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데이비드 폴론스키 그림, 박미경 옮김, 아리 폴먼 각색 / 흐름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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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로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라 빨리 읽을 줄 알았다. 그러나 가끔 눈길이 오래 머물게 하는 페이지가 있었다. 같은 페이지를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는지... 먹먹하였다.


안네의 일기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이다. 그 책을 그래픽 노블로 만나니 느낌이 남달랐다. 지금도 지구 한편에서는 실제 전쟁이 진행 중이다. 그 소식들은 뉴스를 통해 생생히 전해지고 있다. 현재 눈앞에 보이는 전쟁보다 더 큰 공포를 당시의 유대인들은 느꼈을 것이다.


유용한 걸 챙겨야 한다고 생각지 않니?

유용한 거?

그런 게 언제부터 사람을 행복하게 해줬는데?

안네의 일기 P24


안네는 언니와 피난을 위한 짐을 챙긴다. 중요한 것들을 챙기기 시작하니 옷보다 다른 엉뚱한 물건들로 가득하게 된다. 이를 본 언니는 안나에게 유용한 것을 챙기라고 말한다. 전쟁을, 죽음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유용한 것>은 무엇일까? 옷? 신발? 먹을 것? 사람이 살아가며 행복을 느끼는 것들이 나열한 것들이 맞을까? 극한으로 몰리는 자신을 지켜 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안나가 챙긴 것들이 과연 답이 되어 줄까? 책을 읽어나갈수록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고 생겨난다.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 키티는 안나가 속마음을 털어놓는 유일한 친구이다. 그 친구에게 남들에게는 이야기할 수 없는 비밀들을 털어놓는다. 안네의 일기를 읽다 보면 독일군을 피해 숨어 지내는 아이가 맞을까 할 정도로 평범한 일상들이 적혀있다. 엄마와 투닥투닥 한다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거나 여는 여자아이의 모습이다. 그러나 중간중간 나오는 비행기 폭격, 길거리의 총격전, 공습 사이렌 등은 긴박한 상황을 보여준다. 그 공포를 견디며 일기장을 쓰며 안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우울할 때 이렇게 하라고 조언해.

"들판으로 나가서 자연과 햇살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해. 밖으로 나가서 네 안에 잠재된 행복을 다시 포착해. 너 자신과 너를 둘러싼 것들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생각해. 그럼 행복해질 거야."

안네의 일기 P113


언제 독일군에게 발각되어 끌려갈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안네는 <행복>을 이야기한다. 행복해질 거라고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무엇이 안네를 견뎌내게 했을까? 너무 신비롭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에도 어쩌면 제2, 제3의 안네가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다랐다.


인간은 왜 <전쟁>을 하는 것일까? 한 나라의 수장 및 몇 명에 의해 결정된 전쟁에 수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그러한 피해에도 끝나지 않고 있다. 1여 년이 지난 지금 무엇을 위해 전쟁은 이어지고 있는지 외면하지 말고 마주하여야겠다. 마주하고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질수록 하나의 힘으로 모여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 소녀에 의해 작은 건물 한켠에서 기록된 한 권의 일기가 전쟁의 모습을 온 세계에 드러낸 것처럼 말이다.


누구나, 아무나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몇 글자의 서평으로 절대 전할 수 없는 것들이 들어있다. 그러니 도서관에서 대여를 하던 e-북으로 읽던 지인에게 있으면 빌리던 꼭! 읽어보길 바라본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2023년 꼭 읽어야 할 책 100권 읽기로 내돈내산 내맘대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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