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시인이 관찰한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
니나 버튼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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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은 오히려 재빨리 살충제에 대한 저항력을 갖추는 반면 해충의 개체 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시키는 새는 살충제에 중독되어 죽었다. 벌도 비슷한 영향을 받았다. 디디티는 시장에서 금지되었지만 그 성분이 흙에 스며든 탓에 사용을 중단하고 시간이 지난 후에도 벌이 채집하는 꽃가루에서 발견이 되었다. P118


얼마 전 읽은 <침묵의 봄>과 연결이 되었다. DDT를 비롯한 살충제에 대한 적날한 비판이 가득했었다. 곤충, 새, 작은 동식물들이 죽어갔다. 그리고 땅속에도 스며들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성분이 남아 있었다.



몇 해 전부터 벌의 집단 패사에 대한 뉴스가 종종 나왔다. 지금은 살충제 성분이 아닌 이상기후인 이유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엉켜있다. 벌의 가치를 이해한 인간들은 산업적으로 기르기 시작한다. 수백만 마리의 벌을 모은 벌통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호박벌은 토마토나 베리 등의 꽃가루받이로 이용되고 있다.



벌도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곤충이 복잡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며 <인간>만이 언어를 가지는 '고등 생물'이라는 논의가 깨어졌다. 정말 인간 이외의 고등 생물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텐트에 들어온 개미 한 마리로 시작된 이야기는 개미의 두뇌 엑스선 사진을 거쳐 존재론적 질문까지 연결되었다. 작가의 눈으로 보면 가능한 것일까? 개미의 작은 크기는 거대한 우주 안에서의 취약점이고 엄청난 수는 개인의 무의미함이 된다.



몸 안의 세포와 개미의 유사성을 연결하고 뇌세포가 1천 마리가 죽어가는 내용은 <나>는 무엇인가?로 이어진다. 자연책에서 시작해 과학을 거쳐 인문학이 된다. 한 권의 책에서 가능한 일일까?



책에는 많은 질문들이 등장한다. 어떤 질문들은 꽤 오랜 시간 골몰하게 했다. 나름의 답을 찾아보기도 하고, 노트에 옮겨 적으며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은 질문들도 있었다. 모든 질문에 답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작가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문들에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들의 사유는 나를 <변화>시켰다. 이 책을 읽을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모든 감각을 집중해 본다. 작가 니나 버튼은 철새를 따라간다는 꿈을 버렸지만 나는 그들과 함께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해본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열린책들 출판사의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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