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일어나서 창을 여니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장마이긴 장마인갑다. 비 때문에 사나흘간 텃밭을 가지 않으니, 마음이 자꾸만 보챈다. 흙 냄새 좀 맡아보자고, 결국 남편을 졸라 차를 타고 밭을 갔다. 며칠 안 본 사이에 고추가 수북히 달렸고, 오이도 많이 통통해져 있었다. 손톱만한 작은 수박도 두 개나 달려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흐뭇했다.  

결국 고추 한 움큼, 오이 세 개를 따서 기쁜 마음으로 돌아온다. 농약이 없는 거라, 그냥 껍질째로 남편과 툭툭 썰어서 쌈장에 먹었다. 이십대 처자들이 셀카로 사진을 찍어 올리듯이 나도 쟁반에 담은 오이와 고추에게 얼짱 각도로 주문하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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