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쟁 3 - 조선의 영웅들 7년전쟁 3
김성한 지음 / 산천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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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결은 자기가 원하는 장소에서 자기가 원하는 방법으로 싸우는 데 있었다. 그러자면 이 적을 우리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넓은 바다로 끌어내야 하였다.-152쪽

자고로 한 집안이나 국가를 망치는 것은 악(惡)이라기보다 어리석음[愚]이라고 했다. 5년 전 일본 왕사로 다치바나 야스히로가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조정이 한 일은 어리석지 않은 것이 별로 없었다. 그 어리석음으로 해서 오늘날 이 기막힌 재앙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169쪽

"맨주먹으로 총을 가진 자는 못 당한다. 질 것을 알면서 덤비는 것은 용감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 "그래예." // "할 일은 많고 목숨은 하나다. 아껴 두었다가 요긴하게 써라."-291쪽

"대감, 인간의 눈에 혼돈으로 보일 뿐 세상만사 갈 길을 찾아가는 법입니다. 서지 않는 방책을 억지로 세울 것은 없지요."-4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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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쟁 2 - 전쟁의 설계도 7년전쟁 2
김성한 지음 / 산천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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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제대로 된 사산이 왔다면 일본의 공기를 눈치 채고 최소한도 시일을 질질 끌어 그동안 전쟁 준비라도 하려고 들었을 것입니다. 같은 주자학이라도 옛날 일본에 왔던 정몽주나 신숙주 같은 사람들은 거기 사로잡히지 않고 사물을 넓게 보는 안목이 있었고 외교다운 외교를 했거든요." // "지금은 왜 조선에 그런 인물이 없을까요?" // 소 요시토시가 물었다. // "조선이라고 인물이 없겠느냐? 앉을 자리에 앉지 못한 것이지."-116쪽

임금이 주저앉고 신하들도 앉았다. // "어찌하다가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소?" // 뭇사람들의 가슴에 또다시 공포의 전율이 울리고 고개를 떨어뜨린 신하들은 대답이 없었다. // "나라를 그르친 자는 김성일이로다!" // 임금은 두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298쪽

"같은 죄에 어째서 이산해만 귀양을 보내고 류성룡은 그냥 두는 것입니까? 그도 귀양보내소서." // 도승지 이항복은 울컥했다. // "이 어려운 때에 사람을 모두 해치고 국사는 누가 볼 것이냐? 수십병을 모조리 묶어세워도 류성룡 한 사람을 못 당할 것들이."-434쪽

평범한 이치를 자명한 것으로 치부하고 돌보지 않는 데 병통이 있었다. 길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범상한 일상 속에 있다.-4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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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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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신랑과 새신부의 앞날에 대한 무한한 축복. 그리고 ‘에~또’, ‘마지막으로’라는 접두사와 함께 지루하게 이어지는 경계의 말씀들. ‘주례사’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광경이다. 언제부턴가 주례사는 귀담아들어야할 결혼선배의 조언이 아니라 그저 피로연장으로 갈 시간을 지연시키는 원흉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된 것은 주례사에 담긴 전통적인 결혼관에 대한 반발의 표현일수도 있지만, 뻔하디 뻔하게 형식화되어버린 주례사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님의 주례사는 특별하다. 대뜸 행복은 결혼 자체와는 상관없다는 말로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이들의 환상을 깨뜨려버리더니 작금의 결혼은 일종의 거래와 비슷하게 되어버렸다며, 현 세태를 비판한다. 그리고 결혼은 흥정이 아니기 때문에 득을 보자고 하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고, 내가 밑져야겠다고 생각하면 행복할 것이라며 선답(禪答)을 제시한다.

