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 - 승부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삼국지 리더십 2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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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의 인물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뽑아낸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어떻게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 삼국지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제갈량을 촉한이라는 그룹의 유능한 CEO로 되살려냈다. 그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그 배경에 얽힌 관리의 기술을 들춰낸다. 회사 생활에 지치고 답답할 때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나도 이런 글들을 쓰고 싶다. 한 편의 사람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지혜를 녹여내는 글들. 그래서 자오위핑의 팬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관리는 사람들 모두를 개조하여 천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모두가 천사의 행동을 하도록 인도하는 것입니다. 관리를 잘한다는 것은 마귀에게 천사가 하는 일을 하게 인도한다는 것이고, 잘못된 관리란 천사를 핍박하여 마귀가 하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관리의 핵심은 한 사람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하려 하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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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 세상을 바로 읽는 진실의 힘 팩트체크 1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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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시절에는 어느 한 쪽의 주장이 불변의 진리인 양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는 얼토당토 않다고 생각했던 주장들에도 나름의 근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함정이었다. 제대로 판단하고자 양 쪽의 주장과 근거들을 세세히 살피려고하면 할 수록 그럴듯한 말들 속에서 허우적대기 십상이었다. 돈벌이에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골몰해야하는 요즘에는 차라리 양비론과 냉소로 세상사에 신경을 끄고 지내는 편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이 책은 JTBC 뉴스룸의 인기 코너 '팩트 체크'의 방송분을 한 데 묶은 것이다. '팩트체크'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통계나 상식들, '팩트(fact, 사실)'라는 이름으로 인용되고 재인용되는 주장들이 진짜인지 검토해보고 확인하는 코너이다. 사실이 진짜인지 검증하는 일이 어쩌다 이 시대에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게 된 것일까? 아마도 황당무계하고 뻔뻔한 주장들이 '사이비 팩트'의 힘을 빌려 세상을 활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진솔한 사과보다 그럴듯한 변명을 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긴 하지만 '변명'이 '사과'보다 더 인정받는 사회라면 희망이 없다.

  진짜가 진짜인지, 진리가 진리인지 따져보는 일들은 '허위의 권세'를 벗겨내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거짓말과 억지주장에 지쳐 있으면서도 그것을 반박하는 일이 더 없이 피곤하기에 잠자코 있다. 사실 그래서 언론이 있는 것이고, 언론인은 시민을 대신하여 '팩트 체크'를 하는 데 소명이 있다. 그것은 '팩트 체크'라 이름 붙일 일도 아니고 어찌보면 '언론'의 한 역할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언론이 얼마나 무너졌길래, 작은 방송사의 5분 남짓의 한 코너에 이다지도 열망하는 것일까.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책은 단숨에 볼 수 있지만, 재검증과 재확인은 원래가 쉬운 일이 아니다. 짧은 시간에 한 꼭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만큼 내용이 충실하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값지다. 당장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회의'에 머무르지 않고 '재검증'하는 삶의 태도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 전까지는 '팩트체크'가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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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 한국사회를 움직인 대법원 10대 논쟁 김영란 판결 시리즈
김영란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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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은 우리나라에서 여성 최초로 대법관에 임명된 사람이다. 이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최초 제안자로 더 유명해졌다. 대법관으로 재직 시 사회적 소수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바 있고, 퇴직 후에도 뭇 대법관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 모범과 존경을 받고 있다. 사법부의 최고 권위자로 퇴임하고도 변호사가 되어 서초동을 기웃대거나, 스스로의 가치를 절하하여 정부나 의회에 몸담는 현실에 국민들의 실망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김영란 전(前) 대법관 자신이 관여했던 판결 중 사회적 함의가 큰 열 건을 골라 반추한 후 정리한 책이다. 그는 각 꼭지마다 사건의 배경과 논점을 서술하고,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의 논리적 흐름을 풀어놓은 후 평가를 덧붙이고 있다. 부분적으로 가독성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판결문을 인용하면서 생긴 문제들로 보인다. 