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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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 p.150

'그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굉장히 압축적이고 함축적인 문장이다.
그렇다고 이 문장이 소설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스물다섯...'에 덧붙여, 스물다섯 살인 시몽이 사랑하는 그녀 폴은 서른아홉 살이다. 
 

일단 나를 사강에게 이끈 것은 '조제'임을 부인할 수 없다. 

마지막에 오는 감동은 잘 쓴 소설의 힘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청춘의 한 때, 시몽은 폴에게 그 시절을 의미하는 듯. 시몽을 떠나 보낸 것은 청춘이란 영원히 머물 수 없는 한 때임을 청춘을 지나온 서른 아홉의 그녀는 알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즉, 폴은 '청춘은 들고양이처럼 재빨리 지나가고 그 그림자는 오래도록 영혼에 그늘을 드리운다'는 의미를 이해하는 나이인 것이다. - 굵은 글씨의 출처는 김연수『청춘의 문장들』 
읽는 내내 생각 많은 여자의 혼잣말을 듣는 기분이 든다. 읽을 땐 밋밋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묘한 울림이 있다. 썩 괜찮은 소설이다. 그녀의 다른 소설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소설은 작가가 속한 배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아마도 작가가 쓰는 언어 탓이 아닌가 싶다. 소설이 1959년에 쓰여진 만큼 대사, 상황, 에피소드에서 올드하고 때론 진부하게 느껴지는 소설적 장치들이 눈에 띈다. 마치 60년대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하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멋이 있다.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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