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크로아티아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 잊을 수 없는 내 생애 첫 크로아티아 여행 First Go 첫 여행 길잡이
윤우석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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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의 첫 여행길을 준비할 때 가장 알고 싶은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교통, 숙박, 먹거리, 관광명소 등등. 준비하고 계획해야 될 것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해외여행이라면 더더욱 그 준비는 복잡해지고 시간도 많이 걸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처음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모든 것이 단 한 권의 책에 다 담겨 있다면 어떨까? 항공편을 예약하는 방법, 여행 목적지 내에서의 교통, 숙식과 더불어 효율적이고 재미있는 여행 계획이 전부 준비되어 있다면 말이다. 초보 배낭여행자들에겐 그만한 가이드북만큼 필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보석 같은 나라로 불리는 크로아티아.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않은 나로서는 그저 머나먼 곳일 뿐이다. 그런데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크로아티아의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전까지 내가 알던 크로아티아는 1998년 월드컵에서 최고의 공격수 수케르가 이끄는 축구팀으로 유럽의 강하 팀들을 물리치고 4강 신화를 이룩했던 나라로만 알고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은 여행에서도 통하는 법인가 보다. 익숙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지 않는 이상 전 세계의 여러 국가와 도시가 지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이라고는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이탈리아 여행이 전부였던 내게 크로아티아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인연의 끈이 닿은 크로아티아를 어떻게 여행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고 있던 내게 여행 가이드북 '처음' 시리즈 중 크로아티아 편은 보석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사진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카메라 브랜드 기업에서 일해온 저자는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여행하면서 찍은 여행지의 사진과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은 이 책은 누구보다 여행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 이들을 위한 여행 계획서가 될 것이다.

6박 7일 동안 크로아티아의 숨은 매력을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알찬 코스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크로아티아의 역사에 대해서도 정리되어 있어 수박 겉핥기 식 여행이 아닌 알짜배기 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 듯하다. 크로아티아로 떠나기 전과 여행하는 동안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함께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나만의 여행 계획서가 아닐까 싶다. 또 하나 이 책의 팁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사진 전문가인 저자의 발길대로 따라가다 보면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여행의 매력은 자유여행이 아닐까. 저자는 자유여행을 원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추천 일정도 같이 이 책에 싣고 있어 도움을 준다. 자신의 여행 기간과 목적에 따라 스케줄을 짤 수 있도록 가이드 한다. 그렇게 저자의 가이드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크로아티아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떠나는 곳에서의 여행을 진짜 즐기려면 무엇보다 빡빡한 일정에 의한 여행은 지양해야 한다. 그보다는 특정 한 곳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여행 계획이라 할 수 있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식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에 떠나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자. 유럽 속 숨은 보석 같은 크로아티아 여행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이 책을 벗 삼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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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처드.삶의 균열
대니 앳킨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살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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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결심했어!!' 1994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라는 예능 프로의 '인생극장'이라는 코너에서 나온 대사다. 그 당시 인생극장은 정말 어느 드라마나 영화 못지않게 인기가 높았다. 그 이유는 '그래. 결심했어'라는 외침과 함께 서로 다른 두 개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 선택 가능한 두 개의 인생을 모두 살 수 있다면 어떨까? 그게 아니라면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내 인생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프랙 처드, 삶의 균열>​은 그런 우연한 능력에 휘말리게 된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자신이 진정 꿈꾸던 삶을 포기해야 했던 주인공 레이첼에게 어느 날 꿈같은 일이 일어난다. 옛 친구의 결혼 소식에 5년 만에 찾은 고향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채 병원에서 눈을 뜨게 되는 그녀. 그녀에겐 180도 다른 새로운 그리고 그녀가 꿈꾸던 삶이 놓여있다.

간절히 원하던 대학 입학을 앞둔 어느 날 밤 레이첼은 친구들과 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있다. 새로운 삶이 펼쳐질 미래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던 레이첼과 친구들에게 갑자기 돌진해오는 차 한 대가 눈에 들어온다. 의자와 테이블 사이에 끼여 피하지 못하고 있을 때 레이첼을 짝사랑해오던 지미가 그녀를 가까스로 구한다. 하지만, 지미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게 되고 레이첼도 얼굴에 큰 상처를 얻게 된다. 그 사고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레이첼은 사고로부터 벗어나지 못한고 세상과 단절한 채 암 투병 중인 아버지와 살아가고 있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5년 전 사고의 현장으로 돌아가 자신의 인생을 되돌리고 싶은 충동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의 현장에 함께 있었던 친구 사라로부터 오랜만에 전화 연락이 오고 친구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된다. 결혼식에 초대받은 그녀는 더 이상 숨어지내지 않기로 결심을 하고 옛 친구와 추억이 가득한 자신의 고향으로 향하는데, 그곳에 강도를 당해 정신을 잃는다. 병원에서 눈을 뜬 레이첼 앞에 어찌 된 영문인지 죽은 지미는 어엿한 경찰관이 되어 있고 암 투병 중이던 아빠는 건강한 모습을 자신을 간호하고 있다. 병원에 있는 레이첼은 그동안 그녀가 꿈꾸던 삶이 펼쳐져 있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녀의 기억 저편 비참했던 현실과 지금의 모습 중 어느 것이 진짜 그녀의 삶일까?

