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누군가가 쓴 책에서 읽은 건데, 고양이에게는 내일을 생각하는 뇌가 없데. 결국 지금 잘 곳과 먹을 밥이 있으면 행복한 거지.

키사라기: 편할 수 밖에 없겠네....(중략)...사람은 뇌가 좋아서 미래의 불안도 산더미 같고 미래의 기대로 산더미 같아서...하지만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베개가 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 내일 일은 내일에 맡기고 새끼 고양이처럼 푹 자야지.

-만화 '결혼적령기'에서.

신혼부부의 일상사를 그린 소박하면서도 재미난 이야기. 4권의 마지막 장의 주제가 '고양이의 내일' 이었다. 흠칫, 했다. 나 역시 여주인공 키사라기처럼 버려진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는 입장이라서. 그 고양이를 보면서 처음 '미래'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고양이란 종족이 인간과 함께 번성할 수 있을까 하며 가능성을 점쳐 보았다. 그래서 마침 알라딘의 온라인 서재명이 '고양이의 미래'가 되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책을 몇 년전에 재미있게 읽었고, 그 때는 결말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오늘 다시 처음부터 읽고 있는데 4권의 마지막을 읽고 책을 덮는다. 내 생각이 나 혼자만의 것일까? 내 머릿 속에 떠오른 의구심. 몇 년전에 읽었던 만화의 장면이 복사된 게 아닐까. 키사라기처럼 버려진 고양이를 줍게 하고 서재명도 그렇게 단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내 생각과 행동이 어느 다른 이의 것을 그냥 '복사하고 붙여쓰기' 한 것처럼 느껴질 때...

세상에 흔한 게 우연이지만 그 우연이 정말 우연일까 의심케 한다.

 

 

...어떤 이의 생각도 혼자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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