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자리 흩트리기 - 나와 세상의 벽을 넘는 유쾌한 반란
김동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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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려는 자는 자신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있는 자리를 일부러라도 흩트려보아야 한다. 결핍은 새로운 발견과 발전의 계기가 된다. 자신있게 도전하고, 결정해보라. 그리고 실패는 당당하게 인정하라. 삶에 대한 건강한 태도는 의도치 않게 성공으로 이끈다. 권위는 인정하되, 권위주의는 배격하자. 예의있게, 하지만 강단있게 싸우자. 


  그의 가슴 아픈 개인사와 함께 인생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담고 있다.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새삼 그가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얄궂게도 그의 내공과 철학을 드러낼 기회가 바로 주어졌다. 5월에 이 책이 출간되고, 6월에 부총리가 되었다. 이제 말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보일 때다. 그의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나에게도 내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적절한 시기에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에 감사한다.

우선 우리 사회부터가 이중적이고 위선적이다. 창의성이 전혀 발휘되기 어려운 교육을 시키면서 창의와 다양성을 요구한다.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몇 개의 문항 중에서 ‘정답‘을 고르는 훈련을 받는다. 이런 훈련과 시험제도는 대학 입시에서 끝날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대학 재학 때는 물론 졸업 후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 직무적성검사라는 취직시험에 이르기까지 거의 20년에 걸쳐 계속된다. 정답 외의 문항들은 모두 ‘틀린 답‘이다. 수능시험에서 정답이 맞니 틀리니 하면서 전 언론과 국민이 관심 갖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이런 교육을 시키면서 창의력을 요구한다면 그야말로 연목구어가 아닐 수 없다. _ 31쪽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_ 37쪽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재인용)

세 가지 질문은 ‘세 가지 반란‘으로 이어진다. 남이 낸 문제를 푸는 것은 환경을 뒤집는 ‘환경에 대한 반란‘이다. 내게 던지는 질문은 나 자신의 틀을 깨기 위한 ‘자신에 대한 반란‘이다. 마지막으로 세상이 던지는 질문은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회에 대한 반란‘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한 귀로 꿰는 공통점은 바로 자신이 ‘있는 자리 흩트리기‘이다. _ 50쪽

‘결핍‘은 우리가 첫 번째로 깨야 할 환경이다. 나를 어렵게 만드는, 내게 주어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뒤집어보면 결핍은 오히려 큰 자신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부딪칠 일이다. 혹시 부족함이 별로 없는 조건 속에 있다면 더 긴장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결핍의 조건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무엇인가를 하려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그렇게 가려는 목표와 지금의 상태와의 차이가 ‘결핍‘을 만들어줄 것이다. _ 72쪽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고 하면 반드시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근육과 뼈를 깎는 고통을 주고 몸을 굼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빈곤에 빠뜨리고,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이것은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길러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능히 감당하게 하기 위함이다. _ 73쪽(‘맹자‘, <고자장하>에서 재인용)

우리는 공손하지만 조리 있게, 꾸준히 그리고 강단을 가지고 설득하고 저항해야 한다. 물러서지 않되 예의를 갖추고 저항해야 한다.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저항하지 않으면 순응하는 것이다. 더러워서, 귀찮아서 피한다고 돌아서면 그 윗사람도 그 조직도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 이도저도 아닌 방관자로 남으면 자신도 이내 그런 문화에 젖게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빠르게 기성세대가 되어간다. 요컨대 권위는 존중해주되 권위주의에는 단호하게 저항해야 한다. 예의는 갖추되 물러서지는 말아야 한다. _ 80쪽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부딪치면서 자기를 시험해봐야 한다. 의견을 물어보면 제일 먼저 답하라. 손을 들라면 제일 먼저 들라. 누가 해보겠냐고 하면 제일 먼저 하겠다고 해보라.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 모르겠으면 빨리 물어보라. 혹 그러다 실수하면 빨리 인정하라. 이런 모든 것을 당당하게 하라. _ 97쪽

가끔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냐고. 젊은이들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어른들도 이 질문에 시원하게 답하는 것을 잘 보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종류의 질문을 던지도록 하지 않는다. 그저 정해진 길, 가야 할 길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누구나가 비슷한 길을 가도록 유도한다. _ 130쪽

