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는 마음 - 아름다운 숲 나남수목원 나남신서 1810
조상호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남출판사 서평단활동으로

조상호님의 <나무심는마음>을 만났다.

 

책을 말하기 앞서 나남출판사와의 인연을 먼저 이야기 하고 싶다.

 

나남출판사를 알게된건 2006년 대학교 입학과 함께였다.

사회복지학과 06학번으로 입학하고 사회복지학 전공자라면 누구나 배우는 "사회복지개론"

나 역시 대학 교재로 정해진 "사회복지 개론"을 접했고 나남출판사에서 출판을 했으며 저자인 '표갑수'교수님이 사회복지학 개론을 강의하시는 그 교수님이란 것도 대학생활 3주차가 다 지나서야 알게 됐다.

 

사회복지의 길을 걷게되리란걸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지금도 정확히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모호함 속에서 방황하고 있지만...

2006년 그때엔 직업이란 것의 막연함도,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열망도, 꿈도 없었다.

 

다만 지겨운 고등학생까지의 주입식의 입시 교육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과

이젠 당당하게 어른이야 라고 말 할 수 있겠다는 치기 어린 들뜸뿐이였다.

 

그후 9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사회복지의 '개론'이란게 무엇인지 모르는 나이이고

어디가서 어른이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없는 대다수의 또래와 같은 그저 그런 대한민국에서의 취준생으로 지내고 있을 뿐이다... 그 시간 동안 발전이란 있었는지 지나온 과거의 무게와 다가올 미래의 무게가 현재에 겹쳐 고개조차 들지 못하도록 짖누른다...

 

2006년 어떻게 선택하게 된 사회복지학을 통해서 만나게 된 출판사 나남.. 그후로 전공 수업의 많은 교재들이 '나남'출판사의 책들이였고 군대를 갔다와서 본격적으로 책과 공부에 빠져 들어 스스로 찾아본 책들도 '나남'출판사의 책들이 였다. 이제와서 돌아보니 사회복지학은 언제나 '나남'출판사 덕분에 지금까지 발전한듯 싶다.

 

나남출판사의 눈으로 선별되어 출판된 그 책들이 없었다면 깊은 이론 수업의 자료를 힘겹게 번역에 매달려 구할 노력... 편집과 시기가 너무 늦는 바람에 매년 바뀌는 이론들을 담지 못하는 책들로 공부했을 그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사회복지학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지쳤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나남출판사와 가까워 진것은 작년 이맘때 부터 시작한 나남출판사 서평단 활동...

이젠 책좀 읽어 보자 마음 먹고 블로그에 읽은 책들에 대한 감상을 조금 씩 남기던 중에 우연한 기회로 시작했다.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그동안 읽은 책이 꽤나 된걸 보면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여전히 '서평'이랍 시고 남기는 글들은 평론의 글이 아니라 그저 20대 독자록써 짧고 두서 없는 이야기들 뿐...

 

그렇게 '나남 출판사'를 접했어도 오늘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출판사의 발행인이 '조상호'님이란 것을 몰랐고

나남출판사의 '나남'이란 이름에 '나와 남이 어울려 산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줄도 몰랐다.

 

나남출판이 36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지훈상이 15주년 기념인 것도...

'나남'의 독사로서 너무 무관심 했었나보다...

 

'나남'에서 출판된 책은 모든 원고를 직접 읽고, 36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2천여 종이 넘는 책이 출간됐다는 것을 알고 나니 시간이 주는 힘과 오랜 시간 한길을 바라보며 꾸준함으로 쌓인 결과에 경외심이 들었다.

 

우연히 시작된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나무와 함께한 발행인이자 저자인 '조상호'님의 역사가 담겼다고 할까?

책 만드는 한 길을 걷다 책에서 나무를 심는 사람이 된 이야기들...

 

나무 하나 하나 전부 사연이 있고 나무 하나 하나에 마음이 담겼다.

<나무 심는 마음>은 '책 만드는 마음'과 같음을 느꼈다. 하나 하나 정성 아닌 것이 없고

하나 하나 시간이 꼭 필요하며, 하나 하나 사람을 만든다는 공통점이 결국 나무와 함께 하게 만들었다.

