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처럼 나남신서 1834
김병일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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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처럼> - 김병일

 

지난 한 주 선비의 향기에 물들었다.

김병일 님의 <선비처럼>은 퇴계선생님의 향기가 짙게 배어 있다.

 

선비란 '선비'외에 다른 말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냥 살다가 누군가가 어떤 행동이나 삶의 자세에서 "저사람 선비같다."란 생각이 떠오를 뿐이다.

 

"선비같다"에는 참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선비같다는 것. 매우 단정하고 차분한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눈빛은 맑고, 의복은 언제나 단정하며, 말은 차분하다. 과묵하되 헛되이 말하는 법이 없다.

생각은 깊고, 자기관리에 그 누구보다 철저하다.

 

선비같다는 것.

존경스럽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배울게 너무 많고 닮고 싶어지는 사람. 지금의 말로는 '멘토'쯤 될까?

아니 멘토라는 말 보다는 리더가 더 어우릴리겠다. 더 나아가면 큰 사람 '대인'이고, '성인'이다.

 

선비같다는 것.

인의예지와 충,효를 행하는 것.

 

인! 어질다. 어진사람. 의예지신이 모두 인에 들어 있다.

어질다는 것은 의로우며, 예의있고, 지혜롭다는 것.

 

옳은 일을 하고, 예의를 지키며 , 지혜롭다.

국가에 충성하며, 부모에게 효를 다한다.

 

이중에서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된다.

의롭지만 예의가 없으면 안된다.

예의가 있지만 지혜롭지 못하면 안된다.

지혜로워도 의롭지 않으면 안된다.

 

세상에는 의로운 사람, 예의있는 사람, 지혜로운 사람은 많다.

모든걸 다 가진 사람은 정말 드물다.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지금의 프란치스코 교황이나 법정스님같은 인물이 '선비'라고 불러볼 수 있을까

 

지혜롭게 의로운 일을 예의로써 행하는 것.

그렇게 스스로 어진사람이 되는 것.

사람다움을 알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람.

자기관리는 철저하고, 타인에게는 배려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람.

그런 사람이 '선비같은'사람이다.

 

선비정신!

매,난,국,죽 사군자가 생각난다.

조선시대 선비하면 생각나는 것. 사군자.

선비들이 사군자에 빗대어 선비정신을 가다듭는다.

 

봄 꽃이 피기전 겨우내 내린 눈이 아직 녹기도 전 추운날 눈을 뚫고 꽃을 피어내는 매화.

여름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세상에 향을 은은히 퍼뜨리며 홀로 꼿꼿이 서있는 난초.

가을 꽃들이 추워지는 날씨에 꽃을 떨어뜨릴 때, 마지막까지 피어 가을을 맞이하는 국화.

겨울 꽃은 지고 낙옆은 떨어지고 찬 바람은 매서우며 눈이내려도 초록의 빛을 잃지 않는 굳건한 대나무.

 

사군자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선비 정신을 다잡는다.

 

선비처럼산다는 것.

강한 정신으로 인,의,예,지를 실천하며 충과 효를 다하는 것.

 

까만 갓

은은함이 물든 도포자락.

바람에 날리는 선비의 향기가 내게로와 물들인다.

 

선비가 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옛 선비들의 정신을 조금만 느껴 보자.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 지혜롭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

언제나 예를 다하며, 옳은 일을 하는 것.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운것을 꼭 실천 하는 것.

 

작은 변화, 작은 행동이

자본에 물든 우리 사회에 바람이 되어

선비의 향기로 물들이기를 바란다.

 

저자는 책속에서 세월호 사건 부터 땅콩회항 사건, 무릎사건, 각종 갑질 사건들을 얘기하며

정신의 부재를 지적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예"의 부재를 말한다.

당연히 행해야 하는 것. "예"

 

서양의 귀족이나 기사들은 의무와 책임을 말한다.

그래서 "노블리스 오블리제"같은 말이나 "기사도 정신"이란 말이 있다.

귀족으로써의 의무와 책임, 기사로써의 의무와 책임.

 

우리의 '선비'는, '선비처럼'은 의무와 책임이 아니다.

그저 사람으로써 당연해야 하는 것. 사람이기에 사람답게가 당연하다고 하는 것이다.

선비의 사람대함은 계급을 뛰어 넘는다.

그랬기에 신분제 사회 조선이 500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선비의 이름은 우리 DNA 속에 남아 있다.

 

사람답게, 사람다움을 회복하는 것.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행동하는 것.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선비처럼은 어려운게 아니다.

 

우리 몸속에, 가슴속에 남아 있는 그 마음.

선함을 느끼고, 인, 의, 예, 지 를 실천하는 것.

