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 세상을 바로 읽는 진실의 힘 팩트체크 1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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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시절에는 어느 한 쪽의 주장이 불변의 진리인 양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는 얼토당토 않다고 생각했던 주장들에도 나름의 근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함정이었다. 제대로 판단하고자 양 쪽의 주장과 근거들을 세세히 살피려고하면 할 수록 그럴듯한 말들 속에서 허우적대기 십상이었다. 돈벌이에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골몰해야하는 요즘에는 차라리 양비론과 냉소로 세상사에 신경을 끄고 지내는 편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이 책은 JTBC 뉴스룸의 인기 코너 '팩트 체크'의 방송분을 한 데 묶은 것이다. '팩트체크'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통계나 상식들, '팩트(fact, 사실)'라는 이름으로 인용되고 재인용되는 주장들이 진짜인지 검토해보고 확인하는 코너이다. 사실이 진짜인지 검증하는 일이 어쩌다 이 시대에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게 된 것일까? 아마도 황당무계하고 뻔뻔한 주장들이 '사이비 팩트'의 힘을 빌려 세상을 활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진솔한 사과보다 그럴듯한 변명을 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긴 하지만 '변명'이 '사과'보다 더 인정받는 사회라면 희망이 없다.

  진짜가 진짜인지, 진리가 진리인지 따져보는 일들은 '허위의 권세'를 벗겨내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거짓말과 억지주장에 지쳐 있으면서도 그것을 반박하는 일이 더 없이 피곤하기에 잠자코 있다. 사실 그래서 언론이 있는 것이고, 언론인은 시민을 대신하여 '팩트 체크'를 하는 데 소명이 있다. 그것은 '팩트 체크'라 이름 붙일 일도 아니고 어찌보면 '언론'의 한 역할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언론이 얼마나 무너졌길래, 작은 방송사의 5분 남짓의 한 코너에 이다지도 열망하는 것일까.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책은 단숨에 볼 수 있지만, 재검증과 재확인은 원래가 쉬운 일이 아니다. 짧은 시간에 한 꼭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만큼 내용이 충실하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값지다. 당장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회의'에 머무르지 않고 '재검증'하는 삶의 태도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 전까지는 '팩트체크'가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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