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 일본 원자력 발전의 수상한 역사와 후쿠시마 대재앙
앤드류 레더바로우 지음, 안혜림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와 일본은 다른가?라는 궁금증에 책을 선택했다. 지진은 이제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후쿠시마는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자연재해로 일어난 재난일 텐데 저자는 왜 일본의 역사를 150여 년이나 거슬러 올라간 것일까 하는 의문들은 책을 읽어나갈수록 이해가 되었으며 일본의 뿌리 깊은 권위적인 관료주의에 경악하였다.


일본의 전력 산업은 민간기업에 의해 주도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경제 위기 상황이 오게 되며 은행에서의 대출이 많아지며 불안을 느낀 은행들이 전력회사들에 전문 경영인들을 보내며 전기 엔지니어들은 자신이 창립한 회사 경영에서 점점 밀려난다. 새로운 경영인들은 재무관리에는 뛰어났지만 기술에서는 무지했다. 그리고 안전보다는 성장을 우선시하면 1920년대 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다.


히로시마와 나카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며 엄청난 피해를 본 일본의 국민들은 원자력에 대하여 큰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언론계의 거물이었던 70세의 쇼리키 마쓰타로가 10여 년간 객관적인 좌파 신문 『요미우리신문』을 인수하여 원자력에 대한 여론을 조성해나가며 바뀌어가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닛폰티브이를 설립한다. 이후 미국의 원자력 위원을 초대한 것과 원자력 전시에 대한 홍보에 신문과 방송을 이용한다. 전시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게 된다. 원자력으로 인해 저렴한 전기등 여러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매력에 국민들의 여론은 점점 원자력을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그러한 경우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히라이는 이렇게 엄청난 일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의 동료들은 도호쿠전력 사장에게 12미터 벽이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쓰나미도 막아 낼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던 히라이는 14.8미터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략 - 도코전력과 비교하면 감탄을 자아내는 접근법이었다.

P107


이런 구조가 혼란스럽게 느껴진다면 당연하다. 전체적인 체계가 복잡하게 얽힌 스파게티처럼 난장판이었다. 정부는 나무만 보였고 숲은 볼 수 없었다. 관 하나하나까지 사소한 모든 것에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과 부서가 정해져 있었지만 발전소 전체의 안전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P134


쓰나미는 형식적으로 언급되었다. "지진"이라는 단어가 1,675회 사용되었지만 "쓰나미"는 참고문헌과 색인 일부에 겨우 25회 등장한다.

P173


고베대학교의 거침없는 지진학자 이시바시 가쓰히코는 1997년 10월 발행된 일본판 『사이언스』에 다시 무시무시한 예측을 내놓았다. 그는 14년 뒤 후쿠시마에서 발생할 사건들의 개요를 거의 완벽하게 정리했다.

P192


여기서 핵심은 모든 회사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규정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P227


1986년 4월 28일 소련의 체르노빌에서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나 엄청난 피해가 있었다. 일본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년 가까이 이 사고를 연구했다. 위원회의 마지막 보고서는 기존의 인력 훈련과 사고 예방조치로 충분하다는 통상산업성의 1987년 8월 보고서의 내용을 반복하며 체르노빌과 일본은 다르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본의 원자로 기술 자체는 결함이 없다고 한다. 그 결과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1960년 1월 일본의 첫 원자력 발전소인 도카이 원자력 발전소의 공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1971년 3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첫 상업영업을 시작할 때까지 무쓰, 도카이 원전 발전소, 쓰루가 발전소, 몬주 등에서 크고 작은 원전 사고들이 있었지만 모두 무시된다.


정부는 총괄 책임자를 두지 않고 민간 기업들에게 자율적인 규제로 모든 규정을 「권고사항」으로 처리하지만 기업들을 이를 무시한다. 기업들은 원자력 발전소들이 작동을 멈추면 자신들이 이익이 줄어들까 봐 위험을 알리는 목서리를 헛소리로 치부한다.


위의 모든 것을 무시하였지만 2007년 7월 16일 가리와 앞바다에서 규모 6.6의 강진이 일어나 도쿄전력의 가시와자카리와 발전소가 중지되었을 때는 심각하게 고려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지진의 위험성은 정부, 정당, 기업 등과 결탁한 NHK TV,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의 일본 주류 언론의 침묵으로 조용히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전 도쿄전력의 한 직원은 원자력 공학 콘퍼런스에서 "쓰나미 현상의 불확정으로 인해 여전히 쓰나미의 높이가 설계 높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지만 도쿄전력의 경영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2011년 3월 9일 오전 10시 45분 일본 동쪽 해안에서 16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은 60센티미터의 거대한 쓰나미를 만들어낸다. 869년의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한지 정확히 1,142년이 흘렀다.

 P259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자연재해인 듯 보이나 분명한 인재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근무하던 이들은 사고 수습을 위해 목숨을 걸고 최선의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예방할 수 있는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냈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사이 지진이 잦아지고 있으면 강도도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일본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원자력 발전소나 연구가 일본과 달리 정부 주도하에 있지만 불량 부품 조달 등의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일본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10여 년 전이다. 기억 속에서 잊혀가며 느슨해지기 딱 좋은 시기이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원자력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전혀 없어 어렵지는 않을까 하였으나 여러 원리나 구조에 대해 일반인들도 알기 쉬게 풀어쓰려 한 노력이 많아 거의 대부분은 이해할 수 있었다.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이기에 한 번쯤은 읽어본다면 원자력에 대한 경고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