조금씩 조금씩 신비의 마음을 깨닭고

실천하다 보면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선비의 나라가 되어있을 거다.

 

동방예의지국, 선비의 나라, 찬란한 아침의 나라.

잊었던 이름들을 다시한번 불러 온다면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 되어 있고, 김구선생님이 꿈꿨던 문화로 꽃피운 나라가 되어 있겠다.

 

시작은 어색하고 힘들더라도

지금 부터 하나 하나 실천해 보자.

작은 것 하나 함부로 하지 않음을.

 

대한민국 모두가 선비처럼 꿈꾸며 선비의 향기를 가득 담기를 바란다.

 

 

(지난 일주 책을 읽고 리뷰를 쓰지 못해 몇번이나 썼다 지우길 반복했다.

이 글 역시도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한 것 같고,

뭔가 더 다듬어야 될 것 같고, 문장을 바꿔야 될 것 같은 기분.

그렇게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 보니 이젠 겁이 났다. 글을 쓰지 못할까봐.

'선비'를 생각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단순의 사전의 정의처럼 한 줄로 끝낼 수 없는 것이 '선비'다.

지금에 와서는 주변에 '선비'다운 사람, 진정한 '선비'가 없는 것도 문제였으며,

살아오면서 한번도 만나 보지 못한 유형의 사람을 상상하기란 신을 상상해보는 것 만큼 어려웠다.

선비에 가까운 사람이라 하면 법정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만 생각 날 뿐이다.

TV속에 비춰지는 수많은 사람들. 선비의 기준을 놓고 보니 부족함이 너무 많다.

물론 뉴스속의 인물들은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렇다 보니 선비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막연할 수 밖에 없고

그 막연함을 글로 남기는 것은 더 힘든 일이 되었다.

이 글 또한 지우고 싶지만 지금은 그냥 두기로 했다.

28살의 내가 생각해 본 선비는 조금 담겨 있기에.

나이가 어릿탓으로 돌리고 싶지만 곧 서른을 앞두고 있다는 생각에 어리다고 할 수도 없다.

저자가 강조한 선비다움은 결국 '사람'다움이였다.

자본주의에 빠져서 '자본'다워진 세상에서 '사람'다움을 회복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 될까?

대한민국 사회문제의 대부분은 정신적 가치의 부재라고도 했다.

그 정신은 무엇일까?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정신적 가치.  서양의 귀족과 기사들의 책임과 의무를 예로 비교하니 조금은 알것 같았다. 일제를 격은 이후 어쩌면 우리 무의식에는 피해의식이 아주 깊게 자리 잡았기에 '자본'에 매달렸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사람다움을 회복하는 것은 피해 의식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다시 읽고 또 생각해보니 그냥 지금부터 내가 느끼고 변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유행하는 아들러의 심리학이 아니더라도.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 실천을 통해서 알아가는 것 또한 옛 선비들의 교육방식인걸 알게 되니 생각이 변했다.

행동과 정신은 상호 보완적이겠다.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기도 하고,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

어떤 것을 우선시 하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어렵지만 옳음을 생각하고 행동해보기로 한다.

작심삼일을 딱 33번을 하고 하루만 더하면 100일!

100일이면 의식하지 않아도 행동할 수 있을 만큼 바뀌기엔 충분한 시간같다.

 

너무 서양의 문물에 물들여 우리의 뿌리 마져 흔들렸던 것을 생각해 본다.

서양과 동양, 전혀 다른 문화를 간직하고 발전해 왔기에 같을 수가 없다.

지리적인 환경역시 다르기에 사람의 기질이 다르다.

좋은 것은 있겠지만 안맞는 옷을 억지로 입다 보니 탈이 났다.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옷이 있었다.

모든 것을 버리지 않아도 멋만 내는 정도의 변화만 주어도 충분히 서양옷의 좋음을 담아 낼 수 있는 옷이

선비처럼은 그런 우리 옷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역사속에서 나쁜 면도 분명 있었겠지만 나쁘다고 좋은 것 까지 버려버린것은 우리의 실수 였다.

이제라도 좋음과 나쁨을 구별할 눈이 생겼고

좋음을 받아들여 변화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음을 알고 있다.

남은 것은 실천하는 것! 처음 서양의 문물을 들여올때 만큼 어색하고 힘들겠지만.

우리 몸속에는 아직 남아 있어 쉽게 다시 찾아 적을 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져 본다.)

 

선비는 말로 꾸짖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준다.

말로 꾸짖으면 대들고, 행동으로 보여주면 따라온다.

하기 싫은 일은 남 주지 말며, 좋은 자리는 남 먼저 준다.

 

<선비처럼>을 통해 '선비의 향기가 내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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