 

  사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무엇을 선택하든 대가가 있기 마련인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던 이익만 취하려고 하고 그에 따르는 비용은 치르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욕심이고 늘 실패하고 만다. 스님은 진정한 사랑으로 결실을 맺는 결혼이 되려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람 편에서 이해하고 마음을 써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결혼은 ‘두 사람이 모여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신성한 것이지만 그에 대해 환상을 가지지 말 것을 주장한다. 예컨대, 결혼을 앞두고 두 가지는 반드시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는 상대방에게 대가를 요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고 내가 좋아할 뿐이지 상대방에게 그 사랑의 대가를 요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서로 안 맞는다는 것을 전제하고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무조건 서로 같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면, 오히려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루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의 화젯거리야 늘 연애 아니면 결혼이라, 스님의 조언을 행복한 결혼 생활의 지침으로 읽자 생각하다가도, ‘결혼 안 해본 스님이 결혼에 대해 무얼 알기에!’ 라는 괘씸한 반발심이 생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태어나자마자 삶과 결혼한다. 말하자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 ‘아무개’로서의 인생과 한 배를 타게 되는 것은 ‘삶과의 결혼’이 아닌가 말이다. 따라서 스님의 주례사는 좁은 의미의 결혼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결혼에 대한 주례사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스님의 주례사는 삶에 대한 지침으로도 읽힐 수 있다. 스님은 매일 수행 정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행이라고 하면 머리 깎고 절에 들어가 세상과 격리된 채 참선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진리를 마음속에 새긴 채 늘 ‘지금, 여기’의 자신을 살피고 되돌아보면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깨어 있는 연습’이다. 스님은 더 나아가 오히려 산 속에서 고고히 수행 정진하는 스님들보다 세상 속에서 갖은 유혹과 싸우며 의미 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속인들의 수행의 경지가 더 높을 수 있다고 격려한다.

 

  이 책은 아마도 법륜 스님의 설법을 모아놓은 것 같다. 대중법회의 주 대상이 아무래도 중년의 여성이다 보니 설법의 예화가 그네들의 주 관심사인 가정문제나 남편의 외도 등이 많다. 하지만 극단적인 예를 설정하다보니 - 스님의 취지는 아니겠지만 - 뭇 독자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한다. 예컨대 남편이 바람피워도, ‘아, 지금까지 나와 살아줘서 고맙다’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나, 술 먹고 집기를 부수어도 ‘저것이 저 사람의 카르마인 것을’ 이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술상을 봐주면서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주려고 노력하라는 것은 사실 여성의 입장에서 가혹한 것이다. 부처님 말씀대로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고,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라” 상대방이 어떻게 하든 내 마음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중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스님에게 조언을 구하러 온 여성들은 아마도 위로를 듣고자 했을텐데, 이런 식의 조언은 아무래도 너무 가혹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을 해주면서 수행의 방향을 잡아주면 듣기에도 수월할텐데, 감히 범접하기 힘든 수행의 방향만 일러주며 어서 가라고 하는 것은 너무 엄하게 느껴졌다.

 

  이처럼 화법에 대한 불만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스님 말씀은 귀를 쫑긋 세우고 들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감명 깊었던 스님의 말씀은 “안 되는 게 되는 거다.” 라는 말씀이다. 자전거를 배울 때 처음에야 못 타는 게 당연하고, 엎어지는 것이야 말로 잘타고 있는 것이라는 말씀은 그야말로 발상의 전환이었다. 늘 실패를 두려워하며, 처음의 낯섬과 서툼이 무서워 무엇을 시작하기 주저하는 마음에 힘이 될 만한 말씀이었다. 반드시 서툼의 과정을 거쳐야 높은 경지에 이른다는 것. 실수와 실패가 있어도 계속 노력해야 비로소 진정한 수행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 종교를 벗어나 삶의 지침으로 삼고 싶은 말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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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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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결혼 자체와는 상관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혼자 살면 외롭고, 같이 살면 귀찮아하면서 끝없이 갈등합니다. 이 마음을 잘 살펴야 합니다.-18쪽

