이 책은 행복하지 못한 이유와 행복한 이유를 과학적으로 접근해 논리와 타당성을 겸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물음에 저자는 '행복 개입'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행복 개입이란 어떤 행복 증진 전략이 효과가 있으며 왜, 어떻게 그런지 알아내려는 목적으로 실시하는 실험이라는 것이다. 즉, 실험적인 개입을 통해서 얻은 연구 결과는 보다 증진된 행복을 누리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저자는 시종일관 당당하고 자심감과 자부심이 넘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보여준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의 과학적 진단과 평가, 그리고 연구 결과에 대해 순종할 것을 강요하는 것같아 좀 부담스러웠다. 그러니 지나치게 자신감에 차 있는 저자가 어찌 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는가.

그건 그렇고 저자는 '어떻게 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거침없이 행복에 도달하는 방법과 각각의 사람들한테 가장 잘 맞는 전략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전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지도와 열두 가지의 행복 증진 전략을 제시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받은 부분은 바로 체크리스트다. 행복 설문지에 해당하는 체크리스트는 구체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 물음 하나하나를 체크해 나가다보면 지금의 나의 심리 상태와 정신 상태 등을 객관적으로 되돌아 볼 수 계기를 마련해 주는 장점이 있다. 때로는 상담해 주듯 처방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행복 설문지인 체크리스트는 좀더 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었고, 닫혀 있던 길을 열어 주었다. 체크리스트를 중심으로 저자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면 자신을 진단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체크리스트 때문에 책을 읽을 때 순서를 바꿔가며 읽기도 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스스로 행복해지겠다고 결심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은 오직 나만이 가지고 있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행복과 불행은 모두 나로부터 만들어지고 사라진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행복을 위한 통계치로 나를 돌아보면 그나마 다행으로 행복의 조건 100% 중 나의 유전적 설정값의 50%가 긍정과 낙천의 힘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환경의 10%도 그럭저럭 만족하니 남은 것은 전적으로 나의 행동과 생각에 따라 달라지는 의도적 활동 40%를 어떻게 만드느냐다. 40%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역시 볼 탓이다. 나는 이를 적게 보기 때문이다. 40%중 절반 이상은 행복 가까이 다가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행하다 느끼는 순간 행복을 떠올리게 된다. 행복하면 행복을 매순간 잊는다. 불행이 지속되면 안 되겠지만 불행을 겪은 뒤 찾아온 행복은 더욱 눈에 띄기 마련이다. 행복이 전 인생에 걸쳐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가치를 알게 되는 것이다.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은 인정한다. 하지만 연습만으로 찾아오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도 알았으면 한다. 힘들게 얻은 행복은 쉽게 떠나지 않다는 것도 알자. 불행했던 때를 떠올리면 그 가치는 더욱 귀하게 될 것이다. 어쨌든 행복은 누구나 만들어갈 수 있는 유형의 결정체라는 것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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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엠엘이] dr.MLE 스키뉴얼 에멀젼
(주)네오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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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스키뉴얼 토너와 함께 쓰고 있다.

토너도 마음에 들지만 스키뉴얼 에멀젼 역시 마음에 든다.

적당량을 덜어서 얼굴에 펴 바를 때 정말 기분이 좋다.

적은 양으로도 수분함유량이 느껴질 정도로 퍼짐이 좋은데다

촉촉하기까지 해서 건조한 내 피부에 잘 맞는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민감성에, 기미와 잡티, 거기에다 건조하기까지 한 피부였는데

기초화장품만으로도 이러한 것이 커버가 된다는 것이 흡족했다.

기미와 잡티는 잘 모르겠는데 저자극으로 민감성을 안정시켜 주는 것같았고,

건조한 것도 피부내 수분을 유지해 주는 기능이 있는지 시종일관 촉촉한 것같았다.

아무튼 로션이 스킨처럼 발라진다고 느낄 정도이고,

또 하나는 바를 때 기분좋게 퍼짐과 함께 피부에 흡수되는 속도도 빨라

다름 단계의 화장품을 바를 때 달라붙는 느낌을 갖게 돼 더욱 좋다.

모처럼 마음에 쏙 드는 기초 화장품을 만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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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엠엘이] dr.MLE 스키뉴얼 토너
(주)네오팜
평점 :
단종


기초 화장품을 바꾸기란 쉽지가 않다.

특히 기존에 쓰던 화장품이 피부에 잘 맞는다 싶으면

몇 년이고 계속해서 쓰는 버릇이 있는 나에게는 특히나 그렇다.

얼마 전까지 쓰던 기초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고운세상 스키뉴얼 토너를 쓰게 되었다.

