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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be happy -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오혜경 옮김 / 지식노마드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한동안 기분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애쓰고 애써 보았지만 기분은 끌어올린다고 순순히 따라 올라오는 순종파가 아니었다. 제길슨! 내 기분도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니. 그래도 기분, UP!을 위해 뭔가 행동을 취해야 했다. 하지만 행동을 취하려는 순간, 난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결코 행복한 사람은 아니라고.
'나는=행복하지 못하다'가 성립되려 하자 기분은 녹아내리는 엿가락처럼 정처없이 아래로 아래로 처져만 갔다. 행복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래서 <How to be happy>를 잡아들었다. 정말 이 책에서 뭔가를 찾고 싶었다. 그리고 해결책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난 아쉽게도 이 책에서 해결책을 찾아내질 못했다.
처세서에 가까운 이론의 나열, 그리고 답안지가 없는 사례들이 와닿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시대에 뒤떨어진 사례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본문 내용보다 체크리스트에서 도움을 받았다.
'행복한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로 시작되는 이 책은 행복하지 못한 이유와 행복한 이유를 과학적으로 접근해 논리와 타당성을 겸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물음에 저자는 '행복 개입'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행복 개입이란 어떤 행복 증진 전략이 효과가 있으며 왜, 어떻게 그런지 알아내려는 목적으로 실시하는 실험이라는 것이다. 즉, 실험적인 개입을 통해서 얻은 연구 결과는 보다 증진된 행복을 누리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저자는 시종일관 당당하고 자심감과 자부심이 넘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보여준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의 과학적 진단과 평가, 그리고 연구 결과에 대해 순종할 것을 강요하는 것같아 좀 부담스러웠다. 그러니 지나치게 자신감에 차 있는 저자가 어찌 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는가.
그건 그렇고 저자는 '어떻게 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거침없이 행복에 도달하는 방법과 각각의 사람들한테 가장 잘 맞는 전략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전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지도와 열두 가지의 행복 증진 전략을 제시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받은 부분은 바로 체크리스트다. 행복 설문지에 해당하는 체크리스트는 구체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 물음 하나하나를 체크해 나가다보면 지금의 나의 심리 상태와 정신 상태 등을 객관적으로 되돌아 볼 수 계기를 마련해 주는 장점이 있다. 때로는 상담해 주듯 처방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행복 설문지인 체크리스트는 좀더 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었고, 닫혀 있던 길을 열어 주었다. 체크리스트를 중심으로 저자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면 자신을 진단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체크리스트 때문에 책을 읽을 때 순서를 바꿔가며 읽기도 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스스로 행복해지겠다고 결심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은 오직 나만이 가지고 있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행복과 불행은 모두 나로부터 만들어지고 사라진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행복을 위한 통계치로 나를 돌아보면 그나마 다행으로 행복의 조건 100% 중 나의 유전적 설정값의 50%가 긍정과 낙천의 힘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환경의 10%도 그럭저럭 만족하니 남은 것은 전적으로 나의 행동과 생각에 따라 달라지는 의도적 활동 40%를 어떻게 만드느냐다. 40%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역시 볼 탓이다. 나는 이를 적게 보기 때문이다. 40%중 절반 이상은 행복 가까이 다가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행하다 느끼는 순간 행복을 떠올리게 된다. 행복하면 행복을 매순간 잊는다. 불행이 지속되면 안 되겠지만 불행을 겪은 뒤 찾아온 행복은 더욱 눈에 띄기 마련이다. 행복이 전 인생에 걸쳐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가치를 알게 되는 것이다.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은 인정한다. 하지만 연습만으로 찾아오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도 알았으면 한다. 힘들게 얻은 행복은 쉽게 떠나지 않다는 것도 알자. 불행했던 때를 떠올리면 그 가치는 더욱 귀하게 될 것이다. 어쨌든 행복은 누구나 만들어갈 수 있는 유형의 결정체라는 것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