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숍 오브 호러즈 1
아키노 마츠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5월
평점 :
품절


영화를 분류할 때 컬트 영화란 쟝르가 있다. 소수의 특정 관객이 열광하는, 황당한 인물 설정과 예상 밖의 사건 전개를 가진 독특한 영화를 말한다. 굳이 만화를 영화처럼 구분하자면 이 만화도 컬트 만화라고 불러야겠다. 사실 만화의 속성상 소수의 관객 또는 독자가 열광하지 않고, 황당한 인물이 없으며, 예상 밖의, 혹은 말이 안되는 사건 전개가 없는 만화가 어디 있겠냐만은... 이 만화는 매우 컬트적이다.

허름한 중국인 거리에 여자인지 남자인지 애매모호한 중성적인 매력이 철철 넘치는, 눈동자의 색깔이 각각 다른 D백작이 있다. 그 백작의 가게에 삶과 인간관계에서 상처입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찾아온다. D백작은 이런 그들에게 애완동물을 파는데... 애완동물을 사간 사람들은 대부분 다시 똑같은 상처를 입고 파멸하거나 또는 여러 가지 변주의 슬픈 결말을 보여 준다. 이 만화는 사람이 짐승같고 짐승이 사람같은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오가는 비현실적인 사건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한 토막 한 토막의 이야기를 음미하면서 읽어도 좋다.

나는 이 만화에 열광하는 소수의 독자가 되었다. 이 만화는 독특하고 개성적이며, 그렇기에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 현실과 꿈의 모호한 경계, 그것이 보여주는 이야기의 슬픈 아름다움. 단순한 얘기에 싫증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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