유난히 향에 민감한 나이기에 뚜껑을 열고 향부터 맡아 보았다.

그랬더니 향이 아주 은은하게 풍길 뿐 자극을 하지 않았다. 저자극 향이라 마음에 들었다.

써 보지 않았던 거라 좀 주저하긴 했다.

모든 스킨 제품이 드렇지만 화장솜에다 묻혀서 쓰라고 하지만

나는 솜에 묻혀지는 스킨이 아까워 한쪽 손바닥에 적당량을 덜어

손가락 끝쪽에 묻혀 얼굴에 발라준다.

이 화장품 스키뉴얼 토너도 그렇게 쓰고 있다.

내가 좋다고 느껴서 그런지 다른 스킨에 비해 피부에 스미는 정도가 참 빨랐다.

그동안 써 보았던 제품하고는 스미는 정도가 다른 것 같았다.

피부에 온전히 스미는 느낌이랄까.

앞으로 계속해서 이 제품을 쓸 것같다.

어차피 기초 화장품은 써야 하고 가격대도 비슷한 화장품을 썼기 때문에

특별히 비용부담을 들지 않을 것같다.

몇 년만에 마음에 드는 화장품을 만나게 됐는지 기쁘다.

지인에게 선물용으로도 쓰이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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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 - 18세기 조선경제학자들의 부국론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시대를 앞서 다가올 미래 사회의 흐름을 읽어낸 경제학자들이 있다. 경제 전문 월간지인 <이코노미플러스>에 연재했던 글들을 묶어 출간한 한정주 선생의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에 나오는 이들이 그들이다. 저자는 미래의 시장경제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 그들을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18세기 이후의 조선 후기는 계속되는 불운의 시대를 맞이하지만, 어두운 시대적 그늘 속에서도 세계사적 흐름에 전혀 뒤지지 않는 새로운 경제이론을 확립하는 등의 성과를 올린 그들이 있었음을 저자는 알아주길 바란다.

그러나 이 책 곳곳에서 지적하고 또 말하고 있듯이 기득권층이자 실세인 노론을 중심으로 성리학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조선 사회에서 그와 다른 학문인 실학이 새로운 학문으로 자리잡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오랜 세월 실학자들이 이뤄낸 경제이론의 성과들이 실행을 보지 못하고 오직 이론에 그치고 만 것에서 알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유형원, 이익, 서유구, 정약용 등의 중농주의 학파와 채제공, 박제가, 유수원, 이지함, 박지원 등의 중상주의 학파인 이들은 조선 사회에 새로운 경제적 지평을 여는 주류를 이룬다. 이들은 양반 관료에서부터 서얼, 부녀자 등 다양한 사회 계층을 이루고 있지만, 실학을 바탕으로 중농주의와 중상주의로 농업이냐 상업이냐로 이견을 보인다. 그러나 ‘국가’보다는 ‘백성의 삶’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같았고, 민생안정과 부국강병을 위해서 선(先) 민생, 후(後) 부국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같았다.

이들이 백성의 삶에 눈을 돌린 결정적인 계기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양란 뒤 피폐해진 민생의 삶을 목도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실생활과 거리가 먼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는 유교사상은 파탄의 현실을 극복해 주지 못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경세치용, 이용후생, 실사구시를 외치게 된 배경이란다. 

세상과 담을 쌓은 채 오로지 성리학의 가르침에 갇혀 살았던 조선 지식인들의 편협함과 고루함이 낳은 결과였다.(131쪽, 박제가 부분에서)

책상머리에서 벗어나 전국 방방곡곡의 현장을 답사하면서 각권역별 또는 지역별로 경제 발전을 추진할수 있는 특성화 전략을 세우라는 권고이다.(122쪽, 이중환 부분에서)

이 책에서는 낯익은 사람도 있지만 낯선 사람도 있었다. 김육, 빙허각 이씨, 이지함이 그들이다. 

김육은 중앙관직에 있으면서 절대적 반대 여론에 맞서 대동법과 화폐유통을 실현시켰다. 대동법은 양반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경기도에 실행하기까지 10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야 했다. 그런데 김육이 강원도와 전라도 지방으로까지 확대했다는 것에서, 또 시장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화폐유통의 실현이 되었다는 것에서 경제학자로서의 면모를 보게 된다. 김육은 조정의 핵심 신료로 있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하나하나 실천으로 옮긴 몇 안 되는 실학자였던 것이다. 

