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을 다시 날게 하라 - 코드 레드에서 코드 그린으로

퓰리처상 3회 수상에,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세계는 평평하다>와 같은 쟁쟁한 저서들로 유명한 미국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신작 <코드 그린>이 출간되었습니다. 원제를 그대로 쓰면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인데요, 뭔가 강력한 임팩트가 없어서인지 본문에 나오는 '코드 그린'이라는 제목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때마침, 오바마가 차기 행정부에서는 '녹색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하여 이 책은 '오바마시대의 핵심 코드를 읽는다'는 컨셉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나는 미국이 자국의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세계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에서 보다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와 시스템, 에너지원과 윤리를 창출하는 일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

"당신이 미국을 좋아하든 혐오하든 미국의 힘을 신뢰하든 불신하든, 뜨거움과 평평함과, 붐빔의 결합은 매우 만만치 않은 난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미국의 실질적인 개입 없이는 의미 있는 해결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분들도 분명 계실겁니다. 미국이 앞장서서 '그린 혁명'을 이룩해 내야 한다는 것이 사실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프리드먼의 말처럼 이제 세계는 '에너지기후시대Energy-Climate Era'에 돌입한 것이 사실이며, 녹색 성장 역시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닌만큼 (논조와 무관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는 책이라 하겠습니다. 때론 날카롭게 때론 위트있게, '녹색'이라는 시대의 코드에 관하여 이만한 분량(580페이지)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현재 프리드먼 외에 또 누가 있던가요. 

개인적으로는 요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다시 읽고 있는데요(코드그린을 제쳐두고;;), 프리드먼의 재치있는 글솜씨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속된말로 하자면, "어찌 그리 말을 잘 갖다 붙이는지")  세계를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대립으로 해석하질 않나, 평평하다고 하질 않나, 이제는 뜨겁고 붐비기까지 하다네요.ㅎㅎ

"그린 혁명에 대한 프리드먼의 통찰력은 깊고, 상상력은 풍부하며, 실천전략은 구체적이다. 미래에까지 지속가능한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국가정책 입안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추천사에서..)


<월드 체인징> 역시 '그린'이라는 코드로 충만한 책입니다. www.worldchanging.com에 들어가보시면 알겠지만, 월드 체인징은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공동체입니다.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친환경', '지속가능한 성장', '웰빙'과 같은 말로 압축된다고 하네요. 이 책은 이러한 '월드체인저'들이 사이트에 자유롭게 올린 글 가운데 알짜들만을 모아 엮은 것입니다.

왼쪽 그림을 보시면, 가운데의 새 이미지를 제외하면 원서 표지와는 완전 다르게 출간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국내서 표지가 눈에 확 띄고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점은 좋지만 책의 컨셉인 '녹색'과 '자연'을 강조한 원서 표지에 끌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튼, <코드 그린>이 녹색 성장의 당위성을 역설한 책이라면 이 <월드 체인징>은 그러한 실천과 노력의 가능성 혹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장'이 될 법한 책입니다. 물질, 주거, 도시, 지역사회, 비즈니스, 정치, 지구라는 큰 주제에 걸친 99가지(목차 직접 세어봤음; 그것도 혹 100개가 아닐까 하고 두 번이나;) 아이디어가 담겨있습니다.

책을 펼치면,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의 추천사가 눈에 확 띕니다.
"이 책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 효과가 이미 입증된 해결책들, 그리고 혁신적이면서 새로운 해결 방법들, 또 아직 시도되지는 않았지만 대담한 해법들을 한데 모아 요약한 책이다."

'이 책의 사용법'이라는 챕터도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이 여기에 나오는 정보들을 읽고 그것들이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계속됩니다.
물론 미래 예측도 계속 됩니다. (탈레브는 예측 따위는 하지 말라고 했지만...)

<2018, 인구변화가 대한민국을 바꾼다>는 좀 더 멀리, 10년 후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탈레브의 말처럼 예측 불가능한 '검은 백조'는 이 책에 없습니다. 다만 현재의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10년 후에는 이러이러한 것들이 유행할 것이라는 거죠. 그리고 그 핵심은 책 제목에서와 같이 '인구변화'에 있다고 말합니다. '인체 장기의 부품화', '물 비즈니스'와 같은 익숙한 것에서부터 '코리안 슬로비족', 'Why 세대'와 같은 생소한 개념들까지, 총 44개의 미래 트렌드가 실려있습니다.

