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6 - 볼라뇨 20주기 특별합본판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송병선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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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에서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100 중에서 6위를 한 『2666』. 912페이지 2.37kg에 일반 A4보다 큰 판형은 읽는 입장에서 압도당한다. 2013년 5권의 5권으로 출간되었던 책을 로베르토 볼라뇨의 20주기 특별합본판으로 새로이 출간되었다.



원고지 6,253매의 5부로 나누어진 글이다. 로베르토 볼라뇨는 죽음을 앞두었을 때 자신의 작품 『2666』을 각각 1년 간격으로 나누어 출간해달라고 아나그라마 출판사 사장 호르헤 에랄데에게 부탁한다. 그 방법으로 저신의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려고 한듯하다.



그러나 문학 작품 유언 집행인 이그나시오 에체바리아는 로베르토가 남긴 작품과 작업 노트 등을 읽은 후 호르헤 에랄데와 함께 로베르토의 결정과는 다르게 한 권으로 출판하기로 한다.


5부로 구성된 이야기의 연결점은 멕시코의 가상 도시 <산타테레사>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다른 인물들과 사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산타테레사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1부는 <비평가들에 관하여>는 펠티에, 모리니, 에스피노사, 노턴 네 명의 비평가들이 아르킴볼디를 추종하야 그의 작품과 행방을 찾는 이야기이다. 그 안에서 서로의 애정과 갈등 등 복잡한 인간관계를 나타난다. 그들은 아프킴볼디의 행적을 쫓다가 <산타테레사>로 여행을 가게 된다.



2부는 칠레 출신 교수 <아말피타노에 관하여>이다. 아말피타노의 딸인 로사와 일상과 아내, 근무하는 학교와 주변에 관한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빨랫줄에 널어놓은 부분이 인상 깊었다. 로사와의 대화에서 아말피타노가 <내 책이라고 느낄 수가 없거든. P203>라고 하는 부분에서 잠시 시선이 머물렀다. 그럼 누구에게서 그 책을 받았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빨랫줄에 널린 책을 보고 사람들이 아빠를 미친 사람으로 볼지도 모른다는 로사의 말에 아말피타노는 <이 도시에는 빨랫줄에 책을 걸어 놓은 것보다 훨씬 끔찍한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니까. P203>라고 하다. 이 문장이 2부와 4부를 연결하는 문장이 아닐까 한다.



3부는 <페이트에 관하여>는 미국인 기자 오스카 페이트가 <산타테레사>에서 일어난 200여 명의 여성 살인사건을 취재하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에는 권투시합에 관한 취재를 위해 산타테레사에 도착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200여 명의 여성이 살해된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이 사건을 기사로 쓰기로 한다.



4부는 3부에서 언급되었던 200여 명의 여성이 살해된 이야기 <범죄에 관하여>이다. 이 부분은 살해된 여성들에 관해 사실적인 묘사가 많다. 살해된 여성과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어러 모습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첫 살인이 발견된 때는 1993년 1월이었다. 이 살인이 발견된 이후부터 살해된 여자의 수는 늘어났다. 그 이전에는 살인이 없었을까? 발견되지 못하고 사라져간 여성들이 더 있었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인하여...... 작가는 현실의 상황들에서 눈을 돌리는 대부분의 방관자들에게 진실을 직시하기를 바랐는 것 같다.



5부는 1부에서 네 명의 비평가들이 찾던 <아르킴볼디에 관하여>이다. 아르킴볼디와 그의 가족, 주변인들에 대한 내용이다. 부비스가 아르킴볼디의 글을 찬양하여 출판했으며 그가 <비푸르카디아 비푸르카디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아르킴볼디가 요구한 [유럽의 강]의 선인세(비서가 두 번이나 확인했을 정도로 큰 금액)보다 많은 돈을 송금하였다는 글에는 지금은 고전문학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살아생전에는 인정받지 못했던 몇몇 작가들이 떠올랐다.




