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 1 - 5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5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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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언제 읽어도 실망을 주지 않는 책이다. 반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출간되는 것도 그 매력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이번 권은 아마도 다음 권을 잇기 위한 징검다리 정도의 역할만 부여받았을텐데도, 여전히 재미있다. 하지만 여전히 헷갈리는 것은 사람이름이다. 지나치게 길고, 너무 비슷하다. 처음에는 이름과 특징을 정리하면서 읽다가, 매번 이야기가 주는 속도감에 빠져들어 정리하는 것조차 잊어버린다. 책의 재미를 느끼는 데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등장인물과 특징들을 정리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이번 권에서는 '로마식 민주주의(?)'에 대한 갈리아인 베스킹게토릭스와 카이사르의 논쟁을 눈여겨 보았다. 베스킹게토릭스의 말을 들으면 그 말이 맞는 것 같고, 카이사르의 말을 들으면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가 가지는 한계와 장점에 대해 서로 너무나 명쾌하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경험을 토대로 말한다면 박근혜 씨를 대통령으로 만들고도 '누가 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어?' 하고 불평하는 게 민주주의다. 하지만 무언가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느꼈을 때 촛불을 들고 대통령을 바꾸는 것도 '민주주의'다. 이런 문답을 통해서 제도의 빛과 어둠을 살펴보는 것이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시의적절하게 느껴졌다. 이 번 권은 그 시작부터 끝까지 권력 내 암투를 다룬다. 이게 로마의 민주주의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원래 100미터 밖에서 보는 세상과 그 안에 들어와서 보는 세상은 다르기 마련이다. 그저 양껏 즐기고 돌이켜 생각해볼 뿐이다.

카토 그놈은 정말 위선자예요. 공화국이니 모스 마이오룸이니 과거 통치계급이 타락했느니 어쩌니 하는 소리를 읊어대면서, 불량한 자기 행실은 어떻게 해서 ‘올바른 행동‘에 속하는지 잘도 구실을 만들죠. 아마도 철학의 미덕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 잘못을 변명할 구실을 찾도록 도와주는 데 있나봐요. (88쪽)

병사들과 더불어 당당히 행진하던 카이사르는 죽은 떡갈나무들의 벽을 보고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전쟁을 적의 머릿속에서 치른다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매료되었고 전쟁을 벌이는 새로운 방식을 깨달았다. 카이사르 자신과 병사들에 대한 그의 신뢰는 무한했다. 하지만 적의 머릿속을 정복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훨씬 나은 방법이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적들은 절대 멍에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라. 장발의 갈리아는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카이사르는 굴복할 수 없으니까. (101쪽)

민주주의라는 게 그런거니까. 생각 없는 바보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어째서 멍청이들이 뽑혔는지 의아해하지. 사람들에겐 왕이 필요하오. 눈 한 번 깜빡하면 새로 바뀌는 사람들이 아니라. 민주주의에서는 어느 한 집단이 이득을 보고 그 다음엔 또다른 집단이 이득을 볼 뿐, 전체가 이득을 보는 상황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소. 결국엔 왕정만이 유일한 해답이오. _ 베스킹게토릭스가 카이사르에게 (200쪽)

민주주의에서는 바보와 현자가 늘 공존하지만, 전반적으로 왕가의 계보보다는 낫소. 위대한 왕이 하나 나오려면 보잘것없는 왕을 열 명은 거쳐야 하니까. _ 카이사르가 베스킹게토릭스에게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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