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끝나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앤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는 단토의 예술 철학에서 일종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 왜 어떤 인공품은 예술이 되고, 또 어떤 인공품은 예술이 될 수 없는가? 예술에서 철학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통찰의 끝에 단토는 예술의 종말을 선언한다. 이 테제는 단토의 저서들에서 여러 번 논의된 바 있지만 그만큼 자주 왜곡되고 오인되어 왔다. 이 책은 그가 거듭 주장한 탈역사와 예술의 종말 개념을 재확인하고 오해를 바로잡으며, 더 나아가 워홀 말고도 다양한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그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다.
-책 후면 표지 발췌

개인적인 생각으로 단토의 '예술의 종말을 고함'은 니체의 '신은 죽었다'에 비견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선언'이라는 의미로는. 물론 단토가 선언한 '종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예술과 함께 그 안에 요요히 퇴적되어 온 역사도 봐야 한다. 선언이라 함은, 그것이 지닌 무게란 무릇 그런 것이다.
예술문외한인 일반인으로서 한마디 첨언하자면 단토의 선언은 뱅크시의 퍼포먼스로 1막 1장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참고로 뱅크시의 근황이다.
최근 뱅크시가 영국 런던 왕립 법원에 남긴 벽화는 '피켓을 든 비무장 시위자를 법봉으로 때리는 판사'다. 현지 언론은 최근 영국 정부가 친팔레스타인 단체 '팔레스타인 행동'을 금지 단체로 지정한 것과 관련있을 거라고 해석한다는데...
지난 6일 런던 도심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고 약 900명이 체포됐는데 이에 시위 주최 측은 '법이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쓰이면 저항은 꺾이지 않고 강해진다'고 했다고 하니 사법부의 권위? 신뢰? 정의? 그게 뭐든 사법부의 뭔가가 땅바닥에 떨어져 구르는 건 여기나 저기나 마찬가지인 듯.

출처_ banksy.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