왜 제목을 『2666』이라는 정했는지 모호하다. <그러므로 독자들이 나름대로 이 작품을 해석하면서 그 모호함을 메워 나갈 때에야 비로소 이 작품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P890>라고 옮긴이는 말한다.



독자로 그 모호함은 만약 <산타테레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해 소설에 등장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무관심이 지속된다면 여성들의 희생은 끝없이 일어날 것이라는 암시가 아닐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로베르토 볼라뇨는 『2666』이라는 작품에 무엇을 담고자 하였을까를 계속 생각했다. 마지막 장을 덮고도 답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살아가다 가끔 떠올라 다시금 질문을 할 것 같다. 그리고 세상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며 스스로 의식하지 못했던 순간에 <나의 무관심>으로 불행이 일어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볼 것이다.



살인이라는 <악>에 관한 것들을 받아들이는 인간 내면에 대해 궁금하다면 추천해 본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지금도 어느 장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충격적인 범죄의 <공모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이나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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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을 권리 다시 쓰기 - 자본주의를 가로지르는 인문학 로드맵
강신주 지음 / 오월의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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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작가의 글은 읽을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된다. 리딩투데이 인문학 오도독 2기에서 장자수업 2로 처음 만났었다. TV에서 강연을 잠깐식 보기는 했지만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장자수업 1,2 권을 읽으며 빠져들게 되었다.




<장미의 철학자>라 불리고 싶다는 강신주 작가의 가장 큰 매력은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을 너무 쉽게 읽히게 쓴다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풀어쓰지?'라며 감탄을 하게 된다.




이로써 자본주의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안내서가 나름 업데이트 된 것 같습니다. P7



2009년 출간된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했다. 원래 짐멜, 벤야민, 부르디외, 보드리야르 4부였던 구성을 웹 자본주의를 숙고했던 페라리스를 추가하여 5부로 늘렸다.



1부는 짐멜의 도시인문학이다. 돈, 대도시, 개인 그리고 자유에 대한 내용이다. 물물교환을 시작으로 화폐경제가 생겨난 이래 자본주의는 우리의 모든 삶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물물교환을 할 때는 자신이 직접 생산한 것을 '나와 타인'이 교환을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공장에서 생산된 물건을 여러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게 되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던 관계가 단절되었다.



'나는 타인과 물건을 교환했다'의 거래에 '나는 돈을 주고 타인의 물건을 사게 되었다'로 변하게 된다. 중간 과정에 돈이 개입되는 것입니다. 짐멜은 그래서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확보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반전은 강신주 작가는 짐멜의 주장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작가는 정말 짐멜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일까?




바로 이 지점에서 짐멜은 개인주의의 진정한 기원을 찾았습니다. P42



작가는 질문을 던짐으로 주의를 끌어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그 뒤 내용에 더욱 집중을 하게 유도한다. 이러한 방식은 계속 등장하며 잠시 멈추어 자신만의 의견을 만들 시간을 주었다. '왜?''라는 문장은 글의 뒤 내용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왔다.




우리는 동원된다. 그리고 자본에 종속된다. P359



5부는 추가된 내용이다. 우리는 이제 '웹'이 없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기록된 것만을 소유할 수 있고, 매매할 수 있고, 그것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ㅣ다. P359>라는 문장이 완벽히 이해가 된다.



현재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은행 통장에 기록된 잔고와 신용평가업체에 등록된 신용등급으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살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몇 번의 기록과 클릭으로 이루어지고 부동산등기부등본에 기록된다.



미래의 '나의 가치'를 설명하고 평가받게 되며 숫자로 기록된다. 숫자로 치환되지 못하는 '미래가치'는 없는 것이 된다. 이것이 우리가 자본에 종속되는 것이다.



페라리스가 주장하는 '기록들의 구성력-다큐멘탈리티', 다큐미디어자본은 과시적 과소비로 이어진다. 그리고 노동-소비, 소비-노동으로 이어져 무한 반복의 다람쥐 쳇바퀴에 갇히게 된다.



