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구판절판


행복은 결혼 자체와는 상관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혼자 살면 외롭고, 같이 살면 귀찮아하면서 끝없이 갈등합니다. 이 마음을 잘 살펴야 합니다.-18쪽

‘내가 저 사람을 좀 도와서 잘살게 해줘야지.’, ‘저 사람의 건강이 안 좋으니까 내가 평생 보살펴 줘야겠다.’, ‘저 사람의 경제가 어려우니 내가 뒷바라지 해줘야겠다.’ 이렇게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가는 사람 아무나 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덕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보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결국엔 후회하게 됩니다.-33쪽

아이가 세 살 때까지만 애를 우선으로 하고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남편은 아내, 아내는 남편을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애기는 늘 두 번째로 생각하세요.-36쪽

그렇다면 무엇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람 편에서 이해하고 마음 써줄 때 감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랑이 있을 때 비로소 주위에서 아무리 의심하는 말을 해도 배우자의 말을 그대로 믿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42쪽

결혼할 때는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해요. 첫 번째는 내가 사랑하고 내가 좋아할 뿐이지 상대에게 대가를 요구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안 맞는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출발할 때는 양쪽이 맞는 건 10퍼센트고 안 맞는 게 90퍼센트에서 출발해서 결과는 공통점 90퍼센트, 차이점 10퍼센트를 목표로 만들어 가면 됩니다.
-52쪽

이제부터 결혼한 사람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한테 약 오를 정도로 잘 살든지, 혼자 사는 사람들은 결혼한 사람들이 후회할 정도로 혼자서 잘 살든지 선택은 자유예요.-55쪽

내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나의 문제입니다. 오르기 어려운 절벽을 맞닥뜨렸을 때 어리석은 사람은 거기서 좌절하고 절망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뻐하며 되돌아가든지, 아니면 어떻게 하면 절벽을 올라갈 수 있을까를 연구합니다. 여러 각도에서 연구하지 거기서 울며 주저앉지는 않아요. 그러니 어떤 장애에 부딪힐 때는 깨끗하게 포기해도 좋고, 아니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서 극복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면 그 장애가 나한테 복이 돼요. 그걸 극복했다는 것은 그만큼 내 능력이 커졌다는 얘기니까요.-71쪽

무엇을 선택하든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욕심을 부릴수록 과보는 클 수밖에 없어요.-88쪽

그래서 좋은 의도인가, 나쁜 의도인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을 사실대로 바르게 아는 거예요. 상대의 입장과 처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자신의 마음을 올바르게 살핀다면, 우리 모두 부족한 인간이지만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내가 꼭 부처님처럼 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가 있어요.
-94쪽

상대가 어떤 도움을 요청할 때 싫어하는 마음으로 억지로 하면 좋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누가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를 가 주어라’는 마음을 내는 것이 좋아요. 그것이 수행자의 자세예요. 이때 누가 행복해질까요? 바로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거예요.-104쪽

부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네."-121쪽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행복과 불행이 모두 내 손안에 있다, 내 운명은 나에게 달려 있다. 내 마음에 있다, 이걸 안다면 종이 아닌 주인으로서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122쪽

결혼하는 사람들이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고 흔히 착각하기 때문에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겁니다. 단지 내가 사랑할 뿐이예요.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몫이지, 내가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를 좋아하고 사랑하니 내가 행복할 뿐인 거예요.-138쪽

두 사람이 가족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만든 겁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둘이 힘을 합쳐 만드는 거예요.-139쪽

"제1의 화살을 맞을지언정 제2의 화살은 맞지 마라." 부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고통을 주는 제1의 화살을 맞은 뒤, 스스로 그 고통을 되새김질해서 제2, 제3의 화살을 스스로에게 쏘지 말라는 거예요.-153쪽

그런데 아무리 좋다는 걸 알아도 막상 실천하려면 잘 안됩니다. 쉽지 않아요. 하지만 처음엔 잘 안돼도 ‘아, 원리가 그렇구나!’ 하는 걸 알고, 그 길로 계속 가면 달라집니다. 안 된다 싶어도 자꾸 연습해 나가면 점점 달라지는 내 마음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171쪽

사람이 처음부터 지혜롭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한두 번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 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렇게 저렇게 해야겠다, 하고 방향을 잡아 가야 합니다. 이래도 저래도 길이 잘 안열리고 모르겠다 싶을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기도를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어리석은 머리를 아무리 굴려 봐야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이때는 딱 놔 버리고 계속 기도를 하면 길이 열립니다. 그러면 상황이 어떻게든 바뀌게 됩니다.-178쪽