신예 작가가 쓴 소설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력이 돋보인다. 빠른 전개와 결말에 이어지는 반전은 독자들에게 재미와 쾌감을 선사한다. ​ 영국에서 처음 전자책으로 출간되자마자 입소문만으로 전자책 부문 1위와 로맨스 분야 1위를 동시에 석권해 버리는 기염을 토한다. 이는 독자들이 선택한 인기 소설가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그 후 종이책으로 정식 출간되고 전 세계 16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절대 멈출 수 없는 마력을 지닌 소설이다. 시공간을 이동하며 펼쳐지는 로맨스에 심리적 요소와 추리적 요소가 가미되어 한 층 더 그 재미를 더한다. 혹자는 영화 <식스 센스>와 같은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하기도 했다.

한 번뿐인 인생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정말 짜릿한 경험이 될 것만 같다. 지나온 삶을 후회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그때로 되돌아가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미 우리 인생은 다른 차원에서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선택한 현재의 인생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또 다른 내 인생을 찾아 떠나는 과정은 아닐까 생각된다. 좀 더 나은 선택을 했던 또 다른 내 삶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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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니체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 1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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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다.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그리고 사회에 나와 직장 생활을 하면서 꼭 철학 전공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이름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에겐 그것이 니체에 관해 알고 있는 전부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나와 같지 않을까 싶다. 현대인들에게 철학이란 고리타분하고 따분하게만 여겨지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니체와 같은 철학자들의 삶이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하다. 그 이유는 이 책에 실린 니체의 다양한 저작들에서 찾아볼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을 쓴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대학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교육학과 신체론, 커뮤니케이션론을 전공했다. 그런 그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골자는 현대인들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를 니체의 철학에서 찾고자 함이다. 그런데 왜 니체여야 할까. 그 이유는 다른 철학자보다 니체의 철학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실용적인 면을 가장 많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많은 철학자들보다 현대인들에게 유독 인기가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런 니체의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한 철학 사상을 현대인들이 받아들이기 쉽도록 재해석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기에 어떤 측면에서는 자기 계발을 위한 인문서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을 통해 니체 철학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니체 절학 중에서 극히 일부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내용만 발췌하여 저자 나름의 견해가 곁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내 현재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꺼내어 읽어볼 수 있는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책이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니체의 가르침을 실생활에 적용하여 피와 살이 되게 하는 것이 진정한 '니체 활용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니체의 철학을 전부 이해할 필요 없이 나에게 맞는 니체의 말 몇 개를 좌우명으로 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도 말한다. 고달픈 삶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 자기 삶에 동기 부여가 필요한 사람,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니체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그동안의 어설픈 삶에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줄 니체의 잠언들. 그 속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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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 2
조지 오웰 지음, 박유진 옮김, 박경서 / 코너스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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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이것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년도가 아니다. 그것은 러시아의 작가 예브게니 쟈마틴의 <우리들>과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이어 20세기 3대 디스토피아 문학 작품으로 일컫어지는 조지 오웰의 <1984>를 뜻한다. 백과사전에 'Orwellian' 또는 'Orwellism'이라는 용어가 등록될 정도로 해당 작품은 문학사를 넘어 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기 전에 먼저 만나본 디스토피아 문학은 바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였다. 1932년에 출간된 작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21세기 현대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기계 문명의 발달과 과학의 진보로 인해 발현되는 현대 사회의 모순들과 획일화되어가는 인간상에 대한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기계 문명과 과학의 진보로 인한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감정들을 배제한 채 단지 환락과 쾌락만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인간상을 그려내고 있다면 조지 오웰의 <1984>는 '빅 브라더'로 대표되는 거대 권력에 의한 이성과 본능이 억압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조지 오웰은 이미 <동물 농장>을 통해 전체주의적 절대 권력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낸 바 있다. 사회주의 이념에 따른 러시아 혁명과 그 뒤 이어진 스탈린의 독재를 우화를 통해 정치적 풍자와 함께 비난했다. 그런 그가 사회주의 체제의 오세아니아를 배경으로 <동물 농장>에서 미처 다하지 못 했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1984>는 전체주의로 물들여진 사회의 표면적 또는 잠재적인 위험성을 사실적이고 디테일하게 묘사하며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상경찰, 텔레스크린, 증오의 시간, 신어 등이 바로 그러한 요소들이다.