일하는 ‘참 즐거움‘은 내가 일을 주도할 때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임무의 범위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면서 어젠다를 선점하고 일을 끌고 가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상사도 따라오도록 어젠다 세팅을 했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서 ‘해야 할 일‘이 ‘하고 싶은 일‘로 바뀌었다. 일을 하며 얻는 ‘참 즐거움‘이 여기서 나왔다. _ 134쪽

불편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작은 일부터 자기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혼자나 여럿이 하는 중요하지 않은 결정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다. 친구들과 식사 메뉴를 정할 때, 받거나 줄 선물을 정할 때, 시간 약속을 정할 때 등등 여러 경우에서 먼저 정하라. 그리고 그 의사결정으로 돌아오는 책임을 온전히 자기가 지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남에게 결정을 미루는 것은 결정으로부터 오는 책임을 회피하고 싶다는 뜻이다.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돌아오는 책임을 오롯이 지는 경험을 축적하면서 자기 직관을 기르는 것이다. 작은 결정부터 시작해 큰 의사결정으로 옮겨가도록 한다. 어차피 인생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내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 것이다. _ 165~166쪽

"당신이 생각한 말을 1만 번 이상 반복하면 당신은 그런 사람이 된다." _ 172쪽 (아메리카 인디언 속담을 재인용)

우리는 ‘지금에만‘ 산다. 바로 지금만이 유일하게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간이다. ‘지금‘이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다른 일로 바쁘다는 것은 핑계다. 지금 하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할 생각이 없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뜻이다. 겁이 나서 뒤로 미루고 싶은가. 그것 역시 좋은 생각이 아니다. 나중에도 겁나기는 마찬기지다. 부딪쳐야 할 일을 앞에 두고 항상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이다. _ 193쪽

자기다움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중략)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고 성공하려면 내 약점과 실수를 빨리 인정해야 하고, 내 특성과 강점도 잘 파악해야 한다. _ 261~262쪽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말라. 성공을 목표로 삼고, 그것을 표적으로 하면 할수록 그것으로부터 더욱 더 멀어질 뿐이다. (중략) 성공에 무관심함으로써 저절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나는 여러분이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이 원하는 대로 확실하게 행동할 것을 권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 단언컨대 언젠가는! - 정말로 성공이 찾아온 것을 보는 날이 올 것이다. 그것은 여러분이 성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오는 것이다. _ 269쪽 (빅터 프랭클의 말을 재인용)

사람 관계에서의 참맛은 처지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마음에서 나온다.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돈을 벌거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면 목에 힘이 들어가고 그 전에 알던 사람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의리를 지키려면 자기희생이 있어야 한다. 하다못해 자신의 시간이라도 내야 한다. _ 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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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3 - 5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5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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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내전이 벌어졌다. 루비콘 강을 건너며 카이사르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저자는 그리스 시인 메난드로스의 시구를 인용해 "주사위를 높이 던져라"라고 했다고 주장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말에서는 마치 '국가의 위기를 차마 못본 척 할 수 없어, 몸소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독재자의 위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콜린 매컬로가 생각하는 카이사르는 그런 성향이 아니다. 자기 운명에 대한 확신과 긍정, 지금까지 줄곧 자신을 지켜 온 행운에 몸을 맡기겠다는 식의 자신감에서 "주사위를 높이 던져라"라고 했다는 것이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분석이다. 


  이번 권은 폼페이우스의 비참한 죽음으로 끝이 난다. 사실 너무 안타까웠다. 한 때의 영웅의 말로치고는 너무 비참했다. 사실 폼페이우스도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피케눔 출신이라는 출생의 한계를 항상 마음 한 켠의 짐으로 살아가고, - 어쩌면 그래서 '마그누스'라는 별칭에 그토록 집착했는지도 모른다 – 불같은 성격의 다혈질이면서도, 카토나 키케로 같은 말 많은 사람들을 제대로 통제하지도 못한다. 너무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그래서 우리와 너무 닮았기 때문에 그를 미워할 수가 없다. 내전에서 지고, 그저 세리카로 가서 가족들과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면, 복잡한 사회생활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푹 쉬고 싶은 우리들, 소시민의 욕망과 너무 맞닿아 있어서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끝으로 책을 덮으며 어떻게 살아야할 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된다. 카이사르는 술라처럼 반대자들을 숙청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이 없으면 나태해져서 타락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가 초인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키케로와 대화하다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화를 내는 것을 보면 그도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가 없을 때의 편안함이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정신을 가다듬는 것이다. 독재가 어떻게 파멸하는지 알기 때문에 절제하는 것이다. 또 하나, 옥타비우스가 말하는 신중함의 처세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결국 카이사르의 다음에 세상을 온전히 평화롭게 한 것은 옥타비우스였다. 신중함과 겸손함. 나를 그렇게 가다듬고 싶다. 카이사르와 같은 천부적인 재능과 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잊지 마세요, 카일리우스. 위대한 사람은 자신의 행운을 스스로 만들어낸답니다. 행운은 모든 사람의 손이 닿는 곳에 있어요. 하지만 우린 대부분 기회를 놓쳐버리죠. 우리의 행운을 알아보지 못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는 항상 그 순간의 기회를 알아보기 때문에 절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아요. 그게 바로 그가 신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신들은 똑똑한 인간들을 좋아하니까요. _ 59~60쪽