상대가 욕을 할 때 똑같이 맞받아서 비난을 하니까 삼생이 악연이 되고, 한 번 웃으니까 어떻게 됐습니까? 삼생이 선연이 되었어요. 따라서 너와 나의 관계가 악연이냐 선연이냐 하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상대가 나에게 비난할 때 내가 한 번 웃어 주느냐, 화를 내느냐가 삼생을 악연으로 만들 수도 있고 선연으로 만들 수도 있어요. -189쪽

늘 각오만 하니 스트레스를 받고 인생이 괴로운 거예요. 그냥 하면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199쪽

여러분이 실수를 한두 번 하는 건 괜찮아요. 한두 번 실수도 해보고 ‘이건 나한테 안 좋은 거구나’, ‘이건 이익이 없구나’ 하고 깨달은 다음에는 자신을 보면서 딱 고치는 맛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인생이 달라집니다.-203쪽

항상 현재, 지금에 깨어 있으면서 늘 자기를 되돌아보면서 점검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자세가 되어야 자기 변화가 오는 거예요. 이것 말고는 자기 변화를 가져올 길이 없습니다. -207쪽

상대를 사랑해서 만났다면 좋은 것만 가지려 할 게 아니라, 상대의 상처도 치유해 줄 줄 알아야 합니다.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치료해 놓고 가는 게 좋잖아요. 이것이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매듭을 잘 푸는 마음 자세입니다.-211쪽

순간적으로 슬프지만 슬픔에 빠지지 않고, 실패하면 그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나는 거예요. 상황과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삶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행복합니다.-237쪽

되고 안 되고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에요. 무조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생이 괴로운 겁니다. 세상일은 다 될 수도 없고, 된다고 좋은 것도 아니에요.-239쪽

똑같은 일을 두고도 긍정적으로 사물을 보는 사람이 있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부정적으로 보는 습관이 있어요.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반복되면 우리는 불행해집니다. 이때 수행이 필요해요. 수행은 인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계속 연습해 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255쪽

"안 되는 게 되는 거다." 서암 큰스님께서 주신 지침입니다. 자전거를 배울 때 ‘못 타는 게 타는 중이다’, ‘넘어지는 게 바로 타고 있는 중이다.’ 이 말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예요. 타다가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지금 자전거 타기를 배워 가는 중이라는 겁니다. 성공으로 가는 중이라는 말이에요. 컴퓨터를 하든, 운전을 하든, 피아노를 치든 처음에는 다 서툽니다. 서툴기 때문에 하기 싫어해요. 그러나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많은 연습을 해야 해요. -256쪽

습관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노력이 필요해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치와 원리에 맞는 길로 가기 위해 계속 연습해야 합니다. 현실은 안 되지만,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계속 연습해 가는 과정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찰나에 깨어 있어라’, ‘순간순간 깨어 있어라’고 합니다. 매순간 깨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무의식대로 행동하는 거예요. 만약 놓쳤다면 다시 ‘아이고, 내가 놓쳤구나!’ 이것을 깨달아 계속 깨어 있는 연습을 하면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바꾸는 거예요. 무의식의 세계가 바뀐다는 게 바로 마음이 바뀐다는 말이고, 카르마가 바뀌고 운명이 바뀐다는 말입니다.-257쪽

우리는 잘해서 칭찬을 들으려고 합니다. 이것은 자기를 쥐고 있는 거예요. 탁 놓으면 욕을 해도 그만, 칭찬을 해도 그만이에요. 이러면 나사 빠진 듯하지만 갈등이 덜 생깁니다. 스스로를 놓아버려야 하는데 놓아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아이고, 내가 또 내 자신에 집착했네. 나 잘났다고 또 설치는구나.’ 이렇게 수용해야지 미워하면 안 됩니다. 그냥 인정하세요.-266쪽

매일 수행 정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삶에 부닥치는 문제를 수행의 과제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행을 한다고 산속으로 머리 깎고 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늘 수행의 과제로 보고 해결해 가는 겁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늘 점검하면서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가야 해요.-270쪽

길을 가다 보니 두 여인네가 콩밭을 매고 있어요. 분명히 한 사람은 주인이고 한 사람은 객일 텐데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일까요? 조금만 지켜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밭일이 끝나고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에게 돈을 줘요. 이때 누가 주인이에요? A가 주인이에요. 주는 사람이 주인입니다. 밭일이 끝나고 A가 B에게 "수고했습니다"라고 해요. 그러면 우리는 A가 주인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어요.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이 주인이고, 인사받는 사람이 객이에요. 뭔가 베푸는 사람이 주인이고, 도움을 받는 사람이 객인 겁니다.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드물어요. 다 인사받으려고만 합니다. 사랑받으려고만 해요. 이해받으려고만 하고 도움을 받으려고만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객꾼으로 떠도는 거예요. 떠돌이 신세로 늘 헐떡거리며 사는 겁니다. 먼저 주는 사람이 될 때, 비로소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27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