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동물>은 교양 없는 동물적인 사람을 뜻한다. 루이 후아르트는 다양한 파리의 산책자들을 관찰한다. 그는 자신이 관찰한 파리 산책자들의 모습을 당시의 사회 모습에 빗대어 반어법으로 위트 있게 풍자하며 비평한다. 그는 <누구나 다 산책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산책은 집을 나와 느긋이 거리를 거닐면 되는 것이 아닌가? 산책을 하는데도 자격이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루이 후아르트는 산책자에게도 정신적, 도덕적 자질을 요구한다. 그리고 오래 멀리까지 걸어야 하기에 건강한 신체적 자격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산책은 하지만 산책자가 아닌 이들을 대해 이유를 설명한다. <‘오늘은 기념물을 열한 개는 볼 거야.’>라고 외치는 외지에서 온 여행객의 설명은 지금 현대에도 있는 모습이며 가끔은 나의 모습이라 살짝 뜨끔하였다. 여행을 가면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보고 싶은 곳들은 많아 빽빽하게 일정을 잡는다. 그러나 막상 그중에 절반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다음에는 여유 있게 계획을 세우자 다짐하지만 또다시 반복한다. 외지에서 온 여행객들은 일정에 쫓기어 제대로 거리를 거니는 여유를 가지지 못하기에 <산책자>가 아니라 한다. 그리고 무위도식자, 부랑자들도 <가짜 산책자>라 한다.
<튈르리 공원>을 산책하기 위해서는 무도회장처럼 정중한 복장이 요구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리고 챙 달린 모자를 쓰고 왔거나, 윗옷만 입었거나(양복의 윗옷인듯하다), 짐 보따리가 많거나, 강아지를 데려오면 입구를 지키던 보초병에 의해 입장이 거부되었다. 그리고 해 뜨고 나서부터 해질 때까지만 공원을 산책할 수 있었다. 19세기의 파리는 왠지 재미난 모습들이 있었다. 파리의 지도를 보며 그 당시의 파리의 리슐리외가, 생토노레가, 샤플리에가 등의 파사주(파리의 상점가)들을 찾아보며 산책을 하는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
다음과 같은 자질을 소유하지 않은 자는 산책자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소유할 자격이 없다. P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