"그럼 넌 어떻게 경력을 쌓을 거냐, 조카?" "혼자 생각해서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적게 말하고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는 걸로요. 키케로는 자기 혀의 노예예요. 자기 혀를 통제하질 못해요. 그건 현명하지 않은 것 같아요." (중략) "하지만 계속 혼자 생각하면서 정상에 오를 수 있겠니?" "네, 행동에 나서기 전에 기다리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본다면요, 방종은," 소년은 신중하게 말했다. "순수하게 결점이예요. 사람을 눈에 띄게도 하지만 양털처럼 적들을 모으기도 하니까요. 그러니까, 양털에 까끌까끌한 씨앗들이 들러붙듯이 말이죠." _ 121쪽

"우리쪽에도 그쪽에도 반역자는 없어. 그저 서로 로마의 미래를 다르게 보고 있을 뿐이야. 난 내가 사면한 사람들이 로마에서 직책을 유지하면서 어느 정도는 내게 도전하길 바라. 술라는 틀렸어. 반대 없이 최고의 일을 해내는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네. 난 정말이지 아첨꾼들한테 둘러싸이고 싶지 않거든! 난 제대로, 즉 끊임없이 분투하면서 로마의 일인자가 될 거라네." _ 157쪽

"편안함이라는 측면에서는 그렇지.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맞서 싸워야 할 종류의 반대라는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아. 내가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게 있다면, 안토니우스, 그건 이 염병할 전쟁이 끝난 뒤 내 적들이 아무도 남지 않는 상황이야. 그건 내게 좋지 않아." _ 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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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2 - 5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5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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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리아 전쟁의 절정부터 내전의 전야까지를 다룬다. 갈리아에서 카이사르는 탁월한 전공을 거두지만, 바로 그 점이 그의 정적들을 더욱 두렵게 만든다. 가만 보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돌아가는 일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어쩌면 공포와 욕심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거진 이천 년 전의 고대사가 어쩌면 이렇게 현대사 같을까. 날 것의 정치 현장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라이벌 간의 충돌 속으로 독자를 이끌어가는 속도감에 나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게 된다. 벌써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옆에 있던 히르티우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바로 이런 게 그가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랍니다. 루키우스 형님. 그는 상대를 살살 홀려서 이 일을 해낼 유일한 사람은 나뿐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지요. 그러면 당신은 그를 기쁘게 하기 위해 스스로를 죽도록 매질하겠죠. 그는 또한 자기 말을 그대로 지킨답니다. 당신이 있는 곳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당신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거예요. _ 98쪽

누군가 거대한 조직체의 지도자로 나선다는 것은, 동시에 그의 머리에 번개가 떨어지고 그의 지혜에 비난이 퍼부어지며 그의 용기에 비판이 쏟아지게 되는 것이기도 하오. _ 137쪽