리드앤리더 김민주 대표의 <2009 트렌드 키워드>는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또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 키워드를 선정하여 수록한 책입니다.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을 총 망라하는 240개의 키워드 가운데 80여개는 전작 '2008 트렌드 키워드'에서 약간 수정, 보완하여 수록되었고, 나머지 160여개는 새롭게 소개되는 것들입니다. ('미네르바'도 핵심 키워드로 소개되고 있다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는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박영숙씨의 책입니다. 박영숙 대표는 <유엔 미래 보고서>로도 유명하지요. 1장 '미래를 주도할 트렌드를 따라야 한다'편에 수록되어 있는 아홉 가지 '망한다' 코드가 재미있습니다. 지금처럼 미국만 따르다가는 망하기 쉽다, Y세대의 자아표현을 이해하지 못하면 망한다, 기업이 사회에 공헌하지 않으면 망한다 등등... 

<부의 재편>은 지난 10월 14일부터 3일간 열렸던 '제9회 세계지식포럼'을 결산하는 리포트 형식의 책입니다. 세계지식포럼은 매일경제신문사가 지난 2000년부터 주최해 온 세계적 석학, 글로벌 리더들의 모임으로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이라는 명성을 유지해 오고 있다고 하네요. 올해 참여자들의 면면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경영학의 대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석좌교수, <설득의 심리학>의 로버트 치알디니, <포지셔닝>의 잭 트라우트, 2007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에릭 매스킨, 리처드 레빈 예일대 총장, 더글러스 패긴 골드만삭스 회장 등 정말 이토록 화려한 인물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니,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설레입니다. 포럼에 직접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죠.

패닉, 패닉, 패닉,...
그나저나, 경제 전망은 온통 패닉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2009년에 과연 '희망'은 있는 걸까요.

<라이어스 포커>로 유명한 마이클 루이스(야구광들에게는 <머니볼>로도 유명하죠)의 신작 <패닉 이후>는, 원제가 'Panic: The Story of Modern Financial Insanity'이고 마이클 루이스 '지음'이 아니라 '편저'라는 점을 우선 상기해야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기사 선집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1987년 블랙먼데이부터 소련의 붕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닷컴버블을 거쳐 현재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 이르는 일련의 경제, 금융 사건들에 대한 세계적 석학들의 칼럼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위기가 찾아오고 이를 극복하는 모습이 당시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의미에서 -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친절하게도 마이클 루이스는 잊혀졌던 과거의 글들을 꺼내어 우리들에게 건네주고 있는데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폴 크루그먼을 비롯하여, 제프리 삭스, 밀튼 프리드먼, 레스터 서로우 등 쟁쟁한 석학들의 글들을 싣고 있어, '경제 칼럼 베스트 컬렉션 1987-2008'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굳이 제목을 패닉 '이후'로 정한 속내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말이죠. 

<패닉, 1907년 금융공황의 통찰>은 원제 'The Panic of 1907: Lessons Learned from the Market's Perfect Storm'을 거의 그대로 옮긴 제목이네요. 국내에서는 <패닉 이후> 다음에 출간되어 왠지 따라한 느낌이 들지만, 미국에서는 <패닉 이후>보다 1년 전에 나온 책입니다. 1929년 세계대공황, 1987년 블랙먼데이에 비해 1907년의 금융공황은 일반인들에게 왠지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세계 금융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 역시 '역사는 반복된다' 컨셉이라 할 수 있겠네요. 


 

<글로벌 위기 이후>와 <토털 쇼크>는 실제적인 패닉 '이후'에 초점을 맞춘 책입니다. 둘 다 국내 전문가의 저서이고, 한국 경에 대한 전망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위기 이후>는 대우증권 홍성국 상무의 책으로, 그의 또다른 저서 <디플레이션 속으로>에서 보여주었듯 '디플레이션*' 전문가 답게,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를 가져온 원인을 분석하고 그 대응 방안을 디플레이션에 주목하여 풀어나갑니다. (그나저나, 물가가 과연 떨어지기나 할까요??)

