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간질거려서 수박을 따고 말았다. 이틀전부터 열린 수박 세 개를 통통 익었나, 안익었나... 자꾸 두드려보니, 옆에서 남편이 '수박 익기도 전에 상하겠다.'라고 말한다. 거름 없는 밭에서 키우는 거라, 그리 커지는 않을거야 혼잣말도 하며, 결국 한달이나 한달반 기다려할 것을, 채 익기도 전에 따버린다. 이 조바심도 몇 년이 지나면 사라지겠지.

어렸을 때 소풍날 일찍 일어나서 비가 오나, 안오나 쳐다보던 아이의 설레임을 닮은 조바심. 

가족들과 텃밭에 갔다와서 작은 수박이나마 맛있게 먹었다. 아직 씨가 까매지지 않았는데도 참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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