‘내가 저 사람을 좀 도와서 잘살게 해줘야지.’, ‘저 사람의 건강이 안 좋으니까 내가 평생 보살펴 줘야겠다.’, ‘저 사람의 경제가 어려우니 내가 뒷바라지 해줘야겠다.’ 이렇게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가는 사람 아무나 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덕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보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결국엔 후회하게 됩니다.-33쪽

아이가 세 살 때까지만 애를 우선으로 하고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남편은 아내, 아내는 남편을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애기는 늘 두 번째로 생각하세요.-36쪽

그렇다면 무엇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람 편에서 이해하고 마음 써줄 때 감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랑이 있을 때 비로소 주위에서 아무리 의심하는 말을 해도 배우자의 말을 그대로 믿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42쪽

결혼할 때는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해요. 첫 번째는 내가 사랑하고 내가 좋아할 뿐이지 상대에게 대가를 요구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안 맞는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출발할 때는 양쪽이 맞는 건 10퍼센트고 안 맞는 게 90퍼센트에서 출발해서 결과는 공통점 90퍼센트, 차이점 10퍼센트를 목표로 만들어 가면 됩니다.
-52쪽

이제부터 결혼한 사람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한테 약 오를 정도로 잘 살든지, 혼자 사는 사람들은 결혼한 사람들이 후회할 정도로 혼자서 잘 살든지 선택은 자유예요.-55쪽

내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나의 문제입니다. 오르기 어려운 절벽을 맞닥뜨렸을 때 어리석은 사람은 거기서 좌절하고 절망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뻐하며 되돌아가든지, 아니면 어떻게 하면 절벽을 올라갈 수 있을까를 연구합니다. 여러 각도에서 연구하지 거기서 울며 주저앉지는 않아요. 그러니 어떤 장애에 부딪힐 때는 깨끗하게 포기해도 좋고, 아니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서 극복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면 그 장애가 나한테 복이 돼요. 그걸 극복했다는 것은 그만큼 내 능력이 커졌다는 얘기니까요.-71쪽

무엇을 선택하든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욕심을 부릴수록 과보는 클 수밖에 없어요.-88쪽

그래서 좋은 의도인가, 나쁜 의도인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을 사실대로 바르게 아는 거예요. 상대의 입장과 처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자신의 마음을 올바르게 살핀다면, 우리 모두 부족한 인간이지만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내가 꼭 부처님처럼 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가 있어요.
-94쪽

상대가 어떤 도움을 요청할 때 싫어하는 마음으로 억지로 하면 좋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누가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를 가 주어라’는 마음을 내는 것이 좋아요. 그것이 수행자의 자세예요. 이때 누가 행복해질까요? 바로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거예요.-104쪽

부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네."-121쪽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행복과 불행이 모두 내 손안에 있다, 내 운명은 나에게 달려 있다. 내 마음에 있다, 이걸 안다면 종이 아닌 주인으로서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122쪽

결혼하는 사람들이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고 흔히 착각하기 때문에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겁니다. 단지 내가 사랑할 뿐이예요.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몫이지, 내가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를 좋아하고 사랑하니 내가 행복할 뿐인 거예요.-138쪽

두 사람이 가족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만든 겁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둘이 힘을 합쳐 만드는 거예요.-139쪽

"제1의 화살을 맞을지언정 제2의 화살은 맞지 마라." 부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고통을 주는 제1의 화살을 맞은 뒤, 스스로 그 고통을 되새김질해서 제2, 제3의 화살을 스스로에게 쏘지 말라는 거예요.-153쪽

그런데 아무리 좋다는 걸 알아도 막상 실천하려면 잘 안됩니다. 쉽지 않아요. 하지만 처음엔 잘 안돼도 ‘아, 원리가 그렇구나!’ 하는 걸 알고, 그 길로 계속 가면 달라집니다. 안 된다 싶어도 자꾸 연습해 나가면 점점 달라지는 내 마음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171쪽