 

1부에서는 나남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함께한 나무들과 책 만들던 사람이 나무를 보게된 경위를 담고 있다.

소나무가 좋았다가 이제는 계절따라 색을 달리 하는 활엽수가 좋다고 말하는 이야기들을 들여다 보면 그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 경험한 모든 것들... 지금의 나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왔지만 같은 시간 속에서 바라보는 곳이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읽는다.

 

2부에서는 시간을 뛰어 넘으며 나남출판의 시작부터 지훈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와 아직 진행 중인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강력한 끌림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못했을 이야기들... 강렬함이 있었기에 지금에 이르기 까지 우연과 우연이 겹치고 겹쳐 인연이 되었을 이야기를 보면, 내 아버지와 다른 시대를 살았고 내 할아버지와도 다른 시대를 살아온... 그 중간 어딘 가쯤의 시간을 멀리서마나 짐작으로 상상해 본다.

 

88년생으로 서울에서의 올림픽은 역사속의 이야기 이며 같은 공간에 있었던 2002년의 서울광장은 학교라는 상자속에 10대의 치기에 어른들과는 다른 시간을 보냈다. 조금이라도 공감하는 것은 2009년 5월의 노란 물결...

20대도 반을 넘어서면서 부터 조금씩 느꼈던 것을 저자는 먼저 살았던 어른으로써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더 많은 것을 위해 나아가리라 했던 듯 싶다.

 

당시에 나는 투표의 중요성만을 짐작 했을 뿐이고 곧 있을 시험과 내몰린 사회속에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멀리 미래를 준비하기 보다는 눈앞의 현실에 이리 저리 휩쓸리고 있었다...

 

시간이 더 흘러 시청앞 광장은 다시 촛불로, 또 노란 물결로 물들기를 반복 하며

많은 이야기들이 권력에 평화적으로 때론 억눌린 폭력으로 대화를 시도 했다. 그 많은 날들의 외침들은

노란 깃발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였고, 앞날의 시간 속에서도 매아리로 남아 맴돌겠지...

 

세월 속에 시대 정신을 잡고 언론과 출판의 힘으로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심는 출판... 그리고 나무...

 

3부에서는 여행하며 배운 것들로 균형을 생각해 보게 하고

어느 곳을 가나 우리 민족의 흔적을 발견하여 풀어내는 글들이 배움의 의욕을 불태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간접접으로 느끼면서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내가 진정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잘 살아왔던가? 싶기도 하다.

아직 살아갈 날들이 많으니 그 시간들이 있음을 위안 삼아 열심히 배우고 또 배우리라 다짐을 한다.

 

그 바이칼 호수, 시베리아의 바람 속에 항일 투쟁과 나라잃은 민족의 아픔이 불어 오고

살아 숨쉬는 터키궁전에서 콘스탄티노풀의 함락이라기 보다는 이스탄불의 탄생을 바라보는

그 멀리 보고 넓게 보는 눈과 앎의 깊이가 이땅에 수백년을 살아온 거목같다.

 

4부 어울러 사는 사람들의 숲에서는 김서령, 이길우, 고혜련, 박은경이 함께한 "조상호"의 숲을 거닌다.

 

사람들에게 책을 심었고 그 책이 수백년은 거뜬히 갈 수 있는 단단한 뿌리를 심고 있는 책<나무 심는 마음>

아직이라 하겠지만 이미 커다란 숲이며, 숲속에 우뚝 쏟은 거목이된 "조상호"님의 글을 이렇게 접했고,

나남 출판사의 책들이 주는 질문들과 깊은 사색의 시간들을 가질수 있는 것은 뒤늦게 시간을 견디고 있는 사람으로써 큰 행운이다.

 

 

[책 속의 문장 들]

 

62쪽

 "도시의 사냥꾼들이 더 많은 이윤 창출을 위해 격돌하는 콘크리트 숲에서 부딪치는 인간의 탐욕에 실망할 때마다 태고의 원시적인 바람과 향기가 넘실대는 거대한 나무의 숲을 만들어 그곳에 포근히 앉기고 싶은 야무진 희망을 꿈꾸었다."

