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보관함에 담은 6-7월 신간.
요즘 책을 구매하는 패턴은 M&M's 지퍼백에서 손에 걸리는대로 골라 먹는 식의, '보관함 picker'에 빙의 중. 한마디로 구매 우선 순위가 없다. 출판사 이벤트에 휩쓸릴 때도 있고, 아무 전조 없이 한참 뒷페이지 보관함의 책을 장바구니에 옮길 때도 있고.
워크룸프레스의 사뮈엘 베케트 선집으로 '장편'과 '단편집'.
가지고 있는 책과 목록이 겹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워크룸프레스가 이 시리즈에 비소설 산문도 포함했는지 궁금하다. 산문이 나오면 바로 구매각.
'선집', '전집' 등의 타이틀이 붙으면 반드시 꼭 사야될 것 같은 압박감이 든다.
이래저래 전작주의자는 피곤.
보르헤스의 신간『꿈 이야기』『상상동물 이야기』
남미 환상문학 작가를 향한 내 선호는 보르헤스 >>> 마르께스.
이쯤이면 보르헤스 전집이 한번 나와줘도 좋을 텐데, 늘 목마르게 기다리는 소식.
로버트 해리스의 로마사 트릴로지 중 3부『딕타토르』
신간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일순 흠칫.
나 좀 모자란가봐- 했던 것이, 트릴로지이니 당연히 3부작인데 1, 2부를 구입하고선 관심을 끊었다는 거다. 우연히 발견 못했더라면 책장에 책 두 권 꽂아두고 내내 "로마사 트릴로지가 조기 있넹" 했을 것이 분명하다.
내년 1월에 시즌2 방영 예정인 동명 미드의 원작『익스팬스 1,2』
로커스상 수상, 휴고상 최종 노미네이트작. 덕분에 오랜만에 미드를 둘러봤다.
한드에 관심을 끊으니 미드, 일드, 중드 모두 시들. 이럼 안 되는데...ㅠㅠ
데이비드 웨버의 아너 해링턴 시리즈 중 장편소설『여왕 폐하의 해군』이 행책 작가선집으로 출간됐다. 근데 전작『바실리 스테이션』은 폴라북스, 후작은 행책이다...; 다행히 행책의 배려인지 표지의 위화감은 거의 안 느껴진다. 역자는 모두 김상훈. 행책 작가선집은 자칫 절판 지뢰를 밟을 위험이 크므로 이 책은 무조건 구매 우선 순위.
제임스 P.호간의『별의 계승자』가 아작에서 복간됐다. 나는 오멜라스 시리즈로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이 절판 뒤 중고가가 꽤 높았던 모양이다. 상품페이지 평에 온통 중고가와 복간 얘기인 걸 보면서 가진 자의 여유랄까 '오, 그랬군' 신기했다. 여튼, 복간됐다고 안심할 게 아니라 관심이 있거나 구매하려고 찾아 헤맨 사람은 얼른 얼른 사는 게 좋다. 어차피 이 장르 수요는 거기서 거기라 국내 SF출간작은 절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시마 유키오의 'The Sea of Fertility' 4부작 영문소설. 모두 국내 미번역.
이하 시리즈 순 짧은 소개. (출처. 알라딘)
SPRING SNOW
Kiyoaki Matsugae's passionate and ill-fated love for the betrothed daughter of a Tokyo aristocrat brings him into disfavor at the Imperial Court
RUNAWAY HORSE
In Japan during the 1930s, a young man and his father discover they have conflicting views on patriotism
THE TEMPLE OF DAWNA Japanese lawyer on pilgrimage to Bangkok and India in the early 1940's meets a beautiful young Thai princess and degenerates from spiritual seeker to sexual voyeur
THE DECAY OF THE ANGELDuring the last years of his life, Honda adopts an orphaned boy and teaches him about Japanese society and tradition
짧은 소개만 보면 제일 끌리는 건 3부 'THE TEMPLE OF DAWN'.
'from spritual seeker to sexual voyeur' 라니...... 우왕♥
이 연작은 검색해보니 1910-1960 까지 50년에 걸친 연인의 환생을 다루는 듯하다.
미시마 유키오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할복자살을 했다.
미시마는 다자이 오사무를 대놓고 싫어했는데 아마 아쿠타가와상을 두고 심사위원인 스승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다자이가 반목했던 이유가 크지 않았을까. 암만 그래도 죽은 사람을 두고 '생긴 거 운운'은 너무 찌질했지만, 본인이 아니니 그 속을 어찌 알리오.
현지인이 아니니 전후 일본의 분위기는 모르지만 가와바타, 미시마, 다자이 모두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걸 보면 문학을 하려면 역시 남다른 감성을 지녀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다자이가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고, 미시마가 노벨상을 받았더라면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아마 두 사람 모두 좀 더 오래 살지 않았을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튼 소설만 써도 아까운 삶인데 왜 엄한 데 영혼을 빼앗겼는지 참 알다가보 모를 양반 중 한 명. 이 양반의 생을 엿보면 작가로서 자부심이나 명예욕이나 욕심이 남못지 않았던 게 읽혀서 더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