사람이 처음부터 지혜롭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한두 번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 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렇게 저렇게 해야겠다, 하고 방향을 잡아 가야 합니다. 이래도 저래도 길이 잘 안열리고 모르겠다 싶을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기도를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어리석은 머리를 아무리 굴려 봐야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이때는 딱 놔 버리고 계속 기도를 하면 길이 열립니다. 그러면 상황이 어떻게든 바뀌게 됩니다.-178쪽

상대가 욕을 할 때 똑같이 맞받아서 비난을 하니까 삼생이 악연이 되고, 한 번 웃으니까 어떻게 됐습니까? 삼생이 선연이 되었어요. 따라서 너와 나의 관계가 악연이냐 선연이냐 하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상대가 나에게 비난할 때 내가 한 번 웃어 주느냐, 화를 내느냐가 삼생을 악연으로 만들 수도 있고 선연으로 만들 수도 있어요. -189쪽

늘 각오만 하니 스트레스를 받고 인생이 괴로운 거예요. 그냥 하면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199쪽

여러분이 실수를 한두 번 하는 건 괜찮아요. 한두 번 실수도 해보고 ‘이건 나한테 안 좋은 거구나’, ‘이건 이익이 없구나’ 하고 깨달은 다음에는 자신을 보면서 딱 고치는 맛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인생이 달라집니다.-203쪽

항상 현재, 지금에 깨어 있으면서 늘 자기를 되돌아보면서 점검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자세가 되어야 자기 변화가 오는 거예요. 이것 말고는 자기 변화를 가져올 길이 없습니다. -207쪽

상대를 사랑해서 만났다면 좋은 것만 가지려 할 게 아니라, 상대의 상처도 치유해 줄 줄 알아야 합니다.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치료해 놓고 가는 게 좋잖아요. 이것이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매듭을 잘 푸는 마음 자세입니다.-211쪽

순간적으로 슬프지만 슬픔에 빠지지 않고, 실패하면 그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나는 거예요. 상황과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삶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행복합니다.-237쪽

되고 안 되고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에요. 무조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생이 괴로운 겁니다. 세상일은 다 될 수도 없고, 된다고 좋은 것도 아니에요.-239쪽

똑같은 일을 두고도 긍정적으로 사물을 보는 사람이 있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부정적으로 보는 습관이 있어요.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반복되면 우리는 불행해집니다. 이때 수행이 필요해요. 수행은 인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계속 연습해 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255쪽

"안 되는 게 되는 거다." 서암 큰스님께서 주신 지침입니다. 자전거를 배울 때 ‘못 타는 게 타는 중이다’, ‘넘어지는 게 바로 타고 있는 중이다.’ 이 말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예요. 타다가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지금 자전거 타기를 배워 가는 중이라는 겁니다. 성공으로 가는 중이라는 말이에요. 컴퓨터를 하든, 운전을 하든, 피아노를 치든 처음에는 다 서툽니다. 서툴기 때문에 하기 싫어해요. 그러나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많은 연습을 해야 해요. -256쪽

습관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노력이 필요해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치와 원리에 맞는 길로 가기 위해 계속 연습해야 합니다. 현실은 안 되지만,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계속 연습해 가는 과정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찰나에 깨어 있어라’, ‘순간순간 깨어 있어라’고 합니다. 매순간 깨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무의식대로 행동하는 거예요. 만약 놓쳤다면 다시 ‘아이고, 내가 놓쳤구나!’ 이것을 깨달아 계속 깨어 있는 연습을 하면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바꾸는 거예요. 무의식의 세계가 바뀐다는 게 바로 마음이 바뀐다는 말이고, 카르마가 바뀌고 운명이 바뀐다는 말입니다.-257쪽

