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의 그림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을 지원하던 브르통과 마르셀 뒤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피카소에게 극찬을 받는다. 하지만 프리다는 <분명하게 말하지만, 나는 내 현실을 그립니다. 그림은 꼭 필요했기 때문에 그린 것이고, 나는 그릴 때 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그대로를 그립니다. p164>라고 하였다. 초현실주의라 극찬을 받았는 데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그랬다니. 그녀의 상황을 알고 그림을 보면 그녀의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녀의 그림에는 아기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아기를 가질 수 없게 되어 여러 번의 유산을 겪으면 좌절하는 고통을 그림으로 그렸다. 자신이 느끼는 힘겨운 고통의 감정을 솔직히 그림에 담아 드러내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마지막 그림은 그녀가 자주 그리던 초상화나 고통을 드러낸 특이한 그림이 아닌 과일을 주로 그린 정물화였다. <인생이여 만세(1954)>라는 7개의 수박이 그려진 그림은 그녀가 죽기 8일 전쯤에 완성된다. 삶의 끝에서도 그림을 놓지 않는 그녀가 가장 사랑한 것을 그림을 그리는 자신이 아니었을까 한다.
마지막 그림을 첨부하지 않은 이 글을 읽는 이들이 인터넷을 검색해 보기를 바래서이다. 짧은 지면에 다 소개하지 못한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한 번쯤은 찾아보았으면 좋겠다. 가장 좋은 것은 프리다 칼로의 그림에 담긴 의미와 이야기가 하나하나 담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고통을 직시하여 아픔이 가득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를 전해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