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지 않을 권리 다시 쓰기 - 자본주의를 가로지르는 인문학 로드맵
강신주 지음 / 오월의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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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작가의 글은 읽을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된다. 리딩투데이 인문학 오도독 2기에서 장자수업 2로 처음 만났었다. TV에서 강연을 잠깐식 보기는 했지만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장자수업 1,2 권을 읽으며 빠져들게 되었다.




<장미의 철학자>라 불리고 싶다는 강신주 작가의 가장 큰 매력은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을 너무 쉽게 읽히게 쓴다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풀어쓰지?'라며 감탄을 하게 된다.




이로써 자본주의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안내서가 나름 업데이트 된 것 같습니다. P7



2009년 출간된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했다. 원래 짐멜, 벤야민, 부르디외, 보드리야르 4부였던 구성을 웹 자본주의를 숙고했던 페라리스를 추가하여 5부로 늘렸다.



1부는 짐멜의 도시인문학이다. 돈, 대도시, 개인 그리고 자유에 대한 내용이다. 물물교환을 시작으로 화폐경제가 생겨난 이래 자본주의는 우리의 모든 삶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물물교환을 할 때는 자신이 직접 생산한 것을 '나와 타인'이 교환을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공장에서 생산된 물건을 여러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게 되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던 관계가 단절되었다.



'나는 타인과 물건을 교환했다'의 거래에 '나는 돈을 주고 타인의 물건을 사게 되었다'로 변하게 된다. 중간 과정에 돈이 개입되는 것입니다. 짐멜은 그래서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확보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반전은 강신주 작가는 짐멜의 주장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작가는 정말 짐멜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일까?




바로 이 지점에서 짐멜은 개인주의의 진정한 기원을 찾았습니다. P42



작가는 질문을 던짐으로 주의를 끌어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그 뒤 내용에 더욱 집중을 하게 유도한다. 이러한 방식은 계속 등장하며 잠시 멈추어 자신만의 의견을 만들 시간을 주었다. '왜?''라는 문장은 글의 뒤 내용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왔다.




우리는 동원된다. 그리고 자본에 종속된다. P359



5부는 추가된 내용이다. 우리는 이제 '웹'이 없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기록된 것만을 소유할 수 있고, 매매할 수 있고, 그것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ㅣ다. P359>라는 문장이 완벽히 이해가 된다.



현재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은행 통장에 기록된 잔고와 신용평가업체에 등록된 신용등급으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살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몇 번의 기록과 클릭으로 이루어지고 부동산등기부등본에 기록된다.



미래의 '나의 가치'를 설명하고 평가받게 되며 숫자로 기록된다. 숫자로 치환되지 못하는 '미래가치'는 없는 것이 된다. 이것이 우리가 자본에 종속되는 것이다.



페라리스가 주장하는 '기록들의 구성력-다큐멘탈리티', 다큐미디어자본은 과시적 과소비로 이어진다. 그리고 노동-소비, 소비-노동으로 이어져 무한 반복의 다람쥐 쳇바퀴에 갇히게 된다.



컬러 TV의 미디어혁명을 거쳐 스마트폰의 다큐미디어혁명(기록+미디어)으로 변화하며 현란한 광고 미디어의 폭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상처받지 않을 권리 다시 쓰기>에서는 그 해답을 이야기해 주지는 않는다. 다만 상처인 줄도 몰랐던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해나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준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몰라 헤매는 길 위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에 대한 글은 정말 정말 놀라웠다. 이 책을 강력 추천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오월의봄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이나 지극히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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