* 디플레이션: 수요가 공급에 훨씬 미치지 못해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경제 상태 혹은 그런 현상을 말한다.

<토털 쇼크 -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는 전 '매일경제신문' 증권부 기자와 현 '주간조선' 기자의 한국 경제 전망을 담은 책으로, 일전에 출간되었던 <공황 전야>의 컨셉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듯 합니다. 전반적인 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과 경고를 필두로, 이에 대한 정부 및 재계의 생존전략 마련이 시급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3장 토털 쇼크에 대답하라 1 - 가계와 기업의 생존전략' 부분이 눈에 띕니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경제위기, 내 돈을 지켜라>와 <패닉을 이기는 주식투자>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두 직설적인 제목으로 위기를 이겨낼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한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전자는 일반인에, 후자는 전문 투자자에 좀 더 근접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펀드가 반토막난 마당에 <경제위기, 내 돈을 지켜라>는 왠지 늦은감이 드는 제목이긴 합니다만, '원칙 중심의 재테크'는 백만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겠습니다. 늦었다고, 이미 내 펀드 반토막났을 뿐이고! 라고 한탄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방어'에 나서야겠습니다.

<패닉을 이기는 주식투자>도 조심해야 할 것이, '남들 다 잃는다해도 버는 놈은 번다'는 예외의 경우를 일반화하여 '행여나 이 하락장 속에서 내가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패닉을 넘어 대박으로'가 아닌, 패닉 상황에 대한 여러 사례들과 이에 대응하는 '기본적인' 투자 전략을 설명한 책이라는 것이죠.


아무튼, 지금 우리는 신재생에너지 경제에 주목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고심해야 하는데, 뜻하지 않은 경제 위기로 많은 국가적,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2009년(패닉 이후)에는 과연 패닉을 이기고 내 돈을 지켜 코드 그린에 올인할 수 있을까요? 세상을 바꾸기 위해(월드 체인징) 말이죠. (이거 왠지 모MD님의 신간브리핑에서 본 컨셉;;) 

모르겠습니다. 저는 탈레브가 좋더라구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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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이 내리고, 스키장은 개장을 하고, 구세군은 명동으로 출근하고, 사무실은 점점 더워만지는 걸 보면 겨울이 오긴 온 모양입니다. 물론, 저 같은 경제인(?)들은 SERI 전망(이하 '세리 전망')이 출간되어야 비로소 겨울이 왔음을 실감합니다만. 어쨌든, 하루하루 바쁘게,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것도 잊고 살았더니, 어느덧 올 한 해가 다 지나갔네요.


매년 이맘때면 늘 기다려지는 책이 바로 '세리 전망'입니다. 올해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끌벅적했던 해였기에 더욱 애타게 기다렸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세리'는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세계 금융위기 파장과 전망'을 특집기획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죠. 그것도 매년 해오던 세계경제, 국내경제, 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들보다 우선하여, '보란듯이' 말입니다. (근데, 현재까지의 판매 추이는 전년만 못합니다. 불황은 불황인가봐요. 다들 내년도 경제 상황을 궁금해할텐데 말이죠..) 

살짝 말씀드리자면, 아쉽게도 세리는 2009년의 세계 경제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글로벌 금융 불안이 깔끔하게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한국을 둘러싼 대외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거죠. 세계 경기 침체는 곧 수출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국내 경기 하락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효과적인 내수활성화 정책이 뒷받침될 경우에는 2009년 하반기를 전후해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세리 전망'을 찾는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카롭고 정확한 현실 진단을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처방전을 제공하는 'economic doctor'로서의 권위와 공신력.. 어쨌든 이번 '세리 전망 2009'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이슈들을 고루 다루고 있어, 직장인, 경영진, 정부관료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필독해야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
개인적으로, 200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 일관된 컨셉의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그러고보니, 세리 전망 2004~2008은 참여정부 시절에 나온 책이네요. 정권도 바뀌고 했는데도 변함없는 저 표지를 보고있자면, '정권? 바뀌든 말든!'이라고 하는 듯한.. (지난 페이퍼에 이어 또 억지;;)

     


'세리 전망'이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연구 집단의 성과물이라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공황전야'는 어느 개인(더 정확하게는 '야인'이랄까요)의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어서 더욱 돋보입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경제토론방에서'SDE'라는 필명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저자는 공학박사로서 경제연구에 몰두해 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이미 지난 1997년 IMF 구제금융 때부터 탁월한 경제 분석으로 필명을 날렸다고 합니다.