조지 오웰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비슷한 면을 찾을 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오래전에 쓰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계화된 문명, 최첨단을 달리는 과학의 진보, 인간으로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평등이 억압당한 채 권력에 의해 통제되어가는 모습들은 그동안 우리가 익히 봐온 모습들이 이기에 전혀 낯설지가 않다. 인간 존엄성에 대한 상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두 소설이 그려내고 있는 디스토피아적 사회의 모습은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바로 <이퀄리브리엄>이라는 영화다. 21세기 현대 과학 문명이 빚어낸 세계. 3차 대전 직 후 살아남은 이들은 인간의 이성과 본능을 위험 요소로 분류하고 통제하기 시작한다. 모든 인간의 감정을 배제하고 질서 정연하게 통제된 이성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새롭게 만들어진 사회에 속한 인간의 모습은 총사령관이라 불리는 '절대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다. 이후 영화는 본디 인간이 지니고 있던 이성과 본능을 되찾기 위해 절대 권력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과거를 통제하는 자가 미래를 통제하고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를 통제한다.'​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과거에 국가 권력에 의한 민간 사찰이나 도청, 감청이 크게 이슈화가 되어 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는 개인의 자유가 철저하게 파괴된 사례이며 인권 문제로까지 확산되기도 한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현실 속 이러한 사례들은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보여준 빅 브라더에 의한 통제 시스템을 떠오르게 한다. 어쩌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바로 소설 속 디스토피아가 아닐까 싶다. 일부 권력을 가진 자들만이 누리는 자유가 진정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 유토피아의 탈을 쓴 디스토피아의 현대 사회의 모습을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하는 존엄성은 이 땅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일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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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
프랜시스 크릭 지음, 김명남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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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문명이 발달해 감에 따라 인류에겐 한가지 의문이 계속해서 자리 잡게 되었으며 그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그것은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비롯된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지금껏 우리가 밝혀낸 인류의 역사는 매우 짧으며 그것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역사상 가장 많은 논의가 되어왔고 지금도 끊임없이 수많은 과학자가 그 비밀의 열쇠를 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이 질문은 비단 인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구에는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미생물부터 인간인 고등 생물까지 수많은 종들이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 앞서 얘기한 질문은 넓은 의미로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에 대한 기원을 뜻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질문을 다음과 같이 고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그렇다. 결국 우리가 궁극적으로 알고자 하는 것은 생명 탄생의 수수께끼다. 이 미스터리를 풀게 되면 자연스럽게 인류 기원을 찾게 될 것이고 이는 곧 처음 우리가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인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게 됨을 의미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생명 탄생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수많은 과학자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만큼 여러 가지 생명의 기원에 관한 학설이 존재한다. 자연발생설, 생물속생설, 화학진화설, 범종설 등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자연발생설은 생물은 자연적으로 우연히 무기물로부터 발생한 것이라는 설로 이 설에 의하면 생물은 어버이가 없이도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생물속생설은 자연발생설과 반대되는 설로 생물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버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설로 생물기원설이라고도 한다. 화학진화설은 무기물의 화학반응에 의해 유기물이 만들어져 생명체가 생겼다는 가설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윈의 진화론이 이 설에 속한다. 범종설은 생명은 지구 밖에서 기원한다고 주장하는 설로 지구 상의 원시 생명은 우주의 다른 천체로부터 운석 등에 부착되어 지구로 유입되었을 거라고 주장한다.

이 책을 쓴 프란시스 크릭은 생명의 기원의 여러 학설 중에서 범종설에 자신의 견해를 더해 생명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범종설은 지구의 생명체의 근원은 지구 밖 우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인데 크릭과 오겔의 주장이 이보다 한발 더 앞서 나간다. 정향 범종설. 즉, 지구보다 더 문명화된 우주 생명체가 미생물을 담은 로켓을 날려보내고 그 로켓이 지구에 이르게 되었으며 그로부터 지구의 생명체가 번식하게 되었으며 진화를 거듭하여 오늘날의 인류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구의 생명의 기원이 외계의 문명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프란시스 크릭의 주장은 과연 얼마만큼의 설득력이 있을까. 반대로 그의 이론은 그저 허무맹랑한 이론에 불과한 것일까. 그가​ <생명 그 자체>란 책을 펴낸 이유는 그가 주장하는 이론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함이었다. 생명에 관한 다양하고 끊임없는 이론에 대해 자신이 주장하는 이론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자 함이었다.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이론이 정설이라는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간 생명의 기원에 대해 마치 정설로 생각되어왔던 이론에 비해 자신이 주장하는 정향 범종설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를 비교해보자고 말한다. 그래서 그의 책에선 '생명 그 자체'에 대한 여러 가지 다양한 과학적이고 생물학적인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 있다.

프란시스 크릭의 <생명 그 자체>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인류의 기원으로 넘어 생명의 기원을 찾고자 하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구라는 우물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발생설, 생명기원설, 화학진화설 그리고 범종설. 생명의 기원을 밝히고자 하는 이론들은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여전히 정답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앞으로 계속해서 탐구해나가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우주 또한 지구에 속한 인류가 가보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다. 그 바다에서 지구 속 생명체 외에 또 다른 생명체가 과연 없을까?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런 만큼 프란시스 크릭의 정향 범종설은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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