조선 시대는 여성의 사회적 기능을 온전히 차단한 사회였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빙허각 이씨에 대한 이야기는 조선이 퇴행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음을 확인하는 것이기에 더욱 씁쓸할 뿐이다. 그녀는 가정경제가 국가경제의 뿌리임을 <규합총서>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사회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집안의 딸과 며늘아기에게 보여준다.’는 글로 여성인 자신을 감춘다. 그러나 그녀의 이러한 경제관은 시동생 서유구에게 영향을 미치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지함은 어떤가. 저자는 그를 박제가와 유수원이 ‘양반 상인론’의 실제 모델로 삼았을 법한 인물이라고 했다. 이지함 그는 수백 년을 앞서 상선과 뱃길을 이용한 상업 방식과 공장제 수공업이라는 경영 방식을 조선 사회에 도입한 ‘최초의 양반 사대부 출신 상인’이었던 것이다. 그는 상업활동에 머문 것이 아니라 헐벗고 가난한 백성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등 민생안정을 위해 직접적으로 실천한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자신이 상업활동을 해서 벌어들인 것을 백성들에게 나누어줌으로써 ‘상생과 나눔의 경영’, 즉 더불어 잘사는 공동체 경영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올린 개가라면 위의 세 사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택리지>의 이중환을 지리경제학자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열어주었다는 것이다. 요즘 출간되는 역사서들을 보면 역사를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역사 인물의 재조명을 통해 변화된 사회적 시선을 느끼곤 한다. 바로 인식의 전환을 왜 역설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조선왕조를 통틀어 정조 시대 때 가장 많은 실학자들이 배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사적 흐름이었기도 하지만 개혁을 받아들여 줄 수 있는 군주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정조가 2년 만 더 살았어도 조선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조선의 역사가 이들을 모두 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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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의 수수께끼 -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
김영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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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본이 저지르는 한국사 왜곡에 대해서는 언제나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어떠한가? 일본에 품고 있는 관심의 절반 정도 될까? 실제로 그들이 어떻게 역사를 왜곡하는지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그만큼 정부도 정계도 학계도 매체도 관심이 적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0년 들어서면서 중국에서 은밀하게 자행되고 있는 한국사 왜곡에 대해 한국민들의 관심을 높아졌다는 것이다. 결정적인 계기는 2002년부터 시작된 동북공정 프로젝트다. 매스컴에서 동북공정에 대해 떠들기 시작하자 네티즌들은 물론 정부와 정계, 그리고 학계에서도 규탄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고조선사를 비롯 고구려사, 발해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 하는 중국의 억측을 향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을 뺀 이들 주류들의 목소리도 냄비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 그치고 말았다. 너무 빨리 식어버린 것이다. 정부 차원의 대응책 모색이나 정계와 학계가 연대해서 체계적 대응책 마련을 해야 함에도 언제나 순간적인 이미지 관리나 이벤트성 대응에 그치고 만다는 것이 씁쓸할 따름이다. 그들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안타깝고 씁쓸함에 그칠 뿐인가에 대한 답을 <중국사의 수수께끼>(김영수 지음/랜덤하우스 간)의 저자가 던져 주고 있다. 초반에 너무 흥미와 재미 위주의 이야기들로만 가득 담고 있어서 기존의 흥미 위주의 역사서들과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다 읽은 지금 그 생각을 고쳐 먹었다. 독자를 설득하고자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지만, 오히려 독자들이 크고 작은 힘이 되어 한국의 정부와 정계, 학계, 그리고 다른 분야의 지식인들을 설득시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머물렀다.

저자는 요(堯)임금이 순(舜)임금에게 '선양(禪讓)'이라는 이름으로 절대 권력을 넘겨주는 것에서 이 책의 첫머리를 열어간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요순임금의 선양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역사가 남긴 흔적에서 발췌해 알려 주고 있다. 저자는 시작을 왜 선양으로 했을까? 독자들이 중국사를 비틀어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발점으로 여겼던 건 아닐까?

