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을 파하다 -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 구상
법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11월
품절


인간이 홀로 살지 않고 함께 사는 것은, 홀로 사는 것보다 함께 사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서로 의지하고 공생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은 모두 함께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공생 관계를 인정해야만 세상만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하는 가운데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사이에 갈등도 불거지는 것이다.-15쪽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 중 하나인 ‘중도(中道)’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데 소중한 귀띔이 될 수 있다. 중도라고 하면 양극단의 가운데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은 중간이지 중도가 아니다. 중도란 어중간한 가운데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잘못된 극단에서 벗어나 옳은 입장에 서는 것, 그것이 바로 중도다. -17쪽

경제개발 초기에는 자본축적을 위해 독점 개발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차후에는 오히려 경제성장 정체의 원인이 되면서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제기된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는, 지금의 한국 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라 할 수 있다.-72쪽

미국은 개별 사찰이나 교회가 모두 법인화되어 있다. 개별 종교단체는 반드시 활동하는 지역사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면세 혜택을 받을 때는 반드시 재정을 공개해야 한다. 그래서 종교단체들은 각 지역의 공공기관에 매월 신고를 하게 되어 있다. 우리도 종교단체를 공익법인으로 등록하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관리를 하면서, 1년이나 2년 단위로 재정 공개를 하도록 의무 규정을 만들면 종교단체에 대한 세금 논쟁이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81쪽

사실 비정규직 문제는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보다 높으면 자연스레 해결된다. 회사의 기본 노동력은 정규직으로 하되, 그때끄때 기업의 상황에 따라 단기적인 노동력이 필요한 경우 비정규직을 채용하며, 그 대신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보다 높게 책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87쪽

상시적인 노동이 이뤄져야 할 때는 정규직 직원을 고용하고, 단기적인 노동이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90쪽

정부에서는 이 문제(비정규직 문제)를 노동 문제로만 보지 말고 복지 문제의 차원에서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94쪽

현실적으로 정규직 노조를 정의집단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이들을 이익집단으로 보면서 이익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96쪽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하는데, 이는 도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으므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길거리 나앉은 더 가난한 사람들보다는 네가 더 잘 사니 보시 좀 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비정규직 노동자는 일차적으로는 회사와의 관계를 풀어야 하고, 그다음에 정규직 노조와 대화를 해나가야 한다.-101쪽

여야는 누구를 편들 것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 간의 현명한 조율을 통해 정부에서 풀지 못하는 문제들을 국회에서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107쪽

사람들은 천성산에 터널이 뚫렸느냐 안 뚫렸느냐만 문제 삼는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회적 쟁점을 어떻게 풀어가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죽거나 한 맺히게 두어서는 안 된다. 강정마을도 군사기지를 짓든 안 짓든 그게 핵심이 아니다. 어떤 결정이든 그 결정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처리되는 게 중요하다.-118쪽

그런데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게 되면 당장 전기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전기를 아껴야 한다. 일본은 그것을 감수해냈다. 원자력발전에 반대는 하는데 전기는 절약하지 않는다면 혼란만 빚어질 것이다. 집집마다 15퍼센트든 30퍼센트든 절약하겠다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복지나 다른 혜택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 재정의 상당 부분을 대체에너지 개발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우리가 각오해야 한다. 전기를 적게 쓰든지 세금을 더 내든지 국민의 선택이 필요한 것이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이런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런 문제에서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정치다.-124쪽

쓰레기장을 시외에 대형으로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기본적으로 서울시에서 나온 모든 쓰레기는 서울시 안에서 소화해야 한다. 각 구에서 나오는 쓰레기 역시 그 구 안에서 소화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두세 구청이 합쳐서 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자치단체 안에서 처리해야 한다. 그 냄새를 그 지역에서 맡게 해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자기 집 쓰레기를 자기 집에서 처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진정한 쓰레기 종량제가 되어야 한다.-128쪽

인성은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커가면서 생기는 것이다. 인간성이 갖춰져 있을 때 그 사람의 재능 역시 사회에서 공익을 위해 쓰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재능이 있다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아이로 키워진다면, 그 사람의 재능은 공동체의 이익에 반하는 개인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쓰일 확률이 높다.-138쪽