"잘했지만, 충분히 잘하진 않았다. 너희는 카이사르의 군대다. 다시 말해서 용기와 대담성만이 너희에게 기대하는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아, 물론 성벽의 높이나 까다로운 진지 방비 작업이나 끔찍한 산악 지형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내가 너희들을 전투에 내보낼 때는 목숨을 잃으라고 내보내는 것이 아니다! 나는 고작 내 군대가 영웅들로 이루어졌다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내 소중한 병사들과 심지어 더 소중한 백인대장들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죽은 영웅은 아무 소용이 없다. 죽은 영웅은 화장되고 기려지고 잊힌다. 용맹과 열정은 칭찬할 만하지만, 군인의 삶에서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카이사르의 군대에서는 더더욱 그렇지 않다. 카이사르의 군대에서는 규율과 자제가 다른 어떤 미덕 못지않게 높이 평가된다. 내 병사들은 생각을 해야 한다. 내 병사들은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정열이 제 아무리 격렬해도 내정을 유지해야 한다. 용기보다는 차가운 머리와 명확한 사고가 전투에서 더 많은 승리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나를 슬프게 만들지 마라! 카이사르에게 눈물 흘릴 이유를 주지 마라!" _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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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예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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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이기 때문에 습관이 좋은 사람이 행복하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 책 읽기가 습관이 되도록 하라, 하지만 완독할 필요도 없고 빨리 읽을 필요도 없다. 그저 언제나 어디서나 읽을 수 있도록 책을 가까이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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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1 - 5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5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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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언제 읽어도 실망을 주지 않는 책이다. 반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출간되는 것도 그 매력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이번 권은 아마도 다음 권을 잇기 위한 징검다리 정도의 역할만 부여받았을텐데도, 여전히 재미있다. 하지만 여전히 헷갈리는 것은 사람이름이다. 지나치게 길고, 너무 비슷하다. 처음에는 이름과 특징을 정리하면서 읽다가, 매번 이야기가 주는 속도감에 빠져들어 정리하는 것조차 잊어버린다. 책의 재미를 느끼는 데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등장인물과 특징들을 정리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이번 권에서는 '로마식 민주주의(?)'에 대한 갈리아인 베스킹게토릭스와 카이사르의 논쟁을 눈여겨 보았다. 베스킹게토릭스의 말을 들으면 그 말이 맞는 것 같고, 카이사르의 말을 들으면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가 가지는 한계와 장점에 대해 서로 너무나 명쾌하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경험을 토대로 말한다면 박근혜 씨를 대통령으로 만들고도 '누가 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어?' 하고 불평하는 게 민주주의다. 하지만 무언가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느꼈을 때 촛불을 들고 대통령을 바꾸는 것도 '민주주의'다. 이런 문답을 통해서 제도의 빛과 어둠을 살펴보는 것이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시의적절하게 느껴졌다. 이 번 권은 그 시작부터 끝까지 권력 내 암투를 다룬다. 이게 로마의 민주주의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원래 100미터 밖에서 보는 세상과 그 안에 들어와서 보는 세상은 다르기 마련이다. 그저 양껏 즐기고 돌이켜 생각해볼 뿐이다.

카토 그놈은 정말 위선자예요. 공화국이니 모스 마이오룸이니 과거 통치계급이 타락했느니 어쩌니 하는 소리를 읊어대면서, 불량한 자기 행실은 어떻게 해서 ‘올바른 행동‘에 속하는지 잘도 구실을 만들죠. 아마도 철학의 미덕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 잘못을 변명할 구실을 찾도록 도와주는 데 있나봐요. (88쪽)

병사들과 더불어 당당히 행진하던 카이사르는 죽은 떡갈나무들의 벽을 보고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전쟁을 적의 머릿속에서 치른다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매료되었고 전쟁을 벌이는 새로운 방식을 깨달았다. 카이사르 자신과 병사들에 대한 그의 신뢰는 무한했다. 하지만 적의 머릿속을 정복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훨씬 나은 방법이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적들은 절대 멍에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라. 장발의 갈리아는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카이사르는 굴복할 수 없으니까. (101쪽)

민주주의라는 게 그런거니까. 생각 없는 바보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어째서 멍청이들이 뽑혔는지 의아해하지. 사람들에겐 왕이 필요하오. 눈 한 번 깜빡하면 새로 바뀌는 사람들이 아니라. 민주주의에서는 어느 한 집단이 이득을 보고 그 다음엔 또다른 집단이 이득을 볼 뿐, 전체가 이득을 보는 상황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소. 결국엔 왕정만이 유일한 해답이오. _ 베스킹게토릭스가 카이사르에게 (200쪽)

민주주의에서는 바보와 현자가 늘 공존하지만, 전반적으로 왕가의 계보보다는 낫소. 위대한 왕이 하나 나오려면 보잘것없는 왕을 열 명은 거쳐야 하니까. _ 카이사르가 베스킹게토릭스에게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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