사실 '아고라의 SDE님이 쓴 책!'이라 강조하는 것은 온라인 경제대통령이라 불리우는 '미네르바' 열풍에 따른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말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 '공황전야'는 최근 출간된 수많은 경제분석, 전망, 예측서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책 중의 하나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약간의 경제 상식만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술술 읽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구요.(사실 제목이나 목차가 주는 임팩트에 비해 그 내용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어렵고 따분한 책들도 많죠..)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 이 책 역시 '세리 전망'과 마찬가지로 한국 경제의 앞날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합니다. 특히 '세계 경제가 이 모양이니 한국 경제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안이한 대응은 한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정부의 무지와 임기응변식 처방 때문에 한국 경제는 이미 '공황 전야'라는 것이죠. 물론 저자 역시 서문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나의 예측이 제발이지 틀리기를 바라는 수많은 한국 국민 중의 하나"임을 밝히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작금의 경제 위기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것만은 분명한 것이겠죠. 


그러나 저러나, 제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사람들은 살 거 사고 먹을 거 먹으며 살아갑니다.(물론 조금 줄어들기야 하겠습니다만. 아! 20대는 경제 어려운 줄 모르고 펑펑 쓴다는 기사도 본 것 같군요..) 따라서,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소비 트렌드에 대한 분석이라 하겠습니다. 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에게는 특히 더 그렇겠죠.

2007년부터 주요 일간지에 '올해의 트렌드 예측'이라는 신년 특집 기사들이 실리기 시작했는데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 주인공은, 2008년의 트렌드 키워드가 MICKEY MOUSE(각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온 말이죠)라고 발표하기도 했었던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입니다. 지난 2005년부터 트렌드 전망(특히 소비트렌드)에 몰두해 온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김난도 교수를 중심으로 보다 과학적인 트렌드 예측 방법론을 개발하고 축적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합니다.

올해는 그 노력의 결실을 아예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제목은 '트렌드 코리아 2009'인데요 왠지 기념비적인 일이라고나 할까요. 세리 전망과 같이 매년 계속될 것만 같은 느낌도 들구요, 그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2009년의 트렌드 키워드는 BIG CASH COW라고 합니다. 이것 역시 각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인데요, 쥐띠 해였던 올해는 MICKEY MOUSE, 소띠 해인 내년은 BIG CASH COW 라 하니 참 절묘하네요. 그런데 억지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저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져요"라 말하던 오래된 샴푸광고가 떠오를 따름입니다.('비단 샀어'와 비슷한 이름의 샴푸였죠)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있는데요, 제1부에는 2009년의 트렌드 예측과는 별도로 MICKEY MOUSE로 명명했던 올해의 트렌드를 정리하는 시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덤'을 받은 듯 기분이 좋아집니다. 예측이 얼마나 적중했는지, 앞으로의 추가적인 진행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회고하고 점검합니다. 2부에서는 본격적인 2009년 트렌드 예측을 선보이고 있구요.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랄까요, 내년도 트렌드 키워드인 BIG CASH COWI I'm so hot이라고 하는군요! (김난도 교수님 원더걸스 팬이신지? ㅎ)


아, 벌써부터 내년이 기다려 집니다.(나이먹는 것만 빼구요;;) 내년에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경제는 과연 좋아질까요. 그리고 내년 이맘때 나올 세리 2010에는 또 어떤 글들이 실릴까요. 트렌드 코리아 2010은 나오게 될까요...
당분간은 "예견이 가능하다고 예견할 수 있는가?"라며 검은 백조의 가능성을 생각지 못하는 예측은 엉터리에 불과하다는 탈레브('블랙 스완'의 저자)의 말을 잊어두고, 2009년 전망서들에 몰두해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ps.
참, 내년이 궁금하신 분들, 아래 이벤트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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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유랑자 2008-12-1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도 힘내세요 홍MD님 ;

땅이 2009-01-1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지안... 정경원입니다.

