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래시장에서 사온 배추 두 포기를 썰어서 1시간 반정도 간 절였다가 김치양념에 버무렸다. 그냥 익히지 않고 겉절이로 먹을 요량이었다. 이렇게 간단히 담은 이 김치를 상에 올리니 딸애가 맛있다고 잘 먹는다. 다른 반찬도 없이 밥에 김치만 먹으니 참 기특하다. 김치를 잘 안먹는 아들은 가장 고소한 노란 속잎을 챙겨서 밥 위에 놓아둔다.  

우리 밭 배추는 벌레가 많이 생겨 제대로 커지를 않고 있다. 사람도 배추를 좋아하지만, 벌레는 너무 좋아한다. '어찌 되겠지'란 만사태평의 마음으로 벌레는 잡지 않고 곁에서 풀만 매고 있다. 저녁마다 김치 관련 책을 읽으니 다음에는 갓을 키워볼까 싶다. 갓김치에, 그리고 붉은 갓으로 물들인 물김치 사진을 보니 한 번 꼭 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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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서 오래된 김치 관련 책을 꺼내든 것도 텃밭이 생겨서, 별스럽게 녹즙기를 산 까닭도 텃밭이 생겨서, 아침에 가지전을 부친 것도 텃밭 덕분인데... 자꾸만 비가 내려서 그것도 빗발이 굵어서 텃밭에 가질 못하고 있다.  

수박과 토마토의 순도 질러주고, 가지도 따서 아랫집에 드리면서 "이번에 주신 묵은지 정말 맛있습니다."라고 인사도 해야 하는데. 여기저기에 난 잡초도 없애고 거름도 해야 되는데, 비가 자꾸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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