보통 판결문은 일반 시민이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와 호흡이 긴 문장을 사용하여 '병신체'라고 조롱받기도 하는데, 특별한 노력이 없다면 국민과의 소통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김 전 대법관은 자신의 과오에 대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어둠 속을 헤매는 것이 미래를 뚫고 나가는 유일한 방법' 이라는 생각에 과감히 펜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노력은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일례로 '삼성 사건'의 논점을 이보다 더 쉽게 설명한 책은 없을 것이다. 내 경우에도 관련 판결에 대한 신문 특집기사 몇 건을 보는 것보다 더 이해하기 쉬웠다. 또한, 성소수자의 기본권이나 양심적 병역거부, 존엄사와 같은 오래된 사회쟁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미덕 중에 하나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우리나라 사법 현실에 대한 실망도 동시에 커졌다. 보통 가장 억울한 이들이 3심 제도의 끝인 대법원까지 달려오기 마련이고, 그곳에서 논의되는 사건들은 가장 사회적으로 첨예한 문제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쟁점들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그 사회 지도층들의 의식과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대법관들의 다수의견을 보다 보면, 잘못된 현실을 법적으로 추인해주는 것을 본업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대법관은 현실의 모순을 일축하는 주장들을 '축성'하는 사제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 점은 사회적으로 더 많은 논의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얼마 전 교수신문은 2015년을 말해주는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골랐다.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절망과 무력감을 호소한다. 지은이는 마지막으로 리베카 솔닛의 글을 인용하며 '미지의 미래를 뚫고 나가는 유일한 방법은 어둠 속을 헤매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사법 현실을 포함해서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이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담대함과 지혜와 겸손을 지니고 어둠 속을 헤매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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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램의 용기 - 앞으로 한 발짝 내딛게 만드는 힘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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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 없이 구입했지만, 예전보다 글을 이끌어나가는 힘도 성찰도 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가 말하는 `용기`라는 테마는 유효하다. 그리고 요새 점점 절실하게 느껴지는 단어이기도 하다. 다음 책에서는 조금 더 활력이 들어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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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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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아들러.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고 한다. 요새 그의 이름을 자주 듣게 된다. 대개 일본을 통해서 들어오는 번역서들을 통해서 인데,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다. 아들러의 이론은 개인심리학이라고도 하는데 데일 카네기나 스티븐 코비가 크게 감화 받았고,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빅터 프랭클도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과거의 영향보다 현재의 목적선택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니 자기계발계에서 큰 매력을 느낄 만도 하다. 반대로 그 이유 때문에 심리학계에서는 약간의 폄하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는 과제의 분리라는 말이다. 내가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해서 할 수 있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누군가 나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인간관계에서 자주 부딪히는 두려움이지만, 아들러에 따르면 이러한 공포는 불필요한 것이다.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면 된다. 또 하나 뜨끔했던 것은 사람은 목적만 있다면 성인군자에게서도 단점과 결점을 무한히 찾아낼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 상대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관계를 끝내기 위해서 구실을 찾는다는 부분에서 왜 그렇게 민망했던지. 모든 원인을 남에게서 찾으며 비난했던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사람은 바로 이런 존재이기 때문에 더더욱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들러는 과제의 분리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극복하고 하나의 존재로서 자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 자립의 연장선에서 공동체에 기여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 부분은 조금 이해가 어려웠다. 당위에서는 인정하지만 논리적인 설득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자립하면서 공동체에 녹아드는 삶은 어느 시대든 이상형으로 꿈꾸는 것이기에 그렇게 받아들였다. 끝으로 우리는 자주 어려웠던 형편’, ‘엄격했던 부모님탓으로 들리며 모든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비겁한 것이다. 아들러는 원래 인생이란 큰 의미가 없이 주어지는 것이며, 오직 지금, 여기에서 내가 선택하는 것으로써 삶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결국은 삶을 바꾸는 것은 나의 용기이다. 소박하지만 옹골찬 삶으로 가는 지름길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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