홍MD님 계속 힘내세요~! ㅋㅋ

K군 2009-02-20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홍MD님 건강 유의하시고 힘내세요 ㅠ,.ㅠ 으엉엉

안티크 2009-02-2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200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 일관된 컨셉의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 저 역시도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매년 다 읽지도 못하는(저에게는 어렵습니다;) 책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엠디님의 2009년 1, 2월은 기다린만큼 좋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지난 5월, SBS 스페셜 '개미들의 쩐의 전쟁'을 시청하신 분이라면, 이 '원형지정'이라는 분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이미 팍스넷에서 '원형지정'이라는 필명으로 '똥파리 거지가 왕거미 귀족이 된 이야기' 를 연재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데요, SBS 스페셜을 통해 '3초의 승부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국구 스타(?)로 거듭났던 것이죠.

출간 전부터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이 원형지정 주식실전매매는 총 세 권 (1.기본편, 2.기법편, 3.심리편)으로 나뉘어있고, 각 권당 400 페이지씩 총 1200 페이지에 달하는 막강한 분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모든 경험과 역량을 집대성했다고나 할까요.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저자가 지난 5년 동안 기록해온 매매일지, 1년 6개월간의 팍스넷 실패담 연재분, 원형지정 나눔터에 올렸던 글, 약 3천권의 책을 읽으며 틈틈이 메모해 두었던 원고를 바탕으로 하고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 '콘서트 7080' 분위기의 표지는 얼핏 '구려' 보이지만 왠지 '강하다'는 느낌을 줍니다.(2권이 특히 재미있군요!)

이쯤에서 등장하면 딱 어울릴 책이 있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바로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입니다. 필명을 사용한 점(시골의사, 원형지정), 저자의 역량이 총 동원된 역작 이라는 점(시골의사의 책도 1,2권 합이 900 페이지에 달합니다) 등 여러모로 비슷한 구석이 많은 책입니다. 아, 두 분 모두 전문 투자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야인'이라는 점도 같군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시골의사는 '그래도 개미는 위험하다'는 입장이고, 원형지정은 '개미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정도랄까요.

 

      

물론 원형지정, 시골의사의 책을 읽고 투자에 나서는 것만이 재테크는 아닐 것입니다. 알게모르게 새는 돈을 막고, 아예 안쓰지 못할바엔 조금이라도 아껴 쓰는 것이야말로 진짜 재테크라는 말도 있죠. 아니나 다를까, 최근 '재무설계'를 다룬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습니다.

머니클리닉은 네이버 재테크 카페 '저축협회'의 운영자인 임영철씨의 책인데요, 대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한 재무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상담의 거의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대폭락 시대에도 살아남는 재무 설계는 '은행이 망해도 나는 웃는다'라는 부제가 재미있네요. 저자는 현재 포도재무설계 이사로 재직중이며, 일전에 '내 인생 첫 번째 재무설계'라는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머니클리닉이 실제 상담을 받는 느낌을 준다면 이 책은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재무설계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게 짜여져 있습니다.

재테크 잔치는 끝났다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와는 달리 재테크를 하지 말라는 책은 아닙니다. '잔치'같은 재테크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재테크를 추구해야 함을 역설하는 책이죠. 세 명의 저자들은 각각 ING생명의 재정컨설턴트, 재무설계전문회사 TNV Advisors의 책임컨설턴트, 프리랜서 PB그룹인 FPSG의 수석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잔치'를 하던 시절의 재테크 공식을 머리속에서 지워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결국 이 책에서 강조되는 것 역시 재무설계입니다. 경제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재무설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죠.