컬러 TV의 미디어혁명을 거쳐 스마트폰의 다큐미디어혁명(기록+미디어)으로 변화하며 현란한 광고 미디어의 폭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상처받지 않을 권리 다시 쓰기>에서는 그 해답을 이야기해 주지는 않는다. 다만 상처인 줄도 몰랐던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해나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준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몰라 헤매는 길 위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에 대한 글은 정말 정말 놀라웠다. 이 책을 강력 추천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오월의봄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이나 지극히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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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잔혹극 복간할 결심 1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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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중고도서라니... 재미는 검증된거네요!! 이제라도 루스 렌들을 알게 되었으니 행운의 독자행렬에 참여해봅니다! 북스피어 복간할 결심 시리즈의 첫책!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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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청춘이란? - 아픈 만큼 성숙하는 너를 위하여
헤르만 헤세 지음, 송동윤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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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만큼의 나이에 청춘이란?이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무슨 대답을 해야 할까? 이미 지나온 '청춘'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해야 하나... 젊은이들에게 '청춘'을 대하는 자세에 대하여 조언을 해야 하나...



'청춘이란?'이라는 질문에 헤르만 헤세가 내놓은 대답이 궁금해진다. 그의 청춘과 방황, 사랑은 어떻했을까?


<아픈 만큼 성숙하는 너를 위하여>라는 문장이 지금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게 위로가 될까?



사라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지난 시간의 많은 경험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P13



첫 페이지에서 만난 이 문장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됐다. 지나간 시간은 사라져가고 잊히고 왜곡돼 간다. 그 시간 속에서 겪었던 일들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데 무엇으로 어떻게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을까?



'청춘'들이 겪을 시간이 '나'와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귀를 기울여봐야 한다. 그 안에 담긴 보석 같은 지혜의 말들을 찾기 위해서, 그 말들이, 글들이 '방황'의 시기에 길잡이가 되어주고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올 구원의 줄이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인용문을 많이 쓰지 않고 리뷰를 쓰는 편인데 이번에는 써야겠다.


헤르만 헤세의 '청춘'에 대하여


P63 인간은 그 비밀을 찾아내기 위해 고통과 동경으로 혼돈 속을 방황하고 상처를 받는 것이다. 또한 그 비밀로 인해 사람들은 서로가 괴로워하고 끝없는 살육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P 89 그러나 어쨌든 '운명'은 내부에 있는 것이지, 결고 밖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삶의 표면과 눈에 보이는 사건이 불확실성을 띠게 된다.



P136 이 무상의 흐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순간의 통찰, 의식의 각성을 체험하지 못하고 방주를 탄 노아처럼 변호가 없는 자아의 섬 속에 갇혀 일생을 보내곤 한다.



P140 인생은 짧다. 사람들은 그 짧은 인생을 숱한 고생과 속임수로 낭비하면서 엉망이 되게 하고 마침내 쓰라린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P169 우리의 빠른 인생에 있어서 영혼을 의식할 수 있는 시간, 즉 감각의 생활과 정신의 생활이 뒤로 물러서고, 회상과 양심의 거울 앞에 영혼이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시간은 매우 드물다.



P215 또한 나는 우리들이 집착하며 사랑하는 것은 하나의 덧없는 꿈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P223 지금의 나는 나 자신이 다른 나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언제나 태양처럼 불타오를 자신이 있다. 오직 성숙해질 것을 원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꿈꾸며 방황하는 나그네이다.>라고 선언하지만 다른 나이기를 거부한다. 흔들리고 흔들리면 방황하게 되지만 태양처럼 불타오를 기를 소망한다. '청춘'의 특권이지 않을까? 사랑하고 그 사랑에 상처 입고, 고독 속에 묻혀도 보고 그 시절이 아니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그렇게 부딪혀가면 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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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청춘이란?'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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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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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신간이라니! 기대됩니다. 미친반전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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