제1장부터 제3장까지는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중국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 사이사이 한국사도 조금씩 끼워넣으면서 은근하게 독자가 비교해 볼 것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제4장으로 들어가면서 중국사의 진짜 수수께끼가 무엇인지, 왜 수수께끼라 이름했는지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조금씩 커튼을 올려 주고 있다. 중국을, 위에서 아래로 좌에서 우로 그리고 사선으로 중국 전체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길라잡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운하에서는 중국 역사가 가지고 있는 저력을, 사막에서는 중국의 미래적 잠재력을, 진시황릉에서는 중국 황제의 막강한 힘을, 화폐에서는 중국의 시장경제의 튼튼한 역사성을, 관리 제도에서는 중국의 철저한 선진형 제도를, 이상주의자 제갈량에서는 현재 중국 역사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의 선택 이유를 보여 주고 있다. 중국 역사의 과정 전반 들여다 볼 수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대운하는 광할한 중국 영토를 위에서 아래로 가로지른다. 부족한 수자원을 보충하고, 원활한 물자 이동과 군사력 이동으로 강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절대 권력자의 염원의 발원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 대운하의 건설이 한 나라의 흥과 망이 반복되는 속에서도 장장 1700년 동안 변함없이 건설과 보수관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대운하가 중국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경제 성장과 문화 발전, 민생 안정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 시대만을 엿볼 수 있는 시황릉은? 이 책에서는 만리장성의 웅장함보다 시황제의 황릉에 역점을 두었다. 그것도 단순히 황릉만을 언급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현대에 와서 황릉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통치자의 입장과 지방자치의 입장, 그리고 역사학자들의 입장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시황릉 전체가 아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진용 유적에 국한 되어 있는데 말이다. 왜일까? 유적을 대하는 자세가 한국과 상이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의 땅파기 놀음도 아닐진대 우리내의 역사발굴 인식은 문화재청의 어린아이식 발상으로 심하게 말해 도굴에도 정당성을 부여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에 반면교사를 삼게 하려는 것이라 보았다.

각 성, 자치구, 직할시의 문물기구와 고고연구기구 및 대학 등은 과학적으로 연구, 진행되는 고고 발굴을 위해 반드시 발굴 계획을 제출하고 국가문화행정관리 부문의 위원회에 보고하여 중국사회과학원의 심사를 거친 다음 국가문화행정관리 부문의 비준을 거쳐야만 비로소 발굴을 진행할 수 있다.

이 글이 가슴에 와닿고, 한국의 현실이 부끄러운 이유다. 아래는 한국의 문화재청를 대하는 지침이다.

2007년 5월 7일 대한민국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 조사업무처리지침'이라는 매장 문화재 발굴 조사 기준 완화 지침을 발표했다. 그 요지는 ① 대학 박물관 발굴 제한 규정(발굴 기간 연 150일 이내, 발굴 면적 4,000평 이내)의 철폐, ②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되는 발굴 기준의 완화(발굴 예상 기간 100일 이상에서 200일 이상으로) ③ 발굴지도위원회 개최 간소화(출토 유물이 없거나 규모가 작은 발굴은 1인 지도 가능) 등이다. 또 발굴 조사 완료 후 2년 이내(2년 연장 가능)에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를 기간 내 제출하지 못했더라도 소규모 발굴은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이것뿐이랴. 수천 년을 이어온 관리 제도는 어떤가. 지금 중국이 세계를 향해 솥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56개 소수 민족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관리 제도가 그 바탕에서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중국 역사의 하나의 나라의 모습이 아닌 저자의 말처럼 중국 전시대와 세대를 거듭해 수정해 오면서 철저하고 완벽하게 다져진 제도인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에 가서 제갈량을 왜 거론했을까? 무엇보다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고 자식 교육을 강조한 제갈량을 말이다. 또 제갈량이 두 가지가 부족했던 유비를 선택한 이유를 왜 강조했던 것일까? 제갈량을 통해 도덕과 윤리가 무너지고, 철학과 주체성, 자주성과 독립성이 무너진 현재 한국 사회를 통찰해 보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현재 중국이 이러한 한국 사회의 약점을 이용해 중국 고대사에 공백으로 남아 있는 하(夏), 상(商), 주(周, 서주)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연대를 확정하는 국가적 사업인 단대공정(斷代工程)이라는 엄청난 도발을 강행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저자는 걱정한다. 중국의 야욕을. 그리고 중국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일제 식민사관의 망령들을 말이다. 그는 아직도 학계의 중심 세력이자 후진 양성 중심측들이 식민사관에 단단히 갇혀 있는 학자들이란다. 그들이 저지르는 말과 행동들은 그들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유구한 역사를 스스로가 부정하는 꼴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한국사를 이끌어가는 진정한 역사학자인지 아이러니하다. 그들의 크나큰 잘못으로 우리의 풍납토성이 연대도 맞지 않는 중국의 군현인 대방군 치소가 되었다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전체를 하나로 보고 전체 속에서 행간을 읽어가야 한다고 본다. 각 장에서 거론되는 중국의 역사들을 퍼즐 맞추기 식으로 좇다보면 중국사의 '수수께끼'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저자의 의도에 보다 가까워지고, 본문 사이사이 숨겨 놓은 온전한 한국사를 위해 바로잡아야 할 것들과 우리들이 해야할 노력들을 보게 될 것이다. 중국이 역사를 무기로 삼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한국의 고대사를 그들이 쥐락펴락 하게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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