학생들도 어릴 때부터 사람을 때리면 이런 과보가 있고, 물건을 훔치면 이런 과보가 있고, 남을 속이면 이런 과보가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엄마부터가 매를 들더라도 과보를 정확하게 가르쳐야 한다. 이게 사랑하는 법이다. 애들이 책상 위에서 티격태격하다가 때리고 그러는 것은 선도의 대상이지만, 조직적으로 정기적으로 물건을 빼앗는다든지 린치를 가한다든지 하는 것은 명백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 형을 감해주는 것은 될지 몰라도, 아예 처벌을 않는 것은 안 된다.-142쪽

사회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 현상에 대해 미리 연구해서 예측하고, 이런 것들을 정치 쪽으로 연결시켜서 반영하도록 하고, 공무원들도 현장에 있으면서 각종 사례들을 보면 이를 자료화해서 정부의 정책으로 만들고, 이렇게 해야 하는 데 이렇게 하지 않는다.-164쪽

의사든 변호사든 상관없이 어떠한 개인도 자기의 인생에만 충실해서는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역사의식이 있어야 한다. 공동체의 시대적 과제를 알아야 한다. 시대적 과제를 아는 것을 시대를 읽는다고 한다. 시대를 읽어야 자기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170쪽

그렇다면 지금 우리 시대의 시대적 요구는 무엇인가? 남한 사회만 보면 양극화 해소다. 경제민주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제는 남한의 역할이 남한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에는 남한 정치인이 남한만 책임지면 됐는데, 지금은 북한까지도 포함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시대적 과제가 안으로는 양극화 해소, 밖으로는 평화와 통일이다.-172쪽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정해진 것이 아니다. 누구를 따라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시대를 읽고 그 방향으로 자기 하고 싶은 삶을 사는 게 진짜 자기를 위한 삶이다. 자리이타(自利利他), 자기를 위하는 삶이 남을 위한 삶이 되고 공동체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자기 발전이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173쪽

언제나 공동체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시대적 흐름을 읽고, 지금의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이는 결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것이다.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시대를 읽자. 시대적 과제 해결에 기여하자.-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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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쟁 세트 - 전5권 7년전쟁
김성한 지음 / 산천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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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권마다 500여 쪽이 되는, 다섯 권짜리 책이지만 금세 읽을 수 있었다. 원래는 도서관에서 첫 권을 빌려 읽었는데, 재미도 재미고, 임진왜란에 관한 제대로 된 대중서로서 소장가치가 있겠다 싶어서 다섯 권 전질을 구매했다. 이 책의 특징은 간결한 묘사와 구어체의 대화인데, 쉽고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일본사람과 명나라사람이 조선말을 쓰는 대목에서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책은 사실 임진왜란에 관한 역사소설 이상의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전쟁 발발 전의 한․중․일 삼국의 정세에 대한 분석과 통찰은 이 책의 백미다. 호시탐탐 전쟁 통한 세력 확장을 꿈꾸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과 어떻게든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고니시 유키나가와 쓰시마 세력의 줄다리기,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종계변무(宗系辨誣)에 매달리는 조선 조정의 대비는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이다. 명이 중국에 개입하게 된 과정과 명군이 실제 전쟁에서 한 역할은 또 어떤가. 과연 명을 우군으로만 볼 수 있을지, 힘없는 나라의 냉정한 현실을 대면하게 된다. 소설을 읽다보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이 전쟁이 단순히 ‘임진(壬辰)’년에 일어난 ‘왜(倭)’인들의 ‘난동(亂)’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음을 절감하게 된다. 우리가 지금 이 전쟁을 임진왜란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16세기 조선의 위정자들이 일본을 대하는 방식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아무것도 모른 채로, 혹은 알려고 하지 않은 채로 애써 일본을 무시했듯이 지금도 이 전쟁을 축소하여 모든 원인을 외부로 돌리기에 급급한 것은 아닌지 성찰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의 가치는 전쟁 당시 조선 팔도에서 고군분투했던 의병들과 관군의 이름을 기록하는 데 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신각, 김응서와 같은 이름을 알지 못했을 것이고, 수많은 의병장의 이름도 쉽게 지나쳤을 것이다. 임진왜란을 단지 이순신과 원균을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두텁게, 다양하게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뿐만 아니라 무능한 지도층 때문에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없었음에도 자기 고장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피땀 흘렸던 선조들의 희생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결국, 7년간 무수한 사람들이 피를 흘렸던 전쟁은 한 지도자의 과대망상과 다른 지도자의 지독한 무능 탓에 벌어졌던 것이었다. 그 광기 속에서 이성을 가지고 제대로 판단한 사람들조차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고, 전쟁을 막을 능력을 가진 자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외곽을 맴돌았다. 지도자를 뽑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19대 대선도 코앞이다. 우리 국민은 또 어떤 지도자를 선택하게 될지. 16세기 조선과 일본에 살던 사람들은 지도자를 선택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이 격동의 시대에 우리는 과연 그 차이를 느낄 수 있게 될까. 아니면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든, 선택할 수 없든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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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쟁 세트 - 전5권 7년전쟁
김성한 지음 / 산천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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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재미있어서 5권 통째로 샀습니다. 임진왜란 전, 후 한중일 삼국의 상황을 간결하고 재미있게 잘 묘사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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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쟁 4 - 비밀과 거짓말 7년전쟁 4
김성한 지음 / 산천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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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세상의 기본은 사람을 아끼는 인정이다. 그것은 마음과 마음을 맺어 주는 훈훈한 기운이다." // "사람은 물론 정직해야 한다. 그러나 인정이 없는 정직보다는 인정이 있는 거짓이 낫다." // "법도는 원래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정사정 없는 법도의 시행은 사람을 보호하기보다는 다칠 염려가 있다."-25쪽

