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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좌파 -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 ㅣ 강남 좌파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7월
평점 :
1.강남좌파는 엘리트다. 그리고 사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는 '강남'이라는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엘리트는 강남좌파와 강남우파, 그리고 강남중도가 존재할 뿐이다.
솔직히 강준만의 <강남좌파>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분명했다. 실제로 일반 대중에게 강남좌파는 특정한 기호를 지칭하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옷잘입고,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등) 신분 자체를 지칭하는 용어로 진화했고, 정치적 의미에서 강남좌파는 엘리트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2.만약 <강남좌파>의 출간이 몇 개월만 늦춰 졌다면, 안철수에 대한 인물평을 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어느새 우리의 정치는 완벽한 대리정치로 수렴하고 있는데, '개 중에 나은 사람'이 무리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은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무리의 지도자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강남좌파>를 하나의 현상으로 파악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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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물질적 삶과 정신적 삶에서 서로 융합하기 어려운 두 개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다. 물질적 삶은 박정희식 개발독재 패러다임의 지배를 받는다. 반면 정신적 삶은 개발독재 패러다임을 거부하며 세게 최첨단을 달리는 패러다임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한국 사회 도처에 그런 모순이 널려있다. 이게 바로 '총론 진보, 각론 보수'와 그에 따른 '투표와 여론의 괴리 현상'이 나타나는 배경이기도 하다.(7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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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강준만의 지적이 현 시점에서 타당하고 핵심을 말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안철수에 열광하는 것과 이명박에 열광하는 것은 총론에서만 다를 뿐 각론에서 같다고 뒤집어 생각할 수도 있겠다.
3.엄밀하게 말하면, 이 책은 '지금'이라는 시기에 개입하는 현재적 책이다. 사실 모든 강준만의 책이 그런 '현재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은 특히나 지금 여기의 현실정치에서 보이는 하나의 딜레마를 가장 정면에서 응시하게 해준다.
앞서서 말했지만, 소위 현 정권에 대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들이 모두 '강남좌파'라면 그것은 호불호를 떠나서 하나의 현상으로서 심사숙고해볼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왜 우리는 '무리 중에서 나은 사람'의 정치에서 '나은 사람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정치에 빠지게 되었나?
4.혹자는 계급정치(넓은 의미에서의 계층정치)의 종언에서 그 이유를 찾기도 할테고, 이런 저런 변화로 인해 '평평해진 세계'에서 이유를 찾기도 할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중이 스스로 정치를 할 수 없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를테면 '정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의 상실이라고 부를 수 있을텐데, 농담이라도 '내가 해도 그보단 잘하겠다'는 말 대신 '그 사람 대신 저 사람이 상대적으로 낫네'라고 말하는 순간 그 '정치적 불구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5. 사실 <강남좌파>의 1장~3장이 본론이고 인물평이 담긴 4장 이후는 부록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머리 한켠에서는 '왜 이들 중 교수, 사장이 아니라 청소부, 자영업자, 월급 노동자 출신이 없을까'라는 질문을 달고서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