이쯤되면 재무상담을 한 번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합니다. 하지만 책이 존재하는 이유를 망각해서는 안되죠.('좋은 책 한 권, 열 컨설턴트 안부럽다'는 말..............은 없지만서도ㅎㅎ) 아무쪼록, 위기랍시고 가만히 웅크리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이다 재무설계다 아직 자신 없으시다구요? 그렇다면 우선 독서 재테크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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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의 대외 개방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미국의 모든 항공모함 편대가 중국 근해로 출동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일 수도 있다" 


특정 상품의 공급을 독점하는 자가 높은 이윤을 창출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화폐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종의 상품이다. 한 나라의 화폐 발행을 독점할 수 있다면 무한정으로 높은 이윤을 내는 수단을 갖게 된다. 이것이 곧 수백 년 동안 국제 금융재벌들이 한 나라의 화폐 발행권을 독점하고자 온갖 지혜와 수단을 동원했던 이유다. 그들이 원하는 가장 높은 경지는 전 세계 화폐 발행권의 독점이다.
20년 전에는 전 세계 파생금융상품의 형식상 가격 총액이 거의 제로였다. 그러나 2006년에는 파생상품 시장의 규모가 370조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GDP 합계의 여덟 배를 넘는 숫자다. 그 성장 속도와 규모는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파생금융상품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역시 달러와 같다. 즉 채무인 것이다! 파생금융상품은 채무를 포장한 상품이며, '채무의 컨테이너', '채무의 창고', '채무의 히말라야산'이다!

 <화폐전쟁>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이 책은 중국에서 2007년 6월 출간 이래 엄청난 관심을 모으며 1년만에 100만부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7월 출간 즉시 경제경영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7월은 아직 '제2의 세계대공황' 운운하던 시기는 아니었죠. 게다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AIG 구제금융 등 일련의 '사건'이 터졌을 때도 이 책의 상승세는 지금만 못했습니다.

왼쪽 순위표11월 4일자 경제경영 베스트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최근 도드라진 이 책의 상승세는, 극심한 충격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도대체 금융 위기가 왜 온거야?'라는 물음을 가지게 된 무렵의 일이라 더욱 흥미롭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쑹훙빙은 '미국'에서 금융전문가로 활동중인 '중국인'으로, 파생금융상품을 전문으로 다루다가 세계 금융사에 관심을 갖고 이 <화폐전쟁>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금융사'를 다룬 책은 무수히 많은데다가, 그냥 평범한 내용으로는 전혀 주목받지 못할 것임을 저자 본인도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 이 책의 목차를 훑어본 후, 경제사나 화폐금융론 시간에 익히 들었던 내용일 것이라 지레짐작하기도 했었습니다.

저자는 18세기 자본주의의 태동 이후 일련의 '금융 사건'에는 이를 주도한 '배후세력' 내지는 '음모세력'이 있다는 가정하에 화폐, 금융의 역사를 새롭게 파헤칩니다. 심지어 링컨과 케네디의 암살도 '금융세력'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물론 모든 역사적 사건들을 '음모론'에 기반하여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이거 진짜 맞어?'라는 의문도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물음보다는 '역시, 그런거였군!!'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책이라는 것이 제 소감이라 할까요.

그래도 ㅡ설령 저처럼 경제를 전공한 사람이어도ㅡ 480페이지에 달하는 '음모론에 입각한 금융의 역사'를 읽고있자면, 따분한 감이 없지는 않겠습니다. 그럴 경우 '저자서문'을 읽으신 후 바로 '제8장. 선전포고 없는 화폐전쟁' 혹은 '제9장. 달러의 급소와 금의 일양지 무공'으로 넘어가시면 되겠습니다. 그마저도 어렵다면, '제10장 긴 안목을 가진 자'부터 맨 끝까지는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최근 불거진 서브프라임사태에 대해 피력한 '부록' (이런 내용이 아니, 글세, 무려, 부록입니다!) 도 놓치면 아쉽죠. 어찌보면, 이 부분들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약 1/3의 분량이지만, 책값 25,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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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면, 마치 한 편의 전쟁 드라마를 본 듯한 기분입니다. 물론 기분은 씁쓸합니다.
하지만 ㅡ이 모든 '사건'들이 거대세력의 음모든 아니든ㅡ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알고 당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일이겠죠. 이 역시 씁쓸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만...

어쨌든, 이 책은 단순히 '음모론'으로 치부하기엔 놀랍도록 치밀하고 설득력이 있으며, 또 이쪽 얘기에 관심이 덜 하다고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최근의 순위 상승은 이 책이 더 많은 사람들 손에 쥐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입니다.(이렇게 '뒤늦게'라도 소개하는 보람이 있다고나 할까요!)