어느 시대나 흐름이라는 것이 있었다. 흐름을 잘 조정하면 흥하고, 흐름이 사람의 힘을 벗어나 극으로 달릴 때에는 망하거나 적어도 쇠퇴하는 수밖에 없었다.-126쪽

"우리는 수모를 받아 마땅하오." // "……." // "스스로 지키지 못하고, 남에게 도움을 구걸하는 이 처지가 창피하지 않소? 뼈에 사무치도록 수모를 받고 남에게 손을 내미는 버릇이 떨어진다면 오히려 고마운 일이 아니겠소?"-181쪽

"아마 그렇겠지요. 허나 남을 잘되게 하는 일은 성인도 어렵지마는 남을 망하게 하는 일은 허풍선이도 할 수 있는 법이오."-184쪽

"전쟁이라는 것은 안 하는 것이 제일이고, 하면 이겨야지요."-273쪽

이것도 외교였다. 외교에서 제일 어리석은 것은 기왕 양보할 것을 못하겠다고 고집하다가 나중에 마지못해 굴복하는 일이었다. 기왕 양보할 것은 선선히, 그것도 적이 놀랄 정도로 듬뿍 양보하는 것이 상책이었다.-302쪽

전쟁은 의기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힘의 대결이었다. 힘에 겨운 모험은 어쩌다 한때 통할 수 있어도 결국은 패배의 지름길밖에 될 것이 없었다. 힘에 알맞은 전법을 고안하고 힘에 알맞게 싸우는 것이 승리로 가는 길이었다. 가열한 싸움터에서 이 이치를 터득한 조선군은 강대한 도성의 적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대신 성을 봉쇄하고 유격전을 펴기로 작정하였다.-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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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쟁 3 - 조선의 영웅들 7년전쟁 3
김성한 지음 / 산천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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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결은 자기가 원하는 장소에서 자기가 원하는 방법으로 싸우는 데 있었다. 그러자면 이 적을 우리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넓은 바다로 끌어내야 하였다.-152쪽

자고로 한 집안이나 국가를 망치는 것은 악(惡)이라기보다 어리석음[愚]이라고 했다. 5년 전 일본 왕사로 다치바나 야스히로가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조정이 한 일은 어리석지 않은 것이 별로 없었다. 그 어리석음으로 해서 오늘날 이 기막힌 재앙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169쪽

"맨주먹으로 총을 가진 자는 못 당한다. 질 것을 알면서 덤비는 것은 용감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 "그래예." // "할 일은 많고 목숨은 하나다. 아껴 두었다가 요긴하게 써라."-291쪽

"대감, 인간의 눈에 혼돈으로 보일 뿐 세상만사 갈 길을 찾아가는 법입니다. 서지 않는 방책을 억지로 세울 것은 없지요."-4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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