우리는 잘해서 칭찬을 들으려고 합니다. 이것은 자기를 쥐고 있는 거예요. 탁 놓으면 욕을 해도 그만, 칭찬을 해도 그만이에요. 이러면 나사 빠진 듯하지만 갈등이 덜 생깁니다. 스스로를 놓아버려야 하는데 놓아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아이고, 내가 또 내 자신에 집착했네. 나 잘났다고 또 설치는구나.’ 이렇게 수용해야지 미워하면 안 됩니다. 그냥 인정하세요.-266쪽

매일 수행 정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삶에 부닥치는 문제를 수행의 과제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행을 한다고 산속으로 머리 깎고 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늘 수행의 과제로 보고 해결해 가는 겁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늘 점검하면서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가야 해요.-270쪽

길을 가다 보니 두 여인네가 콩밭을 매고 있어요. 분명히 한 사람은 주인이고 한 사람은 객일 텐데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일까요? 조금만 지켜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밭일이 끝나고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에게 돈을 줘요. 이때 누가 주인이에요? A가 주인이에요. 주는 사람이 주인입니다. 밭일이 끝나고 A가 B에게 "수고했습니다"라고 해요. 그러면 우리는 A가 주인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어요.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이 주인이고, 인사받는 사람이 객이에요. 뭔가 베푸는 사람이 주인이고, 도움을 받는 사람이 객인 겁니다.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드물어요. 다 인사받으려고만 합니다. 사랑받으려고만 해요. 이해받으려고만 하고 도움을 받으려고만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객꾼으로 떠도는 거예요. 떠돌이 신세로 늘 헐떡거리며 사는 겁니다. 먼저 주는 사람이 될 때, 비로소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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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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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링(치유)이 대세다. 치열한 경쟁에 지친 한국인들의 심리를 대변한다는 분석이다. 힐링캠프라는 이름을 단 TV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고, 이런 흐름을 타고 이른바 ‘힐링서적’도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의 위치는 가히 독보적이다. 혜민 스님은 미국의 한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는 동시에 수행 생활을 하고 있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스님은 외국에서 생활을 하면서 트위터를 통해 치유의 메시지를 공유하였고, 그것이 SNS를 타고 큰 유행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렇게 책을 묶여, SNS와 무관한 일반 국민들 사이에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다.

 

  스님의 글은 짧지만 쉽지 않고, 어조는 부드럽지만 내용은 강렬하다. 좌절과 실의에 빠져있는 많은 이들의 기운을 불어넣는 좋은 글들이다. 그 내용은 대체로 일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에 대한 태도는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모든 문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잠시 멈추어 한 발짝 뒤로 물러서 관조하고, 기도하고, 성찰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전환하는 것이다. 스님은 삶에 대한 태도를 이렇게 바꿈으로써 삶이 바뀌든 바뀌지 않든 관계없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일상을 대하는 태도를 바꾼다면 굳이 삶이 바뀌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고, 그렇게 삶의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부딪친다면 예전보다 삶의 문제들이 해결될 가능성이 커지며, 그렇게 되면 더욱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힐링 메시지가 사탕처럼 달콤하지만 그리 유익하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즉, 힐링 메시지의 범람은 자칫 현실에 만족하고, 각종 부조리를 긍정적으로 감내하고 살라는 패배주의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잠시 멈추고, 깊이 관조하는 자세가 개인의 성숙은 물론, 사회 구조의 문제를 파악하고 현상의 원인을 찾는데 오히려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혜민스님의 메시지가 언뜻보면 일상에서 초탈하는 도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일상 속에서 더 현명하고 주체적으로 사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스님의 말을 각자 잘 소화시킨다면 개인과 사회의 성장을 돕는 영양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혜민스님의 메시지 중 잠깐 물러서서 - 성령이라고 표현하든 불성이라고 표현하든 종교를 초월한 - 내 안의 힘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에게는 가장 절실하게 다가왔다. 앞으로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운 듯한 느낌이다. 트위터에 올렸던 것들이라 글들이 짧고 읽기 쉽다. 바빠서 논리적 전개가 긴 책을 읽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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