끝으로, 제8장의 '금융 핵폭탄 투하 : 목표는 도쿄'에서 한 구절을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1985년 9월, 국제 금융재벌들이 마침내 손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5개국 재무장관이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플라자합의'를 체결했다. 목적은 다른 주요 화폐에 대한 달러의 환율을 통제하면서 평가절하하는 것이었다. 일본은행은 미국 재무장관 베이커의 압력으로 엔화의 평가절상에 동의했다. 플라자합의를 체결한 후 몇 개월 안에 엔화 대 달러의 비율은 250대 1에서 149대 1로 엔화가 크게 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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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NASSIM NICHOLAS TALEB를 '월가의 새로운 현자'로 불리게 한 화제의 책 <블랙 스완>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7년 4월에 출간되었으니, 우리나라로 치면 1년 6개월이 지난 '구간'이 된 셈이군요. 저자 탈레브가 현재 400만달러에 새 책을 집필 중인 '유명인'인데다가, 책의 내용을 훑어보건대, 계약상, 번역상의 애로가 많았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책 띠지에 쓰여있는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파국이 앞으로 월가를 덮치리라"는 말은 자칫 이 책을 경제전망서 내지는 해설서로 오해하게 만들 수 있겠습니다만,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와 같은 르포도,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와 같은 전망도 아님은 확실히 해두어야겠군요. 더군다나 책에는 경제학, 경영학은 물론, 철학, 역사, 통계학, 물리학, 수학, 행동주의 심리학, 프랙털 이론에 이르는 저자의 광범위한 통찰이 담겨있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탈레브는 <블랙 스완>을 통해 애초부터 '검은 백조'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무책임한 예측을 일삼는 월가의 투자전문가들에 대한 우회적인 공격입니다. 탈레브 그 역시도 월가의 투자전문가(파생상품 전문가라 합니다)이면서 말입니다. 가히 '월가의 이단아'로 낙인될 법한 일이죠.

 '검은 백조'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 사건이라고 합니다.

과거의 경험으로는 확신할 수 없고(백조는 희다는 것이 진리였겠지요),

②극심한 충격을 동반하며(검은색 백조라니, 얼마나 놀랬을까요),

③일단 검은 백조가 발견되면 설명을 시도하여 마치 예견 가능했던 것인냥 떠드는.(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TV에서는 나름 전문가라는 분들이 시국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을 시도하는군요!)

실제로 극단적이고 불확실한 사건은 느닷없이 나타나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인간은 언제나 어제의 일을 회상하듯 뒤늦은 설명을 시도해 왔습니다.('내 그럴줄 알았지'와 같은...)  굳이 히틀러의 등장과 세계대전의 발발, 9.11테러와 같은 '사건'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확신은 아무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상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은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으며, 인간의 분석을 정상적인 범위로 한정해 버리는 '정규분포곡선'은 거대한 지적 사기와 같다고 말합니다.

'백조는 늘 희다'는 엉성한 이론을 무기로 위험을 관리하고,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합리적' 분석이라는 미명으로 '설명'하는 금융계에 일침을 가하는 저자의 분석은 막 갈아놓은 칼날처럼 예리합니다. 물론 저자 자신이 금융계에 몸담고 있기에 주된 공격의 대상이 된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극단적'인 것을 '예외'로 치부하는 현대인 모두가 경청해야할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칠면조가 한 마리 있다. 주인이 매일 먹이를 가져다준다. 먹이를 줄 때마다 '친구'인 인간이라는 종이 순전히 '나를 위해서' 먹이를 가져다주는 것이 인생의 보편적 규칙이라는 칠면조의 믿음은 확고해진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을 앞둔 어느 수요일 오후, 예기치 않은 일이 이 칠면조에게 닥친다. 칠면조는 믿음의 수정을 강요받는다.  
   
   
 

우리 인간은 임의적인 사건을 받아들이는 능력의 불균형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 성공은 자기 덕분이며 실패는 통제 범위 바깥에 있는 외부적 사건, 즉 무작위성 탓이라는 불균형이 그것이다.

 
   
   
  기억할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검은 백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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