 

64쪽

 "사람이 죽으면 그의 우주도 없어지겠지만, 한 지식인이 묻히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데,"

 

65쪽

 "'눈이 녹으면 물이 된다'는 대답보다, '눈이 녹으면 봄이 온다'가 더 자연을 읽는 깊이가 있다. 그래서 봄은 푸르름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색깔로 온다."

 

71쪽

 "조금 불편하게 사는 것이 올바른 길일 때도 있다. 살면서 부딪히는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에 판단이 어려울 때가 있기 마련이다. 항상 선택지가 마련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손해보는 듯한 조금은 불편한 기을 택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후회가 적다."

 

86쪽

 "자연이 뿜어내는 색깔은 다양하다. 낙엽이 되어 땅으로 회귀하기 직전이어서 그 화려함은 절정일 수밖에 없다. 사라져가는 것에대한 아쉬움이 더해져서 그렇다."

 

89쪽

 "낙엽이 예비된 단풍은 처연한 아름다움이다. 선비의 가을앓이는 어디서 연유하는 걸까."

 

93쪽

 "이름은 권력이다. 형식의 반복이 실질이 된다면 이름을 자주 불러야 한다. 우리는 이름을 남기려는 욕망에 애면글면하지만, 꽃과 나무는 그 모양이나 속성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기도 한다. 그것이 선조의 지혜가 담긴 정명법일 수 있다."

 

105쪽

  "쓸모없는 생명이 있겠는가. 생명은 그 스스로 존재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120쪽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127쪽

"마침내 세상 가장 큰 책을 쓰고는

흙 묻은 등산화에

낡은 청바지를 입은 그도

한그루 느티나무 되어

책속의 쉼표로 찍혔다

겨울에도 푸른 쉼표로."

 

158쪽

 "절벽이라는 과거의 관념에 구속되어서는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없다. 이제까지 '꿈은 이루어진다.'의 신념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온 호시우행의 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힘들고 어렵다고 해서 지금까지 온 길을 다시 되돌아갈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보이지도 않는 적들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할 일은 아니다."

 

165쪽

 "권력은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서 이렇게 함께하는 것이라고 경복궁 너머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세속권력에게 더 많은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169쪽

 "세월도 강물도 쉬지 않고 흐른다. 같은 흐름이면서도 보이지 않게 흐르는 것은 세월이고, 말게 혹은 탁하게 그 흐름이 보이는 것은 강물이다."

 

206쪽

 "원래 권력은 건달과 깡패 기질이 승한 이가 얻는 것이지만, 집권 후에도 건달로 살면 생명은 길지 못하다."

 

255쪽

 "시베리아의 푸른 눈, 초승달 모양의 바이칼은 이제 만월로 두둥실 떠오를 일만 남아 잇는지도 모른다."

 

284쪽

 "제국의 경영은 무력의 위세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지적 인프라가 선행되어야 한다."

 

 

많은 문장들에 덕지 덕지 포스트잇을 붙였지만

다시 읽고 또 다시 읽어도 지금으로써는 볼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건 시간이라는 마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4년후 나남의 40년쯤이 되어서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 10년이 지난후 45년.. 아니 5년.. 10년이 지날때 마다

나무처럼 내 생각도 자라나고 보는 눈도 넓어 질까?

미래의 세상을 예상하고 예언하지는 못하지만 막연한 기대라도 한번 가져본다.

 

수백년 시간을 이땅에서 살아낸 거목들에 비한다면 아주 잠깐의 시간을 살면서 참 많은 일들을 많들어 내는 인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 속에서 수백년의 시간을 흉내라도 내는 것은 "책"이라는 인간들 만의 나무가 끊임없이 자라나기 때문이다.

 

에세이는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천천히 읽고 또 읽으며 도통 끝을 못보지만

서평단 활동이라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담아 봤다.

 

<나무 심는 마음> 내 마음속에 그 어떤 위협에도 꺽이지 않고 거목으로 성장할 나무 한그루 심었다.

 

[이 글은 나남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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